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절 랭보의 시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을 좋아했습니다.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이 연출한 <토탈 이클립스>(1995)는 아르튀르 랭보와 당대 최고의 시인이었던 폴 베를렌의 광기와 사랑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영화 <비밀의 화원>(1994)을 연출한 아그네츠카 홀란드는 폴란드의 여류 감독으로 <스푸어>(2016)가 제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바가 있습니다. 스푸어는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입니다.
아르튀르 랭보 역은 당시 21세였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열연했고, 폴 베를렌 역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리무스 루핀 역의 데이빗 듈리스가 맡았습니다. <토탈 이클립스>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리즈 시절 풋풋한 외모를 감상하실 수 있는 영화 중의 하나입니다.
시인 폴 베를렌의 아내 역을 맡은 로만느 보랭제는 프랑스 유명 배우로 <사베지 나이트>로 1993년 세자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대표작으로 <미나 타넨바움>과 <라빠르망> 등이 있습니다. 로만느 보랭제는 이 영화에서 전라를 노출하는 과감한 연기를 했습니다.
개봉 당시, 퀴어 영화로 개봉 당시 상당한 화제를 모았는데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데이빗 듈리스가 성기 노출을 불사하는 연기를 하며 두 천재 시인의 사랑과 절망을 스크린에 잘 담아냈습니다.
영화의 원제 ‘Total Eclipse’의 뜻은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 일식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참고로 달이 태양의 일부 만을 가리는 것을 부분 일식 partial eclipse이라고 합니다.
토탈 이클립스 영화 정보
- 개봉 1995.12.02.
- 장르 드라마
- 국가 영국, 프랑스
- 러닝타임 111분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감독 : 아그네츠카 홀란드
- 주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시인 랭보 역), 데이빗 듈리스(시인 폴 베를렌 역),
- 조연 : 로만느 보링거(베를렌 아내 마틸다 역), 도미니크 블랑(랭보 여동생 이자벨 역)
토탈 이클립스 줄거리와 결말
영화의 시작과 함께 오프닝 자막으로 폴 베를렌과 아르튀로 랭보가 당시 프랑스 문단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잘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1871년 9월 파리의 성공한 젊은 시인 베를렌은 아르튀르 랭보가 보낸 주옥같은 시 8편을 받게 된다. 베를렌은 당장 답장을 써 보내길 ‘위대한 영혼 내게 오소서, 이는 운명의 부르심이니’. 다음의 이야기는 이들의 편지와 시를 근거해 만든 것이다. 베를렌느가 위대한 시인이라면 랭보는 가히 혁명적인 천재였다. 그가 16세에서 19세 사이에 남긴 시는 현대시의 면모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할 수 있다.
토탈 이클립스는 랭보가 폴 베를렌을 만나기 위해 파리로 떠나는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열여섯 살 난 아르튀르 랭보는 폴 베를렌에게 자신의 나이를 스무한 살이라며 시를 써 보냈고, 8편의 시는 그대로 천재 시인 폴 베를렌을 감전시켜 당장 만나보자고 한 것이지요. 역시 천재가 천재를 알아보는 모양입니다.
폴 마리 베를렌(1844년 – 1896년)은 프랑스 시단에서 가장 위대한 팽 드 시에클(Fin de siècle, 세기말이라는 뜻)의 대표자 중 한 명으로 랭보(1854년 -1891년)를 만났을 때는 26세였습니다. 베를렌이 열살 연상이었습니다.
그런데 폴 베를렌이 대머리인지라 영화에서는 아주 노친네처럼 보이기도 해서 약간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기도 합니다. 그에 비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당시 21살이었지만 워낙 동안이라 더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베를렌은 랭보를 보자마자 그에게 빠져들어 임신한 아내를 내팽개치고 둘은 런던으로, 브뤼셀로, 마치 폭풍이 몰아치듯 광란의 여행길에 오릅니다.
베를렌은 랭보와 연애를 하면서도 아내 마틸다와의 관계를 가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가 당시 파리 예술가들이 즐겨 마시던 술 압생트에 찌들어 사는 흉측한 모습을 보이자, 랭보는 아주 심하게 모욕감을 주며 결별을 선언합니다.
베를렌은 결별 선언에 격분하여 랭보를 향해 총을 발사합니다. 두 발을 쏘았는데, 한 발이 랭보의 손에 박히고 맙니다. 이 사건으로 둘의 관계가 법정에서 밝혀지고, 베를렌은 징역 2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합니다.
토탈 이클립스 결말(스포)
랭보는 그 사건을 겪고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태양을 쫒던 랭보는 절필을 선언하고 유럽을 방랑하다 아프리카로 결국 넘어갑니다. 당시 아프리카에 매료되어 있었던 그였습니다. 튀니지에서 무릎에 종양이 생긴 랭보는 프랑스 마르세유 병원에서 한쪽 다리를 절단하고 몇 달 뒤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그의 나이 37세였습니다.
영화에서는 랭보의 여동생 이자벨이 베를렌을 찾아가 오빠의 시를 보내 달라고 요청을 하고 돌아갑니다. 베를렌은 압생트 2잔을 시키고, 랭보를 회상하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갑니다.
실제 역사에서는 베를렌은 랭보 사후 그의 시편집 작업에 참여하였고 5년 뒤인 1896년, 그 역시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망 원인은 약물 의존과 알코올 중독이었습니다. 그의 나이 51세 때였습니다.
토탈 이클립스 명대사
내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건 참을 수 없다는 게 없다는 거야. – 랭보
찾았어요. 영원이요. 그것은 태양과 바다가 뒤섞이는 곳이에요. – 랭보
그가 죽은 후 매일 밤 그를 보았다. 나의 가장 크고 찬란한 죄악 우린 행복했다, 항상 나는 기억한다. – 폴 베를렌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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