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형의 <변화 너머>(메디치미디어, 2021)는 시스테믹 관점에서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기술들이 이끌어갈 미래 전망서입니다. 특히, 10년 기술혁신 주기와 20년 세상변화 주기에 따라 2040년까지 혁신 기술들과 문화를 예측하는 저자의 관점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저자 김동형은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기술혁신 이론을 공부하고 LG경제연구원, 알서포트에서 IT 관련 연구, 컨설팅, 전략기획 업무를 하면서 혁신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탐구하고 <변화 너머>를 통해 2040년까지 대략적인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와해성 혁신을 하라
시스템 관점에서 혁신에 접근하는 시스테믹 혁신 프레임에 따르면 10년 기술혁신 주기와 20년 세상변화 주기를 가진다고 합니다. 세상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기술을 와해성 혁신이라 하고, 그 혁신 기술을 10년간 고도화하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기술을 존속적 혁신이라고 합니다.
시스템 관점을 이동통신 기술 세대 진화에 대입해 보면 1G는 1980년대, 2G는 1990년대, 3G는 2000년대, 4G는 2010년대, 5G는 2019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는데요. 10년마다 새로운 기술이 나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세상을 완전히 바꾸는 와해성 혁신은 1G, 3G, 5G이고, 2G, 4G, 6G는 존속 혁신에 해당된다는 설명입니다. 즉 세상은 와해성 혁신이 나오는 20년마다 완전히 변했고, 지금은 5G가 이끌 새로운 미래가 우리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렇다면 5G기술은 이전 세대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5G의 기술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은 5G 환경에서는 4G보다 최대 20배 정도 더 빠르게, 최대 500배 정도 많은 100만 개/㎢ 기기까지 실시간으로 연결이 가능하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곧 메타버스 등의 확장현실과 공장 자동화와 원격 수술, 완전한 자율 주행 등을 가능하게 합니다. 저자는 5G가 가져올 새로운 세상의 테마를 확장 현실의 X, 사물 인터넷의 I, 인공지능의 A를 모아 ‘XIA’로 정의했습니다. <변화 너머>에는 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해 보세요.
5G에서는 클라우드가 콘텐츠와 서비스의 성능과 품질을 결정하게 되면서 스마트폰 OS 기능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 현실과 다름없는 실감 콘텐츠의 생산과 확산, 보현화로 확장 현실이 활짝 꽃피는 세상이 될 거라고 말합니다.
금융과 상거래 서비스의 디지털화와 가상화는 물론이고 온라인 쇼핑몰은 가상공간에 입점하고 24시간 쉬지 않는 무인 배송도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글로벌 클라우드는 경쟁이 치열한데요, 인프라 시장 점유율을 보면, 전통의 강자는 아마존(점유율 31.7%)이지만 최근 MS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여 시장 점유율이 19.1%가 되었습니다. 그 뒤로 구글 6.6%, 알리바바 5.1%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MS는 홀로랜즈로 확장현실 시장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고, 메타(구. 페이스북)는 오큘러스 퀘스트와 호라이즌을 통해 확장 현실에 대응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애플은 1,000명 규모의 엔지니어로 확장현실팀을 꾸리고 HMD 타입과 글래스 타입의 하드웨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마트폰 없는 세상이 온다.
저자는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플랫폼으로 확장현실을 꼽았습니다. 5G는 확장 현실을 구현하는데 필수적인 데이터 속도와 안전성을 지원하게 되고, 3차원 360도 콘텐츠는 가상의 공간이 더 현실적으로 보이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5G 기술은 연결의 주체가 사람에서 사물로 확대가 가능하여 사물들이 소통하는 세상이 다가올 거라고 합니다. 이미 우리 주위에는 로봇청소기나 냉장고 등이 저급한 수준에서 사람과 소통하고 있으나 근미래에는 사물들끼리 사람처럼 소통하는 사물의 세상이 온다는 것이지요. 조금 끔찍하긴 합니다.
스마트폰리스 세대와 만나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나 변화라고 할지라도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지 못한다면 발전은커녕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할 것입니다. 처음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전화하고 문자만 보내면 되는데 스마트폰이 굳이 왜 필요하냐고 했습니다.
저자는 태어날 때부터 온라인 가상 공간에 접속하는 생활이 일상화된 MZ 세대가 스마트폰 리스 세상을 주도적으로 리드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MZ세대는 빠른 포기와 전환을 할 줄 아는 변신의 귀재이자 소유보다 경험에 익숙하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를 더 빠르게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단 MZ 세대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은 전화 통화보다는 앱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코로나19로 인하여 반강제적으로 직접 만나는 것보다 비대면이 더 편한 방식이라는 걸 경험한 바 있습니다. 저자가 예견하는 대로 사람이 아닌 콘텐츠, 오히려 사물과 능숙하게 소통하는 시대가 점점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없는 세상 언젠가 온다
메타버스는 공상과학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 언급된 말이라고 합니다. 메타버스는 나를 대신할 아바타가 활동하는, 실제처럼 구현된 가상의 세상을 메타버스라고 합니다.
<변화 너머>는 사람들이 메타버스라는 가상 속에서 일하고 생활하게 되면 복잡하게 도시에서 모여 살아야 할 이유가 점차 없어지는 미래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복잡한 대도시가 해체되고 저밀집 경제의 원격 사회로 전환되어 새로운 로컬 문화들이 성장하리라 전망합니다. 그렇게 되면 정말 좋겠습니다.
끝으로 저자는 메타버스와 사물 인터넷이 끊임없이 쏟아내는 데이터가 인공지능과 접목되어 세상을 지배하는 가치를 가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NFT의 사례에서 보듯 블록체인은 데이터 경제의 신뢰성을 보장하면서 데이터 경제와 함께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므로 계속 관심을 기울여 나갈 것을 독자들에게 조언합니다.
저자가 예측하고 있는 2040년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이긴 합니다만, 신기술이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뻗어나갈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금 당장은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도 없지만, 스마트폰 있는 세상을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그것도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신기술과 미래 전망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변화 너머>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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