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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맛집 원조태평소국밥 본관, 소국밥과 수육의 맛

재미없는 도시로 알려진 대전에서 그나마 인지도가 높은 것이 성심당이고 향토 맛집으로 이름이 난 곳은 태평소국밥이 아닐까 한다. 처음에는 태평소-국밥으로 읽어서 어떤 국밥이길래? 했는데 태평-소국밥이었다.

원조태평소국밥 본관을 찾아서

창원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해서 5시 45분, 아들이 있는 연구동에 도착했다. 창원에서 대전까지는 3시간이면 충분한데 내 차의 RPM이 떨어지지 않아 100km 이상 속도를 내지 못한 탓이었다.

저녁 메뉴로 한마음 정육식당을 아들에게 권했으나, 오늘 저녁은 기름진 것은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 해서 태평소국밥을 먹기로 했다. 한마음 정육식당은 아래 참조.

대전 유성구에 있는 태평소국밥 본관을 목적지로 내비를 찍고 6시 10분쯤 도착했는데 벌써 웨이팅 줄이 제법 길었다.

그걸 본 아들이 여기서 100여 미터 떨어진 별관, 즉 태평소국밥 유성점으로 가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별관은 한 블록 떨어져 있었는데, 거긴 주차장이 없어 갓길에 적당히 주차하고 갔더니 과연 두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그걸 본 아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어이 없는 표정을 지어 다시 본관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거야, 조금 기다리더라도 평균을 따라가자”

태평소국밥은 이번이 두 번째다. 작년 학위 수여식 때 처음으로 갔을 때 천막 아래에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2024년 2월 방문 당시 태평소국밥 웨이팅 풍경
2024년 2월 방문 당시 풍경

그땐 겨울이라 천막에 비닐이 처져 있었는데 이번에는 비닐은 없어서 그나마 시원해 보였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평일 저녁에도 기다리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기다리면서 그때가 올 해 2월이었나 생각했는데 다시 기억을 돞아보니 그게 작년 2월이었다는 것을 아는 순간, 화살 같은 세월의 속도에 잠시 아연해졌다.

원조 태평소국밥 본관 정보

  • 위치: 대전 유성구 온천동로65번길 50
    대전 유성구 봉명동 682-2
  • 영업 시간: 08:15 ~ 20:00(바로 옆 별관은 일~목 새벽 1:30까지, 금~토는 4:30까지 영업)
  • 주차: 바로 옆에 제법 큰 주차장이 있었으나 주차장도 웨이팅을 했다.
  • 전화: 042-525-5820(육사시미 제외 전국 택배 가능)

태평소국밥 메뉴

  • 소국밥, 소내장탕 9,000원, 따로국밥 9,500원, 특내장탕 11,000원, 소갈비탕 11,500원,
  • 소머리수육 19,500원, 소갈비찜 중자 29,000원, 육사시미 12,000원~ 18,000원
  • 음료수 2,000원

2024년 2월에 왔을 때, 소 국밥 가격이 8,500원 했었는데 500원이 올랐다. 고물가 시대에 이 정도 가격 상승은 착하다고 해야 하나.

태평소국밥 분위기

메뉴 가격은 조금씩 다 올랐지만 실내 분위기는 작년에 왔을 때 그대로였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장터 같다. 여전히 손님들로 붐볐고 실내 벽면은 메뉴표와 “같이 온 미성년자에게는 술 주지 마세요.”와 같은 손님들에게 공지하는 여러 종류의 자잘한 안내 사항들을 프린트한 종이들이 잔뜩 붙여져 있었다.

연인으로 보이는 손님들도 왔고 혼밥을 하는 아가씨도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장년층도 있었고 청년들도 보였다. 그야말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손님으로 찾는 것 같았다.

소국밥(사진 위)과 소머리 수육(사진 아래)
소국밥(사진 위)과 소머리 수육(사진 아래)

아들과 난 소 국밥과 수육을 시켰다. 소국밥이 나오고 나서 10분쯤 지나자 수육이 나왔다. 작년에 왔을 때, 아내는 소국밥을 먹고 나서 명성과 달리 맛이 그닥이라고 했다. 나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먹어보니 뭔가 태평소 국밥 특유의 시원한 맛이 느껴졌고, 깔끔한 뒷맛도 느껴졌다. 그간 돼지 국밥에만 입맛이 길들여져 있던 내 혀가 비로소 소국밥의 맛도 감지하기 시작한 것인가? ㅎ

창원에서 수육이라고 하면 으레 국물이 없는데, 태평소 국밥은 수육이 전골 마냥 나왔다. 아들이 수육을 주문했을 때, 살짝 우리가 다 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기우였다.

아들은 기대했던 것과 다른 실험 결과에 스트레스를 받은 눈치였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역시 단백질 보충이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나 또한 수육이 나오자 소주 생각이 간절했는데 운전 때문에 생략하고 아들만 콜라 한 캔을 마셨다.

본관에서는 8시까지만 영업을 하고 별관에서 새벽 1시 30분까지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새벽까지 술 마시던 젊은 날이 생각났다. 수육을 안주 삼아 새벽녘까지 술 잔을 기울이던 풍경들이 갑자기 낭만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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