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 직관 키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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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캐나다 출신의 저명한 저널리스트로서 사회 및 심리 현상을 다룬 그의 저작물들은 흥미로운 사례와 쉬운 예시로 대중들에게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어떤 결정이나 판단을 내리는 데 있어서 논리적인 분석보다 아주 짧은 순간의 직관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 말콤 글래드웰의 책 <블링크, 원제 Blink: The Power of Thinking Without Thinking>(이무열 옮김, 김영사, 2020)를 정리한다.

이 책도 그의 전작 <티핑 포인트> 마찬가지로 밀리언셀러이자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첫 2초의 힘은 우리나라에 2005년 처음 소개된 이래 꾸준하게 잘 팔리고 있다. 이 책 역시 한국에서 2020년 새롭게 번역 출간됐다. 

말콤 글래드웰의 전작 <티핑 포인트>와 프로필에 대하여는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 포인트, 대박의 3가지 조건’,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블링크 뜻

blink의 사전적인 뜻은 눈을 깜박이다, 불빛이 깜박거리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순간적이고 찰나적으로 일어나는 판단을 일컫는 용어로 말콤 글래드웰은 블링크라는 용어를 썼다. 첫 2초의 순간적인 판단은 우리도 모르게 무의식의 영역에서 넘어온다.

책표지
책표지

말콤 글래드웰은 현실에서 블링크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기원전 6세기의 ‘쿠로스 대리석상’의 감별 사례를 들어 설명을 시작한다. 폴 게티 박물관은 14개월간의 과학적인 분석과 철저한 조사 끝에 쿠로스 상을 진품으로 결론 내리고 구매했다.

그러나 몇몇 고대 미술 전문가들은 쿠로스 상을 보는 순간, 직관적으로 위조품이라는 걸 감지했다. 쿠로스 상의 내력을 다시 추적하한 결과, 폴 게티 박물관이 구매한 쿠로상은 유감스럽게도 근래에 만들어진 위조품으로 밝혀졌다.

블링크를 획득하는 방법 

한 번 보는 것만으로 쿠로스상이 위조품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낸 탁월한 전문가들은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어떻게 가질 수 있었을까? 

논리적인 사고보다 과학적인 분석보다 Blink가 위력을 발휘함을 말콤 글래드웰은 특유의 간결한, 힘있는 문장으로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얇게 조각내기 

말콤 글래드웰의 설명에 따르면 그것은 수많은 정보를 ‘얇게 조각내기’에서 비롯된다. 더구나 얇게 조각내기는 특별한 재능이 아니며 인간이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중요한 능력 중 한 부분일 뿐이라고 그는 말한다.

‘얇게 조각내기’의 개념은 일테면 이렇다. 농구에서는 ‘코트 감각’, 나폴레옹에게 있었다는 ‘혜안’ – 한눈에 전황을 알아차리는 힘 power of the glance, 조류 관찰자들에게는 새의 ‘지스 giss’ – 본질, 정수, 진수를 포착하는 것 -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얇게 조각내기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부부의 대화를 단 15분만 지켜봐도 15년 뒤에 이혼할지 아니면 행복하게 살지 90퍼센트의 확률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예컨대,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등이 쑤시기 시작하는 증상으로 중요한 투자결정을 할 수 있었다. 이는 분명 논리를 넘어서는 직관의 힘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블링크 오용 사례

그렇다면 우리가 본능에만 충실하면 되는 것일까? 말콤 글래드웰은 블링크의 오용 사례를 들며 편견을 경계하라고 한다. 저자가 드는 수많은 오남용의 사례는 매우 인상적이다.

“포춘 500 리스트의 CEO 중, 백인이 압도적이었고 남자 CEO들의 평균 키가 무려 182센티미터로 평균보다 7센티미터나 더 크다.
미국 전체 성인 남자 중 키가 188센티미터 이상인 사람은 3.9퍼센트인데 CEO 표본 중에서는 3분의 1 가까운 수가 188센티미터 이상이라는 사실이다.
반면 키 작은 사람이 경영진의 반열에 오른 경우는 드물다.”

말콤 글래드웰은 키 크고 잘 생긴 남자에게 반하는 것은 편견에서 비롯되는 대표적인 해악이라고 말한다.

편견에서 비롯된 역사적인 사례도 있다. 미국인들은 대통령 후보처럼 잘 생긴 우렌 G. 하딩을 제29대 대통령으로 뽑았고, 그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중 하나가 되었다.

독후감, 블링크 비판

저자는 이러한 편견의 눈을 감으면 세상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스스로 순간적인 판단 능력을 키우고 가르치는 일도 가능하다. 자신의 무의식적인 반응을 차근차근 구체화해 관리하고 갈고 닦으면 충분히 얻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투자의 영역에도 적용이 가능할까 생각해 보았다. 분석과 직관의 경계는 늘 애매하기만 하다. 자칫하면 묻지 마 투자도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투자자라면 특히 오독을 해서는 안된다.

그의 다른 저작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는 찾아보기 어렵다. 블링크에 대한 학계의 많은 비판도 있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단순한 직관만으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없고, 깊은 분석과 검토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 자칫하면 과장된 단순화로 인하여 판단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아무튼, 누구나 블링크를 가질 수는 있지만 그것은 분명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능력은 아니다. 역사상 투자대가들은, 천재라는 조지 소로스도 수많은 경험과 훈련을 한 뒤에야 통찰과 직관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어쨌든, 이 책의 부제처럼 운명을 가르는 첫 2초, 그 찰나의 순간에 직관의 힘을 발휘하실 수 있기를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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