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과 케네디가 각각 100년을 간격으로 하원의원과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두 사람 모두 금요일에 총을 맞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이 외에도 섬뜩한 우연의 일치가 너무 많다.
에드워드 B. 버거와 마이클 스타버드의 <수학재즈>(승영조 옮김, 승산, 2009)에는 이러한 링컨 대 케네디의 공통점들에 얽힌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우연의 일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수학적 확실성을 설명하기 위하여 공저자들이 인용한 사례다.
링컨과 케네디의 공통점
링컨이 처음 연방의회 의원이 된 것은 1847년이다. 존 F. 케네디는 1947년이다. 링컨이 대통령이 된 것은 1861년이다. 존 F. 케네디는 1961년이다.
링컨의 비서 성씨는 케네디였다. 케네디의 비서 성씨는 링컨이었다.
링컨의 뒤를 이은 앤드루 ‘존슨’이 태어난 것은 1808년이다. 케네디의 뒤를 이은 린든 ‘존슨’이 태어난 것은 1908년이다. 링컨을 암살한 존 윌크스 부스가 태어난 것은 1808년이다. 케네디를 암살한 리 하비 오즈월드가 태어난 것은 1908년이다.
링컨이 저격당하기 일주일 전에 있던 곳은 메릴랜드 주 먼로이다. 케네디가 저격 당하기 일주일 전에 있던 곳은 …… 음 마릴린 먼로 옆에 있었다.링컨과 케네디는 모두 금요일에 사망했다.
섬뜩한 우연의 일치이다. 그래서 과연 사실일까라는 생각도 든다. 유명했던 두 명의 대통령에게 이런 무시무시한 유사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혹시 딴 세계에서 보낸 섬뜩한 초자연적 메시지일 거라는 생각마저 든다.
수학재즈
<수학재즈> 저자들은 링컨과 케네디 사이의 이러한 공통점은 고삐 풀린 우연의 일치라고 설명한다. 이책에는 우연의 일치와 카오스, 프랙탈, 4차원, 무한대 등 묵직한 수학 주제들을 흥미진진한 사례로 들어가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묘한 방정식이나 공식들에 질려버린 사람들이라면 이 책으로 수학에의 흥미를 다시 점화 할 수도 있겠다. 버거와 스타버드는 수학을 흥미롭게 만드는데 탁월한 이야기꾼들이다. 유익하고 지적이며 발칙하다.
무거운 개념을 가볍게 풀어낸 이 책을 통해서 통계의 놀라움과 저자들이 말한 ‘파란만장한 인생 항해를 위한 아름답고 감동적인 등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불확실성과 뒤틀림으로 가득 차 있는 일상에서 수학적 사고방식은 우리의 일상 세계를 더 깊이 관조할 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수학재즈>는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통찰을 안겨 준다. 어른들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수학과 통계의 세계에 재미있게 입문할 수도 있겠다.
기막힌 우연의 일치를 하나 덧붙인다.
“그래도 그것은 돈다!”(Eppur si Muove, 즉 지구는 태양 둘레를 돈다)라는 말로 유명한 갈릴레오는 지구를 태양의 궤도상에 붙잡아두는 커다란 힘(중력)의 본성까지는 파악해내지 못한 채 1642년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천체 운동의 진정한 본성인 중력의 존재를 증명하는 천재 수학자 아이작 뉴턴이 1642년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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