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때 보일러 온도 조절기(중앙 룸콘)가 먹통이 되어 생 고생을 했다. 재작년에 퓨즈가 터져 서비스를 받았던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직접 교체하기로 했다. 싱크대 아래에 있는 보일러 제어판을 힘들게 열고 퓨즈를 교체하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온도 조절기에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어차피 다시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면, 퓨즈와 고장난 구동기도 같이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설 연휴가 끝나고 부품사에 전화를 했지만 부품 조달까지 약 2주가 걸린다고 했다. 약 2주 동안 보일러 본체의 전원 버튼을 끄고 켜고를 되풀이하며 밤을 새다시피 했다.
보일러 퓨즈 고장이 나는 이유
보일러 퓨즈가 고장이 나는 이유는 다양한데, 싱크대 아래에 있는 보일러 제어판에 물기가 들어가서 스파크를 일으키거나 전원 공급 불안전 등으로 일시적으로 과전류가 흐르기 때문이라고 린나이 본사에서는 안내했다. 참고로 우리 집 보일러 모델은 린나이 <RICH-02S>이다.
그런데 10년 넘게 퓨즈가 터진 일이 한 번도 없는데, 1년 걸러 보일러 퓨즈가 나간다는 것은 보일러 제어기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재작년에 고장이 나 있었던 구동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일러 구동기 고장 원인
보일러 구동기가 고장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장시간 사용으로 모터가 마모되었거나 순환 펌프와 밸브 문제 또는 기타 베어링 및 기계 부품 마모 등을 꼽을 수 있다.
싱크대 밑이라 습해서 전기 부품이 부식이 되거나 누전이 발생할 수도 있고 과열 방지 기능으로 온도 센서가 오작동을 일으켜서 구동기가 고장이 날 수도 있다.
구동기가 고장이 나면, 물이 막혀서 흐르는 듯한 소리와 보일러가 가동되지 않을 때도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소음이 들린다. 처음에는 고장이 난 줄 모르고 그런 소리가 원래 나는 줄로만 알았다. ㅠ
그리고 구동기의 스위치가 돌아가지 않게 되어 열린 채로 있거나 닫힌 채로 있게 되어 난방을 항상 하거나 난방이 되지 않는 상태가 된다.
보일러 퓨즈 및 구동기 파는 곳
보일러 퓨즈 파는 곳
보일러 퓨즈는 인터넷에서 쉽게 살 수 있고 근처 철물점에서도 살 수도 있다. 나는 공구 상가에 있는 전기 철물점에서 5개가 들어 있는 국산 퓨즈를 천원에 샀다. 중국산은 몇 십 원 짜리도 있었는데 그냥 국산을 샀다.
다만 보일러 퓨즈를 살 때는 보일러 제어기에 꽃혀 있던 퓨즈와 같은 제품을 사야 한다. 보일러 퓨즈는 대개 250V 2암페어 또는 250V 3암페어인ㄷ, 우리 집 퓨즈 규격은 250V 3암페어였다. 퓨즈 옆면에 보면 작게 표기되어 있다.
보일러 구동기 파는 곳
오래된 보일러이라면 구동기는 보일러 제조업체와 부품 회사가 다를 수 있다. 우리 집 보일러는 2011년도에 설치했는데, 그 당시 린나이는 자체적으로 구동기는 만들지 않고 코텍이라는 회사의 제품을 썼다고 한다.
린나이 보일러의 구동기를 교체하려면 구동기와 제어기, 각방 온도 조절기를 셋트로 교체해야 되고 가격도 80만원 넘게 했다.
그래서 구동기는 기존 코텍의 제품을 쓰기로 하고, 전화 상담을 하니 개당 3만원, 출장비 3만원이라고 해서 서비스 신청을 했다.
보일러 퓨즈 셀프 교체하는 방법
보일러 온도 조절기가 아예 먹통이 되었다면 보일러 제어기의 퓨즈가 나갔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보일러 제어기는 보통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싱크대 밑 부분에 설치되어 있다. 퓨즈를 교체하려면 일단 보일러 제어기를 덮고 있는 케이스를 열어야 한다.
