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의 행복>(나무의 마음, 2016)은 몸과 마음이 우울하고 지칠 때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내 삶은 왜 이 모양 이 꼴이고, 내가 맺은 관계들은 왜 하나 같이 나를 힘들게 하며, 세상은 왜 나에게만 불공평한 걸까?
그런 기분이 들 때 <법륜 스님의 행복>을 읽으면 작은 위로를 느낄 수 있다. 그간 행했던 강의나 즉문즉설한 사례들을 인용하면서 왜 우리가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지, 비유를 들어가며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읽기가 수월하다.
목차를 보면 구미가 많이 당긴다. 이 책은 ‘1부 왜 내 삶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까, 2부 감정은 만들어진 습관, 3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법, 4부 남의 불행 위에 내 행복을 쌓지 마라, 5부 어제보다 오늘 더 행복해지는 연습’, 총 5 부로 구성되어 있다.
행복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스님의 말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세상사 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달려 있고 행복 또한 우리의 마음 가짐에 달려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법륜 스님에 의하면, 우리는 잘난 존재가 아니라 모두 풀 같고 개미 같은 존재이다. 이 세상 모든 존재는 부족한 것도 아니고 넘치는 것도 아니다. 존재는 다만 존재일 뿐이라고 한다. 특별할 것 없는 존재인데 자꾸만 자기는 특별하다고 생각하니까 불행해 진다는 거다.
그러니까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 낮추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소박한 가르침이다. 타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나는(너는) 이런 사람이 돼야 한다, 나는(너는) 실수하면 안 된다”는 강박 관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얘기다.
자신(타인)에 대한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은 사람일수록 현실에서 실망할 확률이 더 높다. 내(너)가 이 것 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나 하는 자괴감도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할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도 상대방에게 실망하거나 분노할 경우가 많다.
세상을 살다 보면 관계에서 비롯되는 괴로움이 가장 큰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같이 있고 싶어도 헤어져야 하는 경우가 많고,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같이 있기 싫은데도 같이 생활해야 하는 일이 다반사인 게 세상 이치다. 일이 어려운 게 아니라 사람이 어려운 거다.
이에 대해 법륜 스님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두 가지이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현실에서 막상 부딪치면 실천하기 굉장히 어려운 삶의 지혜이기도 하다. 필사하는 기분으로 인용해 둔다.
인상 깊었던 구절
첫째, 서로 다름을 인정하기입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게 되면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내가 옳고 네가 틀리다”는 뜻도 아니고 “네가 옳고 내가 틀리다”는 뜻도 아닙니다. 그냥 “우리는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한다는 거예요.
이렇게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는 것을 존중한다고 합니다. 이때 존중이란 옳고 그름을 가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거예요.
둘째는 이해하기입니다. “저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이해하는 거예요. 아이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남편 입장에서는, 아내 입장에서는, 일본 사람 입장에서는, 북한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구나! 이것이 이해하기에요.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고 이해하기. 이것이 모든 인간관계 맺음에서 가장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인간관계를 맺을 때 이 두 가지를 명심한다면 갈등의 대부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법륜 스님의 행복 119 – 120쪽
법륜 스님의 행복 독후감
이 책의 첫 페이지에는 법륜 스님이 손글씨로 법구경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 서명해 놓았다.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
그러나 나는 이 잠언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사람의 일이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불행을 벗어날 때가 없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기는 아무리 안전 운전을 했더라도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공교육조차 마치기 어려운 게 작금의 현실이다.
행복도 불행도 모두 개인 탓으로 돌려 버리면 그 개인을 위축시키고 더 불행한 상태에 빠지게 한다. 사회경제적 토대에 대한 치밀한 성찰 없이 그저 모든 것이 자기 생각 하기 나름이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가 될 수 있다. 바로 종교의 한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책은 마음 수양을 하고 마음의 품을 넓히는 데는 유효한 읽기 텍스트가 된다. 세상은 그러할지라도 늘 품이 넓은 마음가짐으로 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매 순간 자신에게 충실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럴 때 이 책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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