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덕동 동백벚꽃길 드라이브 코스와 우동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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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산 드라이브 코스로 나름 알려진 덕동 마을 동백벚꽃길을 다녀왔다. 가포동에서 덕동으로 넘어가는 왕복 2차선의 가포로를 달리는 2~3킬로미터 가량의 길이다.

도로 양쪽의 벚나무들이 긴 가지들을 뻗어 맞닿아서 터널을 이루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언뜻언뜻 안민고개 숲 길이 연상되는 드라이브 코스다.

덕동 마을 동백벚꽃길

매년 3월 중순이 되면 동덕 마을 동백벚꽃길에는 붉고 키 작은 동백꽃이 만개하고 그 위로는 연분홍 벚꽃이 구름처럼 피어나 묘한 앙상블을 이루며 상춘객들로 붐빈다. 꽃길도 좋지만 나는 초록으로 출렁이는 초여름의 한적한 길에 더 끌린다.

가포로를 달리다 덕동 마을로 접어들어 덕동 어린이집 맞은편 도로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덕동 마을 앞 바다를 보며 천천히 걸었다. 마을 앞 바다는 산으로 둘러싸여 잔잔한 호수처럼 보인다.

덕동 마을 전경
근린공원에서 바라다 보이는 덕동 마을 전경

내친김에 산허리에 위치한 카페 아다지오까지 걸어서 올라가 보았다. 아다지오에 서니 덕동 마을이 한 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큰 120가구에 300명이 사는 어촌 마을이었다.

아다지오에서 다시 바다를 끼고 근린 공원까지 걸었다. 근린 공원 벤치에 앉아 호수 같은 바다를 바라보며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산책을 하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간간히 보이는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카페인덕동 실내
카페 인 덕동 실내

근린공원을 나와 덕동 마을 안길을 구경 삼아 이리저리 걸었다. 공원 슈퍼를 지나 덕동 이용원이 보였고 이어서 아주 오래되고 작은 슬레이트 가옥에 카페 로라 올던이 눈길을 끌었다. 아기를 데리고 온 엄마들이 사진을 찍어 주고 있었다.

덕동 마을에도 카페가 많이 보였다. 이 조그만 어촌 마을에 카페와 식당이 이렇게 많다니, 누군가 우리나라는 카페 공화국이고 맛집 공화국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내와 난 아이가 없었으므로 ‘카페 인 덕동’으로 향했다. 매장이 아주 큰 규모였는데 금요일이라 그런지 손님은 우리밖에 없었다.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아내는 아이들 없이 카페에 오기는 아마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다 카페 전경을 가족 단톡방에 날렸더니 딸내미는 스타트업 창립 1주년 기념 회식을 하러 간다고 했고 아들은 학부생 과제 채점을 한다고 했다.

우동 한그릇
‘우동 한그릇’의 주 메뉴 닭튀김 우동

맛집, 우동 한 그릇

8천보를 걸었더니 저녁 때가 되지 않았지만 출출했다. 아내가 창원 우동 3대 맛집이 이 동네에 있다며 ‘우동 한 그릇’을 추천했다.

식당 입구에 처음 보는 테이블링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현재 대기팀 제로로 표시되어 웨이팅은 하지 않았다. 저녁 6시가 되지도 않았는데도 테이블이 거의 다 차고 있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를 가족과 커플들이 금세 테이블을 다 차지하고 있었다.

우동 한 그릇 메뉴

우동 한그릇의 메뉴는 단출했다. 딱 두 가지였다. 닭튀김 우동(12,000원)과 빠네 샐러드(13,900원). 닭다리를 추가하면 4,500원이었고 호가든 355ml 4,500원, 하우스 와인이 3,500원이었다.

닭튀김은 튼실했고 우동은 쑥갓의 특유한 향이 더해져 호로륵호르록 넘어갔다. “우동으로 저녁이 되겠냐? 했는데, 어? 이게 되네!”였다. 닭튀김과 우동이 이렇게 궁합이 좋은 음식인 줄은 미쳐 몰랐다.

다음에 아이들과 같이 왔을 때 빠네 샐러드와 닭튀김을 같이 먹으면 궁합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딱 두 가지 메뉴에 손님들이 이렇게 모여드는 걸 보니 사람들은 단순한 걸 좋아하는 본성이 있는 건가 싶었다.

덕동 동백벚꽃길
덕동 동백 벚꽃길

우동 한 그릇을 하고 덕동 마을 동백벚꽃길을 천천히 달렸다.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를 보며 천천히 차를 몰았다. 벚나무 가지들이 석양을 살짝 살짝 비추었다. 사실 덕동 마을은 소위 혐오 시설이 많이 모여 있다.

그런 까닭에 예산 지원을 많이 해 주었을 것이고 마을도 잘 정비되어 깨끗했다. 홍합 양식으로 대개 살아가던 어촌 마을이 이제는 동백 벚꽃 길을 중심으로 맛집과 카페가 즐비한 마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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