우리 집 보일러 제어기 케이스는 웬일인지 두 개의 나사만 꽂혀 있고 두 개는 어디론가 도망가고 없었다. 아마도 재작년에 퓨즈 교체할 때 기사 님이 떨어뜨렸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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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어기 케이스를 열고 안을 들여다 보니 대충 난감했다. 퓨즈는 위 사진의 빨강색 네모 상자 안에 들어 있는데, 그 앞쪽에 배관 선이 복잡하게 가로막고 있어서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 틈으로 내 손가락으로 아예 들어가지 않았고, 아내의 손가락은 겨우 들어가기는 했으나 퓨즈를 꺼내는 데는 실패했다. 우리 집에서 손가락이 가장 가느다란 딸이 귀가해서 퓨즈를 꺼내고 새 것으로 갈아 끼우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퓨즈를 교체했는데도 온도 조절기는 여전히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고 먹통이었다. 퓨즈를 잘못 꽂았거나 교체 과정에서 퓨즈가 또 나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교체 과정에서 퓨즈 2개는 구동기 아래 공간으로 떨어뜨려 꺼내지 못했다)
보일러 구동기 교체 후기
보일러 제어기 케이스는 그대로 열어 둔 채로 여러 날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코텍 기사 님이 왔다. 오자마자 퓨즈를 보고 제어기를 이리저리 만져 보더니 전원이 들어오는데요? 했다.
거실에 있는 온도 조절기(중앙 룸콘)를 보니 거짓말처럼 온도 조절기에 전원이 들어와 있었다. 그때 기사 님이 한 말씀 했다.
퓨즈는 교체한 게 맞는데, 제어기 전원 스위치를 켜지 않으셨네요.
아뿔싸! 제어기 전원 스위치는 아래 사진의 노란색 동그라미에 붙어 있었다. 위의 사진 위치에서는 전원 스위치는 보이지도, 손으로 만질 수도 없었던 것이다.
기사 님은 능숙한 솜씨로 제어기부터 뜯어내 오른 쪽 위로(아래 사진의 화살표 쪽) 옮겨 달아 놓고 구동기 교체 작업을 했다. 아래 사진의 녹색 네모 상자가 원래 제어기가 붙어있던 위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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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보일러 구동기는 6개였다. ①, ②가 안방, ③이 방2, ④가 거실, ⑤, ⑥이 방3에 배정되어 있었고, ①, ②, ③, ⑤번 구동기가 고장이 나 있었다.
그래서 구동기 4개를 교체하게 되었는데, 구동기 4개 12만원, 출장비 3만원해서 교체 비용은 총 15만원이었다.
작업 과정을 지켜보니 구동기도 셀프 교체가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그런데,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하면 선을 연결하기가 헷갈릴 것이고, 우리 집 처럼 제어기가 손이 잘 들어가지 않는 곳에 설치되어 있다면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
기사 님이 제어기 케이스를 다시 덮으려고 나사를 박는데 애를 먹었다. 플라스틱이 오래되어 기름기가 다 빠졌다고 하면서 검은 테이프로 보완을 했다.
제어기도 너무 낡아 보여 제어기만 교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코텍 역시 세트(구동기와 제어판, 온도 조절기)로만 교체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린나이에 비해 가격만 절반 정도일 뿐 도진개진이었다. ㅠ
보일러 퓨즈 및 구동기 교체 시 주의사항
전기 제품을 만질 때는 전원을 차단하는 것은 필수이다. 퓨즈나 구동기 교체도 전원을 꼭 차단하고 작업해야 안전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구동기가 고장이 난 것을 발견하면 바로 교체할 것을 추천한다. 구동기가 고장이 난 상태로 보일러를 가동하면 아무래도 과전류 등 다른 부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재작년 린나이 기사 님이 왔을 때 퓨즈가 구동기 고장으로 나갈 수 있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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