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가 리즈 시절 주연으로 출연한 <머니볼>(2011)은 야구를 잘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야구 소재 영화이다.
그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우리나라에도 개봉하여 호평을 받았다.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에서 다시 보기 할 수 있다.
머니볼 줄거리
이 영화의 원작은 경제 저널리스트인 마이클 루이스의 경영서 <머니볼>이다. 이 책은 당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가난한 구단이었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단장 빌리 빈이 취임하여 4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성공 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머니볼>은 단장 ‘빌리 빈’이 1989년 마지막 우승 이후 형편없는 팀으로 전락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데이터와 통계에 철저하게 기반하여 리빌딩하는 과정을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마이클 루이스의 책들은 국내에도 제법 번역 출간되어 있다. 아래 리뷰 참고.
영화 <머니볼>은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이지만 야구 선수가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은 실제 인물이었던 애슬레틱스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이다. 카메라도 야구장 안이 아니라 빌리 빈을 줄곧 따라다닌다.

실제 인물 빌리 빈(브래드 피트 분)은 현역 시절 스카우터의 사랑을 받는 스타였으나 선수로서는 실패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뼈 속까지 야구를 사랑하는 남자였다.
빌리 빈은 2001년 꼴찌였던 애슬레틱스를 리그 1위에 올려놓지만, 오히려 주전 선수들을 부자 구단에 잇달아 빼앗기는 아픔을 맛본다.
그는 쥐꼬리만 한 예산으로 쓸 만한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어느 날 빌리는 ‘머니볼’ 이론으로 무장한 피터 브랜드(요나 힐)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운명이 바뀌기 시작한다.
‘머니볼’ 이론이란 한마디로 선수 영입에 가장 중요한 잣대는 출루율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머니볼’은 외모 좋고 화력 좋은 스타플레이어만 눈독을 들이던 전통적인 스카우터들의 관습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예일 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피터 브랜드는 통계 전문가로 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부단장으로 단장을 특별 보좌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빌리 빈은 카림 가르시아 선수를 스카웃하기 위해 방문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그의 트레이드 협상을 막후에서 훼방 놓는 피터 브랜드의 실력을 알아보고 그를 부단장으로 스카웃하게 되었던 것이다.
빌리와 피터는 감독과 코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머니볼’ 이론에 입각하여 스타 선수들은 뒤로 한 채, 별 볼일 없을 것 같은 싸구려 선수들을 영입하여 팀을 꾸린다. 그리고 빌리는 그들에게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이 최선의 역할이 되새겨 준다.
그 결과는 리그 11경기 연속 패였다. 언론에서도 ‘머니볼’ 이론을 부정적으로 조명하기 시작하고 감독과 코치의 반발도 극에 달한다.
이쯤 되면 빌리가 ‘머니볼’ 이론을 폐기할 법도 하다. 이때부터 실화를 바탕으로 한 <머니볼>은 빌리의 뿌리 깊은 트라우마와 야구에 대한 애증을 유장하게 그려간다.
브래드 피트는 이 영화에서 야구를 미치도록 증오할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 그럼에도 야구를 죽도록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얼굴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다.
브래드 피트가 내적 불안으로 경기장을 겉돌 때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머니볼’로 연이은 패배를 이어갈 때 관객들은 한숨지었다.
머니볼 결말
하지만 빌리 빈이 패배의 수렁에서도 겁먹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갈 때, 관객들은 박수를 쳤다. 영화는 애슬레틱스가 달성한 기적의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이 없었더라도 그의 삶의 방식은 옳았다고 믿게 만든다.
빌리 빈이 영입한 스캇 해티버그(크리스 프랫 분)가 끝내기 홈런을 치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기적의 20연승을 달성하며 영화는 클라이맥스에 도달한다.
트레이드 당시 은퇴를 앞두었던 포스 스캇해티버그는 타율은 별로였지만 출루율이 높으면 O.K 라고 하는 빌리 빈의 원칙에 입각하여 영입한 선수였다. 그가 홈런을 쳤을 때 영상에 빌리의 얼굴이 교차 편집이 되면서 보는 이의 감동도 극에 다다른다.
오클랜드는 결국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후에 보스턴 레드삭스가 빈의 경영 철학을 받아들여 밤비노의 저주(Curse of the Bambino)1를 끊어내고 2004년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했다는 자막이 올라가며 영화는 끝난다. 밤비노는 베이브 루스의 애칭이다.
머니볼 명대사
“난 과거의 너에겐 관심 없어. 난 ‘현재의 너’를 산 거야. 후배들에게 너의 경험을 전수해줘.”
– 빌리 빈이 데이비드 저스티스에게 한 말. 그는 한때 강타였지만 에이징 커브로 글욕적인 조건으로 오클랜드로 트레이드 되었다. 빌리는 그런 그에게 젊은 선수들에게 정신적 지주가 되어 달라고 했고, 그도 서서히 모범이 되어갔다.
<머니볼>은 우리에게 말한다. 삶은 태도의 문제이지, 결과의 문제는 아니라고 말이다. 생각해보면 성패는 하늘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던가.
다만 인생은 얼마나 일을 사랑하고 의미에 충실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었다. 빌리가 11연패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엔딩샷이 올라갔더라도 이 영화는 아름다웠을 것이다.
영화 <머니볼>은 인생의 본질을 음미해보게 만든다. 그래서 이 영화를 인생 영화로 꼽는 사람들도 많다. 이 영화에는 S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스토브 리그>의 뭐랄까, 정수 같은 것이 들어 있다.
- 미국 메이저 리그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1920년 베이브 루스(밤비노)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시킨 후, 수십 년 동안 월드 시리즈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불운을 일컫는 말이다. 레드삭스는 1918년 월드 시리즈 이후 86년만인 2004년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이같은 불운을 끊어냈다.
출처: 위키백과, 밤비노의 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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