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뻔한 거짓말에 속을까

·

By




지난 7월에 경기 화성에 사는 한 남성이 헬스클럽 여자 화장실에서 몰래 한 여성을 훔쳐봤다는 여성의 신고를 받고 강압적인 경찰의 수사를 받는 사건이 있었다. CCTV 확인 결과, 그 여성은 허위 신고를 했고 경찰은 그 여성의 말만 믿고 강압적인 수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여성은 왜 경찰에게 거짓말을 했고, 경찰은 왜 그 여성의 말만 무조건 믿게 되었던 것일까? 우리는 주의를 조금만 기울여도 상대방이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알아챌 수 있었는데도 잘 속곤 한다. 찰스 포드의 <왜 뻔한 거짓말에 속을까>(우혜령 옮김, 북이십일, 2009)를 읽어보면 왜 거짓말을 하고, 또 잘 속는지 어느 정도는 유추해볼 수 있다.

황당한 거짓말 사례들

<왜 뻔한 거짓말에 속을까>는 거짓말을 사례 중심으로 다룬 거짓말에 대한 개론서이다. 이 책은 2006년 발행된 <거짓말의 심리학>의 개정 증보판으로 설마 사실일까 할 정도로 황당무계한 사례들이 많다.  

찰스 포드가 든 사례에는 놀랍게도 위에서 말한 경기 화성 헬스클럽 사건과 유사한 사례도 있었다.

“49세의 기혼 여성이 어느 유명 백화점의 탈의실에서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여 대중의 관심과 동정을 샀다. 그녀는 옷을 대강 걸치고 탈의실을 나서려는 순간 강간을 당했다고 말했다.

질 외부에 찰과상이 있는지와 그녀의 옷에 정액이 묻어 있는지에 대한 정밀 검사가 이루어졌다. 이 백화점은 보안이 허술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내 강간한 사람을 제보하면 보상하겠다는 공고가 붙었다. 경찰 역시 용의자를 제보해 달라며 대중의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사실 그녀는 강간을 당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그녀는 전기 테이프로 몸에 상처를 냈고 남편의 정액을 물병에 담았다가 자신에게 뿌렸음이 드러났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백화점과 경찰서는 그녀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고 그녀의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사건은 종결되었다.”(251쪽)

저자 찰스 포도는 이 책에서 거짓말의 정의부터 거짓말을 왜 하게 되는지, 거짓말과 성격은 어떤 연결 고리가 있는지, 거짓말을 어떻게 치료하여야 하는지 등을 조명했다.

찰스 포드는 UCLA 의과대학에서 정신의학을 전공했고, 엘라배마 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강박적 거짓말쟁이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시작했고, 주로 강박 신경증과 불안 장애, 심리 요법 등을 연구했다.

왜 뻔한 거짓말에 속을까 책표지
책표지

<왜 뻔한 거짓말에 속을까>를 읽어보면, 세상에는 수 많은 거짓말의 종류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또 누구나 거짓말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크게 놀란다.

보통 사람들은 침대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거짓말을 자주 하게 된다고 저자 찰스 포드는 말한다. 특히 여자들은 불만족스럽더라도 상대방을 위하여 거짓말을 자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일종의 일상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거짓말이다.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크게 과장하여 믿고 있는 남자들이 많은 이유 중에 하나도 이러한 윤활유 거짓말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거짓말은 아니지만 우리는 가끔 기억의 오류로 인하여 본의가 아니게 잘못된 말을 할 때도 많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 글 참고.

도둑맞은 뇌, 일상에서 기억력을 강화하는 방법 ↗

반복적인 거짓말이 문제다

하지만 거짓말도 반복적으로 행하게 되면 습관이 되고 문제가 될 수 있다. 거짓말은 상대방을 속이게 될 뿐 아니라 자기자신마저 속여 결국은 현실을 똑바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환상속에 사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깊이 있다고 말할 있는 책은 아니지만, 거짓말을 좀 한다(?) 하시는 분이나, 자신은 늘 상대방의 거짓말에 속고 있다는 분들은 재미로 한번 일독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요즘, 성폭행을 당했다는 허위 신고나 증거 없는 진술로 인하여 무고를 당했다는 뉴스를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잘못된 진술이 최근에만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한다.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대다수의 여성들은 연극적 또는 경계적 성격 장애가 있는 사람과도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책은 저자가 강박적 거짓말쟁이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획득한 강박 신경증과 불안 장애, 심리 요법이라는 것이다. 이를 일반화해서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긍정적인 거짓말과 부정적인 거짓말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코끼리와 침팬지는 물론 반딧불이도 본능적으로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지구상이 모든 생명체는 생존하기 전략으로, 또는 이런저런 이유로 거짓말을 채택할 수밖에 없는 존재는 아닐까.

그래서 니체가 “확신은 거짓말보다 더 위험한 진실의 적”이라고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신은 결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단언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 거짓말쟁일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저자 찰스 포도는 사람들은 거짓말에 성공하면 자기 기만을 통해서 자존감 향상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러한 거짓말은 자아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인간관계를 깨뜨리기도 한다.

따라서 긍정적인 거짓말과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하는 거짓말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를 갖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