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는 줄거리만 보면 통속 불륜 스토리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고전 로맨스 영화가 되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도 하고 주연도 맡았습니다. 여주 메릴 스트립과 연기 호흡도 좋았는데요. 투박한 서부의 사나이가 로맨스 물에도 잘 어울린다는 걸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잘 몰랐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 역을 맡았고 메릴 스트립이 유부녀 프란체스카 역을 맡았는데, 두 사람의 섬세한 연기가 이야기를 더욱 애절하게 만들었다고 할까요?
영화계에도 스테디셀러가 있다고 하면 바로 이런 영화가 아닐까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2017년 재개봉 하여 팬들의 향수를 다시 한번 자극했습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기본 정보
출연진
원제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개봉 1995. 9. 23.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메릴 스트립(프란체스카 조스 역), 클린트 이스트우드(로버트 킨 케이드 역)
조연 빅터 슬레작(프란체스카 남편 역), 이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의 분량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조연들은 프란체스카 남편과 자녀들이 배경처럼 등장하는 영화입니다. 상세 줄거리는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상영시간 135분, 등급 15세 관람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원작
이 영화는 미국 작가 로버트 제임스 월러의 소설 ‘Bridges of Madison County'(1992)가 원작입니다. 가끔 실화 영화로 착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데, 그만큼 이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는 뜻이겠지요.
교수 생활을 오래 한 로버트는 텍사스 사막 지대에서 멀리 떨어진 농장에서 지내면서 글 쓰며 여생을 보냈는데요. 이 소설은 로버트가 1990년 매디슨 카운티의 낡은 다리 사진을 찍고 돌아오는 차동차 안에서 영감을 받아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Bridges of Madison County’은 뉴욕타임스에 164주간, 3년 연속 1위라는 대 기록을 세우고 전 세계 5천만 부가 팔려나가며 로버트 제임스 월러를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은 그의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시공사가 동명으로 번역 출간하여 국내에서도 1백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저도 언제 매디슨 카운티 다리의 사진을 촬영하러 가봐야겠습니다.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줄거리
영화의 줄거리를 보면 막장 드라마라고 눈살을 찌푸릴 근엄한 분들도 아마 계실 겁니다. 불륜 저질극이 촬영된 장소라며 다리와 프란체스카의 집을 불태워버린 광신도들이 실제로 있었다고 하니까요. 그럼 줄거리에 들어갑니다.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의 전원주택, 한 여자가 픽업 트럭을 타고 길을 찾고 있는 한 남자를 조용히 지켜봅니다. 남자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찾아 길을 잃어 헤매는 중이었고, 여자는 그런 남자를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이지요.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 사진 작가 로버트와 유부녀 프란체스카입니다.
프란체스카는 그때 홀로 집에 있었는데요. 남편과 두 아이가 송아지 품평회를 보러 집을 사흘간 비웠기 때문입니다. 낯선 남자에게 알 수 없는 호기심을 느낀 프란체스카는 기꺼이 픽업 트럭에 올라타 길을 찾는 로버트를 위해 길 안내를 자처하고 나섭니다.
로버트가 매디슨 카운디의 다리를 촬영하는 일을 끝냈을 때 프란체스카는 저녁 식사에 그를 초대합니다. 여기서 이야기가 비약적으로 전개되는데요. 야릇한 분위기에 달아오른 두 사람은 프란체스카 부부의 침실에서 불같은 사랑을 나눕니다. 그후 풋풋한 연애 감정이 산들바람이 되어 사흘 동안 둘을 감싸게 됩니다.
사흘이 화살처럼 지나가고 로버트가 떠나야 할 날은 어김없이 다가옵니다. 짧은 만남 후에 긴 이별을 앞둔 로버트는 썸을 타는 모든 연인들이 금과옥조로 삼아도 좋을 이 영화의 명대사를 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말하오. 한번도 말해 본 적이 없소. 이렇게 확실한 감정은 일생에 단 한번만 오는 거요.”
사랑하는 자의 명대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로버트는 새로운 인생을 찾아 함께 떠나자고 프란체스카에게 간절하게 제안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떠나보내야 하고, 그런 자신을 다독이며 혼자 울음을 삼킵니다.
영화는 세월이 흐르고 프란체스카의 남편이 죽고, 그 몇 년 후에는 프란체스카도 장성한 아이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 장면들을 빠르게 보여줍니다. 프란체스카는 자신이 죽거든 남편 옆에 묻지 말고 화장하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영화 해설
프란체스카는 왜 로버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남편과 아이 곁에 남아야 했을까요? 비록 단 사흘간의 꿈 같은 사랑이었지만 프란체스카는 자신이 가슴으로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그 남자 또한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이 영화는 남편과 아이들의 삶에 가려진 한 여자의 인생을 아주 슬픈 방식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자신의 삶은 아예 없었던 한 여성에게 어느 날 바람처럼 사랑이 나타났지만 그녀는 가정을 택했습니다.
프란체스카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의 성숙한 연기는 그녀가 얼마나 가정에 충실하려 노력했는가를, 가족에게 얼마나 배려심이 충만해 있는가를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그러하므로 그녀가 한 순간 빠져버린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애절함에 관객들이 공감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움은 남습니다. 프란체스카는 죽어가는 순간에서야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유품에서 발견된 마지막 문장은 이렇습니다. 이것은 프란체스카의 마지막 명대사이기도 했습니다.
“일생 동안 가족에게 충실했으니, 죽어서는 로버트를 택하겠다”
때로 행복한 사랑보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 더욱 마음 아프게 다가옵니다. 만약 프란체스카가 자신의 사랑을 찾아 로버트를 따라 무작적 사랑의 여정에 나섰다면 이 영화를 추억하는 이들도 별로 없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사랑의 얄궂은 속성은 이토록 간사한 것 같기도 합니다.
견딜 수 없는 이별의 순간
영화가 끝나갈 무렵, 남편과 함께 차에 탄 프란체스카는 비를 맞으며 천천히 걸어오는 로버트를 바라봅니다. 로버트도 자신의 픽업에 천천히 탑니다. 이윽고 두 차는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신호등 정지선 앞에 나란히 정지합니다.
프런체스카는 차문 손잡이를 꼭 잡으며 갈등하지만 결국은 내리지 못하고 로버트를 영원히 떠나보냅니다. 그 비오는 거리가 그들이 서로를 바라다 볼 수 있는 마지막 장소였고, 차마 견딜 수 없는 이별의 순간이었습니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OST
이 영화는 매혹적인 선율이 전편에 흐르며 러브 스토리를 애잔하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합니다. Barbara Lewis의 ‘Baby, Im Yours.’와 Dinah Washington 의 ‘I’ll Close My Eyes’ 등 감미로운 듯 슬픈 선율의 OST는 목가적인 풍경으로 물든 영화의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잘 어울립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굳이 총이 아니어도 절제된 대사와 카메라만으로도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이 영화에서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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