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글래드웰의 <타인의 해석, 원제 Talking to Strangers>(유강은 옮김, 김영사, 2020)은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된 저자의 여섯 번째 책으로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에 대한 리뷰는 아래 링크된 글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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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해석 요약정리
말콤 글래드웰은 <타인의 해석>을 쓰는데 3년이 걸렸다고 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수많은 인터뷰를 하고 수백 권에 달하는 책과 기사를 읽고 사례를 정리했다. 좋은 책은 결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말콤은 <타인의 해석>에서 우리가 대면한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그리고 누가 믿을 만하고 누가 못 믿을 사람인지를 구분할 능력이 우리에게 있는가를 탐구한다.
직접 만나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을까?
우리는 흔히 누군가를 직접 만나보면 그가 선한지 악한지 알 수 있다고 내심 생각한다. 말콤 글래드웰은 대표적인 사례로 네빌 체임벌린 영국 총리의 사례를 든다. 체임벌린은 그가 직접 히틀러를 만나 보면 그의 의도와 진심을 자신이 알아챌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체임벌린은 히틀러를 여러 번 만나보았지만, 그는 히틀러의 진심을 결코 알 수 없었다. 오히려 히틀러에게 속고 말았다. 그의 판단 오류는 전 세계를 비극으로 몰아넣었다. 2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으로 전 세계가 빨려 들어가고 말았던 것이다.
경찰은 무고한 사람을 체포하고 판사는 죄지은 사람을 석방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눈앞의 단서를 놓쳐서 피의자가 바뀌어버린 판결도 부지기수이다.
수십 년간 수천 명의 투자자들은 버나드 메이도프에게 폰지 사기를 당하여 650억 달러를 잃었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이런 일이 시차를 두고 반복해서 일어난다. 투자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똑똑한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거짓말에 속는 이유
처음 보는 사람이 우리 면전에서 거짓말을 뻔히 하고 있는데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일이 왜 발생하는 것일까? 낯선 이를 직접 만나면 차라리 만나보지 않았던 것보다 더 판단을 그르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진실 기본값 문제
이에 대해 말콤 글래드웰은 그 이유를 첫 번째로 진실 기본값 문제를 들어 설명한다. 우리는 누구나 상대방이 선량할 거라는 전제 하에 사람을 만난다.
즉 상대방이 진실할 것이라는 가정이 우리 마음의 디폴트라는 것이다. 만약 상대방을 믿지 못하고 불신하게 되면 사회가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작동하겠는가?
투명성 신화
우리가 상대방의 거짓말을 탐지하는데 그토록 서툰 두 번째 이유는 투명성 신화에 있다. 얼굴 표정이나 제스처 등 밖으로 드러난 태도가 그 사람의 내면과 같으리라는 믿음이 투명성 신화이다.
그런데 태도와 내면이 불일치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친구가 살해되었는데도 슬픈 기색이 없다면 당연히 그는 피의자로 의심받게 될 것이다.
타인의 해석 독후감
<타인의 해석>을 다 읽고 나면 약간 우울해진다. 우리는 사람을 선의로 대해야 한다. 사회의 근간이 타인에 대한 신뢰이기 때문이다. 그런 신뢰가 없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현실세계에서는 우리의 전제와는 다르게 아주 낮은 확률이지만 그 안에는 악인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태도와 내면이 다 일치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타인을 대하지만, 표리 부동한 사람도 분명 그 안에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의심할 수는 없다. 진실 기본값을 버리고 나면 인생이 너무 피곤해진다. 또 주위의 모든 사람을 선량하다고 믿어서도 안된다. 특히 최근에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극악한 범죄를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럼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이에 대해서는 저자는 명확한 설루션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건 오로지 독자의 몫으로 남았다. 사회 안전망이 무너지면 사실 답이 없어진다. 그래서 국민은 좋은 정부를 세워야 한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 중에서 <타인의 해석>이 가장 두툼하다. 그런데 전작들에게 비해 가장 소설적인 플롯을 가졌지만, 역설적이게도 내용은 중복되는 부분이 많고 장황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늘 그렇듯 그의 저서들은 다른 사람의 연구결과를 가로챈데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신선감이 떨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저자의 비범한 작법 실력에는 늘 그렇듯 감탄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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