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 뇌를 바꾼다, 마음 챙김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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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을 전공한 심리학자이자 명상 수련가인 장현갑의 <명상이 뇌를 바꾼다>(2019)는 명상의 효과와 구체적인 실천 방법들을 자세하게 설명한 책이다.

한 달에 한 권의 책이라도 읽기 위해 독서 통신을 수년 간 활용해 왔다. 그런데 업체가 바뀔 때마다 지난 독서 기록을 보고 싶어도 다시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독서 통신 글을 이 블로그에도 올리기로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과 전체적인 감상평

“우리의 뇌는 접근보다는 회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특징화되어 있어서 보상보다는 처벌에 대해 더 강력하고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이는 진화 과정에서 부정적인 경험이 긍정적인 경험보다 생존에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안감이 우리 마음에 가장 중요한 특징이 되어버렸고 부정적인 자극 정보에 대해 더 예민하여, 부정적인 경험을 긍정적인 경험보다 우선적으로 기억한다. 또한 실패한 경험을 성공한 경험보다 더 많이 저장하며 나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 평가를 더 강조하려는 경향을 띤다.

명상이 뇌를 바꾼다 책표지
책표지

그렇다면 인간이 부정적인 성향을 가졌다는 것은 진화적 관점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기질로 보인다. 물론 이런 성향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다소 불리한 점으로 작용하는 편이다. 진취적이고 낙관적인 사고로 세상을 맞서는 사람이 보다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테니까.

인간의 부정 편향적 성향을 나뿐만 아니라 나의 부모와 주변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당연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 성향은 고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므로 다행스럽게도 누구든 명상을 통해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객관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시뮬레이션한 세계, 즉 상상한 세계를 반영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삶이 괴롭다고 느낀다면 행복하고 건강한 마음과 뇌를 만들기 위해 평소에 긍정적 경험을 뇌 속에 담는 심리적인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첫째 오늘 어떤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면 이 기쁜 경험을 적극적으로 기억하고 되새김함으로써 오래된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고, 둘째는 부정적인 감정과 기억이 떠오를 때면 긍정적인 감정과 전망을 더욱 적극적으로 떠올려서 이를 해독제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도 인간은 ‘물’의 세계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또는 집단마다 개별화된 원리에 따라 세계를 인식한다고 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생각이 객관적이며 현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한다고 생각하며 산다.

하지만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는 사실은 허상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받아들이게 되면 삶을 훨씬 단순화할 수 있다. 어차피 내가 ‘물’의 세계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허상의 세계’를 부정적으로 사고할 이유가 없어지지 않겠는가. 언제든지 긍정적으로 세상을 시뮬레이션하면 그만인 것이다. 괴로움이 만들어낸 허상의 세계 대신 행복감이 충만한 허상의 세계로 새롭게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얼마든지 언제든지 가능하니까.

“사랑하는 마음은 더욱 키우고 미워하는 마음은 더욱 줄이는 마음 수련 방법 열 가지를 정리해 본다.

(···) 다섯째,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균형감을 유지하라. 여섯째, 짜증나게 하는 사람을 관용과 인내심으로 너그럽게 대응하는 것을 연습하라. 일곱째, 남에 대해 나쁜 마음, 미운 마음을 갖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괴로움을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마지막으로 용서하기다. 부당한 대우 때문에 생겨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다.”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을 미워하고 용서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나 자신을 위해서 미움을 내려놓고 용서하라는 내용은 꼭 새겨두고 싶다. 그런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참으로 어리석은 일리라는 생각이 든다.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훨씬 좋은 생각들로 내 마음을 채우고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들로 일상을 함께 하는 것으로도 하루가 부족한데 말이다.

명상이 뇌를 바꾼다를 통한 깨달음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뇌는 부정 편향적1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최근까지도 나 자신이 정말 세상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런 기질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늘 고심하고 있었다.

게다가 기질은 바뀌지 않는 다는 점에 대해서 더욱더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당연하다고 했다. 사실 인간의 본능 중 일부는 현대 인간들에게는 전혀 불필요하거나 그다지 필요가 없거나 오히려 있어서 불편한 경우도 있다는 점은 나 역시 책을 통해 접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심리도 진화된 감정이라는 것은 매우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부정적인 심리는 명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은 우리 뇌의 작용 메카니즘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을 통해 알려준다.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부분은 불교 혹은 인도철학, 인도철학의 영향을 받은 쇼펜하우어의 이론과 일맥상통한다. 인간은 현상 자체를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통해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

물론 인간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이 세상을 매우 객관적인 시선으로 ‘물’ 자체로 인식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 생각은 정말 건방진 생각이었던 것이다.

법륜 스님은 우리 인간은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와 하등 다를 게 없는 존재라고 했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이 뭐라도 되는 냥 존재의 이유를 찾고 괴로워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으로 새롭게 시뮬레이션하는 방법은 긍정적인 경험을 되새기고 부정적인 경험 위에 덧칠을 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식으로 말하자면 명랑함을 장착하고 자잘한 긍정적인 경험을 자주 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삶이란 욕망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라고 했다. 욕망은 충족되지 않으면 고통스럽다. 그런데 충족되더라도 만족감은 짧으며 권태로 고통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엄청난 성취를 바라기보다는 작은 성취를 이루고 만족하고 또 다른 성취를 만들어가는 삶이야 말로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다.

나는 여태까지 내가 읽어왔던 이러저러한 책들에게 내가 얻고 싶었던 답을 본의 아니게 읽게 된 이 책에서 찾았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이렇게 명쾌하게 알려주다니. 무엇보다 명상하는 방법을 쉽고 자세히 알려준다.

횡경막의 오르내림을 느끼며 명상하는 횡경막 호흡 명상, 콧구멍 주변의 차고 나른한 공기를 들숨과 날숨에 느끼면서 하는 마음챙김 호흡명상, 날숨에 열부터 하나까지 거꾸로 세나가는 수식관 호흡명상, 통증 치유를 위한 호흡명상, 우주와 내가 하나로 연결되는 호흡명상, 만트라2 명상 등을 안내 글과 함께 알려준다.

<명상이 뇌를 바꾼다>를 통해 명상이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좋았다. 명상은 내 몸과 마음의 관찰자가 되어 자신을 살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1. 부정 편향이란 부정적인 정보, 사건, 상황을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것보다 더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성향을 말한다. ↩︎
  2. 만트라 혹은 만트람, 진언(眞言)은 “영적 또는 물리적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는 발음, 음절, 낱말 또는 구절을 말하는 것으로 밀주(密呪) 또는 다라니(陀羅尼)라고도 한다. – 위키백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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