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은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할 수 없는가, 경제는 결국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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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청년 취업이 어렵고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 원리와 경제 문제들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읽어볼 만한 교양 경제서 한 권을 소개합니다.

이 글은 경제사상가 로버트 하일브로너(Robert Heilbroner)와 경제 평론가 레스터 서로(Lester Thurow)가 공저한 <경제학은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할 수 없는가>(2009)에 대한 리뷰입니다.

로버트 하일브로너와 레스터 서로 프로필

공저자 로버트 하일브로너는 하버드 대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연방물가관리국에서 일한 후에는 프래랜서 생활을 하며 약 20여 권의 책을 내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습니다. 스스로를 ‘급진적 보수주의자(radical conservative)’라고 말하는 그는 2005년 85세로 타계했습니다.

또 다른 공저 레스터 서로 교수는 윌리엄스 칼리지에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한 후, 하버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 조교수, MIT 경제경영학부 및 슬론 경영대학원의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저서로는 <제로섬 사회>, <세계 경제 전쟁(Head to Head)>, <자본주의의 미래(The Future of Capitalism)>, <지식의 지배(Building Wealth)> 등이 있습니다. 2016년 77세의 나이로 타계했습니다.

경제학은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할 수 없는가

레스터 서로와 로버트 하일브로너는 이 책은 이론을 주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경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책이라고 서두에서 밝힙니다.

공저자들의 말처럼 이 책은 자본주의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으며, 미시 경제와 거시 경제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가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용어들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있는 경제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은 말할 수 없는가 책표지
책표지

제 1부는 시장의 탄생 과정 등 경제사를 짚어 보고, 애덤 스미스, 카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라는 세 사람의 위대한 경제학자가 남긴 역작들을 검토하며 경제학이 무엇을 다루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그리고 가계와 기업, 그리고 정부의 활동을 통해 경제 구조를 파악하고, 현재까지의 경제 흐름을 검토합니다. 레스터 서로는 지금까지의 경제 흐름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1. 세계가 경제 활동 측면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국가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2. 최상위 계층의 소득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나머지 계층의 소득은 줄어들고 있다.
  3. 기술 혁신으로 어떤 종류의 직업이 사라지는 현실이 나타나고 있다.

공저자들은 이러한 경제 흐름은 필연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가난할 뿐 아니라 가난하기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한다. 가난이 가난을 낳은 것이다.”(69쪽)라고 말합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경제 활동의 핵심 과정을 거시적 측면에서 내려다 보면서 경제 성장과 경기 침체의 원인을 분석합니다.

저자들은 경기 침체의 근본 원인은 기업 부문의 투자가 국내 저축에 미치지 못하여 일어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거시 경제 정책에 내재되어 있는 공공 부문에 대한 기본 방침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역할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아울러, 정작 경제가 경제적인 요인보다는 경제 외적인 철학적이고도 정치적인 요소들에 의하여 좌우된다는 레스터 서로의 통찰은 현재의 경제 상황에 적용해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모든 사회는 궁극적으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들고 이어 오고 있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래조차도 다른 모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가치와 신념, 그리고 사회 시스템에 기초하고 있다”(173쪽)

제 3부는 시장의 작동 원리, 시장의 실패와 정부 개입, 그리고 독과점 시장과 기업의 문제를 검토하는 미시 경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미시 경제에 대한 저자들의 관점은 정교한 배급 체계인 시장의 메커니즘에는 가치 판단이 배제되어 있으므로 정치, 사회적인 문제들이 야기된다고 분석합니다. 시장에만 맡겨두면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저자들은 4부에서 현대 경제학의 고민을 이야기합니다. 세계화, 양극화, 그리고 강박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들은 경제적인 문제가 경제에만 구속될 수 없는 정치적 사안이라고 강조합니다. 경제는 결국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를 손해를 보는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전에는 경제학적인 측면을 따진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레스터 서로의 관점입니다.

이 책은 미완의 혁명이라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하여 깊은 성찰을 촉구합니다. 자본주의 혁명은 통치하고 사색하는 가운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생산하고 활동하는 가운데 생겨난 것인 만큼 비정치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정치적으로 탄생한 자본주의가 성장을 위해서는 정치적인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이러니이긴 합니다만, 양극화가 심화되고 경제가 어려워지는 시기에는 경제학계의 세 거장 애덤 스미스와 카를 마르크스, 그리고 존 메이너드 케인스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모든 경제학자는 애덤 스미스의 학생이면서도 케인스주의자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경제학은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할 수 없는가>는 경제학의 기초 개념에서 시장의 메커니즘을 검토해볼 수 있는 좋은 교양 경제서입니다.

참고할 만한 교양 경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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