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 더 레슬러 줄거리와 결말, 미키 루크 복귀작 은퇴자들을 위한 영화

더 레슬러 줄거리와 결말, 미키 루크 복귀작 은퇴자들을 위한 영화

미키 루크가 열연한 <더 레슬러>(2009)는 오랫동안 다닌 직장을 은퇴한 이들이 보면 눈시울을 붉힐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미키 루크는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듯 퇴물 레슬러로 분하여 다시 한 번 재기를 꿈꾼다.

한때 화려했던 스타 레슬러였던 랜디는 이제 그의 삶을 걱정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아내와는 오래 전 이혼했고, 단 하나의 가족인 딸은 그와 연을 끊은 상태다. 이 영화는 고독한 중년 남자가 간절하게 원했던 인생의 마지막 꿈을 그린다.

기본 정보

  • 원제 The Wrestler
  • 개봉 2009.03.05.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장르 액션, 드라마
  • 러닝타임 109분

출연진

  • 감독: 대런 애러노프스키
  • 등장인물: 미키 루크 – 랜디 “더 램” 로빈슨 역, 머리사 토메이 – 팸 / 캐시디, 단골 스트립 클럽 스트리퍼 역, 에번 레이철 우드 – 스테퍼니 램진스키, 어려서 버린 딸 역, 어니스트 밀러 – 아야톨라 역(랜디와 동시대에 활동한 랜디의 오랜 라이벌. 현재 중고 자동차 판매업을 하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랜디의 은퇴 경기 상대로 나서 다시 링 위에 선다)

이 영화를 연출한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브룩클린 태생으로 하버드에서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공부했고, 2010년 <블랙 스완>을 감독했다.

영화 더 레슬러 포스터

수상 정보

  • 2009년 제81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의 후보작
  • 2008 65회 베니스국제영화제(황금사자상), 21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남우주연상)
  • 2010 33회 일본 아카데미상(우수 외국작품상)
  • 2009 62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남우주연상), 29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작품상, 남우주연상), 6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남우주연상-드라마, 주제가상), 14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주제가상)

줄거리

영화는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전설의 레슬러 ‘랜디 더 램 로빈슨'(미키 루크)의 삶의 굴곡을 따라간다.

오프닝 시퀀스는 꽤 인상적이다. 시합을 마치고 락커룸으로 돌아가는 랜디의 등 뒤를 바짝 쫒는 카메라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줄곧 랜디의 등 뒤에 머물러 있다. 관객은 랜디의 뒤에서 그를 바라보며 그의 어깨를 억누르는 삶의 무게를 가늠해 본다.

락커룸에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사내의 옆모습은 이 시대 아버지들의 실루엣이다. 거친 숨소리가 함께 비추어지는 그의 뒷모습은 그가 과거의 영광으로부터 퇴장해야 할 순간이 임박했음을 암시한다. 관객들은 그와 함께 호흡을 하며 그의 발걸음을 따라간다.

영화는 진정한 자아 찾기는 삶의 마지막까지 멈출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한물간 전설의 레슬러는 이제 식료품 상점에서 구걸하다시피 일하며 레슬링 시합에도 나가 생계를 유지한다.

가끔 스트립 바에서 스트리퍼 케시디(마리사 토메이)와 여흥을 즐기는 것이 그의 삶의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더 레슬러>는 미키 루크의 자화상 같은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1980년대 그가 출연했던 <보디 히트>(1981), <나인 하프 위크>(1986)와 <엔젤하트>(1987), <와일드 오키드>(1990) 등에서 보았던 정열에 불타던 섹시 가이의 얼굴은 찾아볼 수 없다.

미키 루크는 캐서린 터너와 윌리엄 허트가 주연으로 열연한 <보디 히트>에서 전문방화범 역으로 출연했다. 아주 짧은 등장이었지만 빅스타의 탄생을 예고하는 흡인력 있는 연기로 강렬함을 남겼다. 아주 잘 만든 영화 <보디 히트>에 대해서는 아래 리뷰 참고. 

미키 루크는 할리우드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스타의 길을 접고, 사각의 링에서 실제 프로 복서로서의 삶을 살기도 했다.

하지만, 복서의 삶은 미키 루크에게 폭력 전과와 얼굴에 긴 흉터를 남겼다. 그는 교통 사고로 얼굴이 뭉개져 돌팔이에게 성형수술을 받았으나 부작용이 남아 급격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그에게 영화 <더 레슬러>는 복귀작이 되었다.

영화 속 랜디의 울적한 삶의 고통들은 배우 미키 루크의 얼굴에 그대로 베어있는 듯하다. 인생은 그런 것이다. 누구보다 행복한 인생을 꿈꾸며 나름 열심히 살았지만 삶의 끝자락에는 비켜갈 수 없는 고단함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랜디는 운 좋게도, 혹은 이기지 말았어야 할 시합에서 우승한 후, 라이벌이었던 레슬러 ‘아야톨라’와 20주년 기념 재경기를 하자는 제안을 받게 된다.

그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가며 강도 높은 훈련에 들어가지만 한 경기를 뛰고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관상동맥우회로이식술을 받는다. 의사는 그에게 프로레슬링 자체를 그만둬야 한다고 경고한다.

의사로부터 앞으로 레슬링 같은 운동은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이제 좀 쉴 수 있겠다고 랜디는 안도의 숨을 쉰다.

여기서부터 <더 레슬러>는 슈퍼마켓 식료품점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랜디를, 스트리퍼 레시디와 로맨스를 키우는 랜디를, 그리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딸을 찾아가는 아버지 랜디를 잔잔하게 그린다.

비로소 랜디는 평상의 삶으로 돌아와 정착하는 듯하다. 그러나 랜디는 이 지극히 안온한 삶 속에서 자신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삶의 무대는 그 어디에도 없음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한다.

그가 다시 사각의 링으로 돌아갈 조짐이 보일수록 관객들은 손을 움켜잡는다. 제발 다시 돌아가지 말라고.

결말(스포일러)

하지만 랜디는 다시 그의 무대, 링으로 돌아간다. 의사의 권고도 뿌리치고, 어쩌면 한 경기와 그의 삶 전부를 맞바꾸어야 할지도 모를 사각의 링 위에 오르는 것이다.

캐시디가 찾아와 말려도 경기를 멈추지 않고 계속하던 랜디는 심장에 이상을 느끼고 고통스러워한다. 이를 본 라이벌 아야톨라가 적당히 경기를 끝내려고 하지만 랜디는 마지막 한 방을 날리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탑로프에 올라서 몸을 날리며 영화는 끝난다.

의학적 지식에 기반하여 합리적인 추측을 해보면 아마도 랜디는 사망을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가 너무 불쌍했든지 열린 결말로 끝 맺는다. 마치 우리 인생이 그러하듯이.

그렇다. 인생은 그런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한다는 것, 그것이 그의 삶 전부를 요구하는 것이더라도 말이다.

먼지에 파묻혀버린 / 얼빠진 허수아비
Have you ever seen a scarecrow filled with nothing but dust and wheat?

그 허수아비를 보면 / 내가 생각날거야
If you’ve ever seen that scarecrow then you’ve seen me
– ‘The Wrestler’ 중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보다 더 값진 것은 없다. 세계적인 록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직접 작곡하고 부른 주제가 ‘The Wrestler’1가 이를 웅변한다. 어디선가 허수아비를 보면 더 레슬러 랜디가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1. ‘The Wrestler’는 6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주제가상 수상곡이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