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글래드웰의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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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의 왕성한 호기심은 끝이 없다. 그의 책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원제  What the Dog Saw>(김태훈 옮김, 김영사 2019)에서는 심지어 개의 머릿속까지 탐험을 했으니까 말이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주요 내용

말콤 글래드웰은 “워싱턴포스트”와 “뉴요커”에서 15년 동안의 기자로 일했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는 그때 쓴 에세이 중 인간의 본성, 충동과 관련한 흥미로운 내용 19편을 가려 뽑아 엮은 책이다.

지금까지 읽은 말콤 글래드웰의 책 중에서는 임팩트가 많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번뜩이는 통찰력은 여전했다. 추리 소설 느낌이 나는 긴 책 제목은 개 심리 치료사 시저 밀란의 이야기에서 따왔다.

말콤 글래드웰의 이 전 책들에 대한 리뷰는 아래 글을 참고.

말콤 글래드웰 타인의 해석 요약리뷰, 거짓말에 속는 이유
말콤 글래드웰 다윗과 골리앗, 싸움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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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케팅 측면에서만 보자면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래도 작명을 잘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저쪽에서는 뉴욕타임스 24주 연속 베스트셀러, 아마존 논픽션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아무리 광폭한 개라도 시저 밀란 앞에 서면 온순해지는 걸 보고 참을 수 없는 호기심을 느꼈다. 그런 걸 놓칠 말콤 글래드웰이 아니었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시저 밀란의 위엄 넘치는 자세와 행동에 있음을 알아차렸다. 개들은 사람들보다 더 사람 특유의 분위기와 위엄을 잘 알아보더라는 것이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는 아인슈타인이나 윈스턴 처칠, 넬슨 만델라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 인사는 물론이고 유명 카피를 쓴 셜리 폴리코프, 피임약을 개발한 존 록, 채소 절단기를 판매한 론 포메일 등 마이너 천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책 표지
책 표지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독후감

이 책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좋아할 만한 인물, <행운에 속지 마라>와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도 저자의 날카룬 분석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투자 대가들은 ‘언제나 규칙은 틀린다’를 경험으로 체득하여 알고 있는 것 같다. 조지 소로스가 그랬고, 레이 달라오도 그렇다.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피카소와 세잔의 사례를 통해 천재와 대기만성형 예술가들도 다룬다. 천재들은 뚝딱 해치우고 대기만성형은 꾸역꾸역 해낸다. 피카소는 이십 대 때 이미 인생 최고의 작품들을 쏟아 냈지만, 세잔은 오랜 기간의 습작 끝에 완성도 높은 그림들을 그릴 수 있었다.

작가 벤 파운틴도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한 지 18년이 지난 마흔여덟이라는 나이가 되고서야 소설집 <체 게바라의 짧은 조우>(2006년)를 발표하여 빛을 보았다. 2012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빌리 린의 전쟁 같은 휴가>(2006)는 전미비평가협회상과 LA 타임스 도서상을 수상을 하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16년 거장 이안 감독에 의하여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타고난 천재로 태어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끊임없이 연습, 또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보통인의 숙명이다. 세잔과 벤 파운틴이 성공은 자신들의 부단한 노력은 물론이고 오랜 기간에 걸친 주위의 헌신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오랜 기간에 걸친 헌신적인 지지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재능이 없다면, 노력과 오랜 기간의 헌신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성공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는 재미나는 에피소드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첫인상의 마력’ 편은 이유 없이 끌리는 이유를 분석한 글이다. 기업의 채용 담당자와 취업 준비생들에게 특히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첫인상 자체가 불합리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관리할 필요를 느끼게 되는 아이러니도 일깨워준다.

말콤 글래드웰은 천상 기자다. 그의 이야기들은 유혹적이고 힘이 넘친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를 통해 그가 어떻게 사고를 전개하여 왔는지 그 궤적을 엿볼 수 있다. 그의 통찰력 넘치는 저작들의 씨앗들을 추적해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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