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서 미국산 소고기 초이스 등급 꽃갈비살을 사와서 구워 먹었습니다. 요즘 워낙 외식 물가가 비싸, 집에서 이렇게 가끔 구워 먹곤 합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미국산 소고기 등급제를 알아보고 마블링과 품질과의 상관 관계를 요약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직접 구워 먹어본 미국산 꽃갈비살 식감에 대해 솔직한 후기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미국산 소고기 등급제
미국 농무부(USDA)는 마블링과 성숙도 등을 고려해 소고기를 8등급으로 나눈다고 합니다. 최상급은 프라임 등급이고 그 아래로 초이스, 셀렉트, 스탠다드, 커머셜, 유틸리티, 커터이고 최하 등급이 캐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통되는 미국산 소고기는 대부분 상위 3개 등급인 프라임과 초이스, 셀렉트 등급이라고 합니다.
한우와 비교하면 프라임 등급은 지방 함량이 10~13%로 한우 1+등급과 비슷하고, 초이스는 지방 함량 4~10%로 한우 1등급, 셀렉트는 지방 함량 2~4%으로 한우 2-3등급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스탠다드에서 캐너까지는 등급 검사를 받지 않는 소고기이고, 유틸리티 등급부터는 다짐육 등 가공육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프라임은 전체 소고기 중 약 3% 정도만 생산되고, 초이스는 전체 소고기의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마블링에 대한 수요가 그리 높지 않고 마트에서도 초이스 등급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블링과 품질과의 관계
소고기 등급 판정에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마블링입니다. ‘Marbling‘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육류를 연하게 하고 육즙이 많게 하는 지방의 분포를 말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소의 근육 조직에 지방이 골고루 분포할수록 고기가 질기지 않고 연해지기 때문입니다. 마블링이 많을수록 식감이 좋다 보니 수요가 많아지고 덩달아 가격도 비싸집니다.
방목하거나 목장에서 풀을 뜯어먹은 소에서는 마블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송아지 역시 마블링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좁은 축사에 가두어 오랫동안 고칼로리의 사료를 먹인 소에게서 마블링이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즉, 마블링은 소에게도 좋지 않은 체지방이고 사람에게도 좋지 않은 지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블링이 많을수록 식감이 좋고 가격이 비싸지는 현상은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마트 초이스 꽃갈비살 식감
이번에 이마트에서 구입한 꽃갈비살은 미국산 소고기 초이스 등급이니 지방 함량 4~10%의 한우 1등급과 비슷한 고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꽃갈비살은 소의 갈비뼈 중앙 부분에 위치하여 갈비 부위의 근육 중 가장 운동량이 적어 육질이 부드럽고 마블링이 촘촘히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소의 갈비뼈는 13개로 1번에서 5번까지를 본갈비, 6번에서 8번까지를 꽃갈비, 9번에서 13번을 참갈비라고 지칭합니다.
가격은 100그램당 8,980원 정도입니다. 314그램에 28,197원을 주고 샀으니까요. 한우 1등급 꽃갈비살이 100그램당 28천원 정도 하니까 한우보다 가격은 약 1/3 정도 싼 셈입니다.
그럼 식감은 어떨까요? 육질의 부드러움만 따졌을 때, 미국산 소고기 꽃갈비살은 한우 꽃갈비살에 비할 바는 못 되고 한우 등심보다 조금 더 나은 식감이었다고 할까요? 제 경우에는 가격은 한우 등심보다 조금 저렴하고 식감은 조금 더 낫다고 느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미국산 등심의 경우에는 복불복인 것 같습니다. 운이 좋으면 식감이 부드러운 고기를 만나고, 뽑기를 잘못하면 고기가 질기면서 특유의 누린내가 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료를 먹지 않고 풀을 뜯어 먹고 자란 소에게서 누린내가 나므로 건강에는 좋겠다고 할 수 있겠으나 식감이 별로인 건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입맛이 한우에 길들여져 있다 보니 미국산 소고기에는 아무래도 손이 잘 가지 않습니다. 이러한 정서와는 달리 작년에는 우리나라가 미국산 소고기 1위 수입국이 되었다고 합니다. 취향에 따라 잘 선택해서 맛있게 드시면 되겠습니다.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은 미국산 소고기 25만8천759톤(24억5천600만달러, 한화 약 3조 600억원)를 수입하여 2021년도에 이어 2년 연속 전세계 1위를 차지했다.
– 미국 농무부와 육류수출협회(USMEF), 2023년 1월 10일자.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