거제 가볼만한 곳,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주차장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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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가볼 만한 곳으로는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해금강, 외도 보타니아, 학동 흑진주 몽돌 해수욕장 등이 꼽히고,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매미성 등이 있다.

1박 2일 가족 여행지로 거제를 선택하고 거제 삼성호텔을 예약하고 무작정 거가대교를 탔다. 가는 날(7월 19일), 수도권은 폭우가 예보 되었으나 남부 지방은 다행히 빗줄기가 약했다.

거제에 도착해 주변 맛집을 검색하고 남해 식당에서 매운탕과 사장님이 추천하는 갈치조림으로 점심을 먹었다. 창원보다 물가가 비쌌지만 맛은 좋았다.

어디부터 가볼까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여 사장님이 입담이 좋았다.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매미성 등을 추천해 주었다. 계획 없이 간 터라 여 사장님이 추천한 곳들을 우선 둘러보기로 했다.

바람의 언덕 주차장

거제는 아이들 어렸을 때 몇 번 왔었는데 아이들은 기억을 못했다. 외도는 어렸을 때 가보았으니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부터 먼저 가보기로 했다.

내비에서 바람의 언덕 주차장을 찍으니 26킬로미터, 43분이 나왔다. 도장포 유람선 선착장 주차장에 도착하니 네덜란드 풍차가 이국적으로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주차장에서 풍차를 올려다보니 왠지 여기서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길이 없을 것 같았다. 아주 옛날 바람의 언덕에 왔을 때 보았던 풍경과는 달라 보였기 때문이었다. 사람의 기억력은 전혀 믿을 게 못 된다. ㅠ

그래서 다시 차를 돌려 해금강 박물관 들머리에 있었던 조그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바람의 언덕으로 슬슬 걸어갔다.

(참고로 바람의 언덕 가는 길에는 몇몇 사설 유료 주차장이 있으나 굳이 이용할 필요는 없고 유람선 선착장 주차장을 무료 이용하면 된다. 해금강 유람선을 타지 않았지만 요금은 따로 받지 않았다.)

그 길은 바람의 언덕 핫도그 가게를 지나고 여러 가게들을 거쳐 숲 속으로 이어져 있었다. 몇몇 인부들이 전선 지중화 공사를 하고 있었고 동백 숲길을 지나고 나니 바람의 언덕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선착장 쪽에서 올라오면 이 풍경은 놓치는 셈이다.

바람의 언덕 풍차
바람의 언덕 풍차

흐린 날씨였고 동백 숲길이었지만 그래도 땀이 조금 났다. 옛날에 찾았던 바람의 언덕과는 다른 풍경에 약간 당혹스러웠지만 그래도 네덜란드를 연상시키는 풍차를 보니 찾아온 보람이 있구나 했다.

금요일, 평일이었지만 찾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가족 여행객들도 보이고 청춘 남녀들도 보였다. 여기저기서 나름 포즈를 취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 가족 중에서는 딸내미가 포트존을 잘 찾아냈다.

바람의 언덕 지명 유래

바람의 언덕은 드라마 <이브의 화원>(2003)과 <회전목마>(2004), 영화 <종려나무 숲>(2005)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지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찾은 그 날은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바람이 그렇게 불지 않았다. 바람의 언덕 중앙에는 무덤이 하나 있다.

바람의 언덕 전경
바람의 언덕 전경

150여 년 전 조선시대 통정대부 진종기의 부인 묘이다. 원앙 부부였던 남편이 먼저 가고 홀로 남은 부인이 어느 날 꿈 속에서 백발 노인으로부터 ‘너는 저곳에 살게 되리라’는 말을 들었다. 부인은 백발 노인의 말대로 바람의 언덕에 묻혔다.

남편의 무덤은 바람의 언덕에서 마주 보이는 여양 진씨 선산에 있다고 한다. 그러니 부부는 죽어서도 서로를 마주 바라보고 살고 있다는 로맨틱한 전설이다. 사실은 선산에도 묻히지 못한 부인의 서글픔이 서려 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바람의 언덕의 원래 지명은 ‘띠밭늘’이었다고 한다. 띠밭늘은 띠가 덮힌 언덕이라는 뜻이다. 어째 밋밋한 이름이다. 드라마 촬영지가 되면서 지금의 좀 더 로맨틱한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유명해졌으니 성공적인 네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

바람의 언덕에서 바다 구경을 하고 다시 온 길로 올라가려니 엄두가 나지 않아 아내와 아이들은 도장포 유람선 주차장 쪽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나는 차를 가지러 다시 산 쪽으로 올라갔다. 경치 구경 하면서 내려올 땐 몰랐었는데 되짚어 돌아가는 길은 짧았지만 은근히 힘이 들었다.

하늘과 바다가 펼쳐지는 신선대

도장포 선착장에서 가족들을 태우고 다시 원래 주차해 놓았던 해금강 박물강 입구에 있었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신선대로 향했다.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있는 관광 명소다.

신선대 하늘 배경
신선대 갓바위와 푸른 하늘

오후가 되니 빛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신선대로 내려가는 길은 데크로 정비되어 있었고 왼쪽으로 해금강 테마 박물관이 들어서 있었다. 조금 내려가니 너른 암석 바위를 배경으로 푸른 하늘과 바다가 펼쳐졌다.

신선대라는 이름은 신선이 놀던 바위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사진에서 보이는 바위는 선비의 갓처럼 보인다 해서 갓바위라고 불린단다. 벼슬을 얻고자 하는 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리라는 카더라도 있다.

신선대 소녀 배경
켜켜이 쌓인 암석 너머 바다와 하늘 풍경이 장관이다

신선대에도 바람의 언덕 만큼은 아니었지만 관광객들이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바람의 언덕보다 신선대가 오히려 바람이 많이 불었다. 다도해를 바라보는 전망도 여기가 한 수 위인 것 같았다.

그런데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에서는 바닷물에 발을 담그지 못한다. 해안 도시에 왔다면 그게 기본 예의가 아니던가. 학동 몽돌 해수욕장에서 차가운 바닷물에 발을 담그니 비로소 여행의 실감이 났다.

거제 가볼만한 곳 추천

생각해보니 요즘 같은 가마솥 더위에는 아무리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라도 못 갈 것 같다. 여름은 뭐니 뭐니 해도 시원한 계곡이 최고인 것 같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건, 그 다음날 거제맹종죽테마파크를 찾게 되었는데 개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다음날은 더 더웠고 공원 입구에 비비해 둔 모기 퇴치제를 뿌렸지만 모기떼의 역습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바람 한 점 없는 산 속도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다행히 다음 코스인 매미성에서 거제 여행의 만족감을 되찾았다. 매미성은 아기자기한 성벽과 한 개인이 그 성을 쌓게 된 서사가 이목을 끌었다. 해안가 그 작은 매미성에 젊은 인파가 이렇게 몰려들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학동 몽돌 해수욕장에서 차가운 바다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이 최고였다.

창원 가볼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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