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치유하는 뇌, 신경가소성 뜻과 임상사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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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먼 도이지(Norman Doidge)의 <스스로 치유하는 뇌>(원제: The brain’s way of healing)는 신경가소성을 치료에 활용하면 만성 통증을 완화할 수 있고 파긴슨 증후군을 앓더라도 운동 능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 등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2018년 출판사 동아시아에 의해 우리나라에 번역 출판되었다가 2023년 출판사 히포크라테스에서 재출간했다. 이는 뇌 건강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먼 도이지 프로필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로, 뉴욕의 콜롬비아대학교 정신분석 훈련과 연구센터, 토론토대학교의 정신의학과 교수이다. 또한 작가, 평론가,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자의 전작 『기적을 부르는 뇌』(원제:The Brain that Changes Itself)는 신경가소성을 대중적으로 소개한 베스트셀러로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신경가소성(뇌가소성) 뜻

신경가소성(神經可塑性, 영어: neuroplasticity)이란 성장과 재조직을 통해 뇌가 스스로 신경 회로를 바꾸는 능력을 말한다. 쉽게 말해 인간의 두뇌는 학습이나 훈련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합하게 변화해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저자는 <스스로 치유하는 뇌>에서 뇌졸중이나 부상, 질병으로 인해 뇌가 망가지더라도 뇌의 신경가소성으로 뇌의 다른 신경 연결망들이 망가진 부위를 대체함으로써 정상적인 기능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스스로 치유하는 뇌 주요 내용

뇌과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약 869억 개의 뇌세포를 가지고 태어나, 빨기와 울기 같은 본능들은 고정 배선하고 그 외에는 걷기나 수영 같은 기술들은 살아가면서 내재화하는 ‘생후 배선 livewired’ 전략을 취한다고 한다.

저자는 뇌의 신경가소성과 생후 재배선에 관심을 집중하여 그러한 사례들을 광범위하게 찾아 연구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희망이라고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었던 환자들이 문자 그대로 기적같이 회복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예컨대, 10년째 만성 통증에 시달린 잰 샌딘은 자신의 뇌 그림을 떠올리면서 통증에서 벗어났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좀 믿기 어렵지만 시각적 신체상을 바꾸면 통증 회로가 변경되어 통증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남아프리카에 사는 존 페퍼는 30대 중반 파킨슨병이 발병했다. 일반적으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줄어서 생기는 증상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파킨슨병 환자들에겐 도파민과 유사한 물질인 레오도파라는 약을 처방하여 증상을 완화시킨다. 존 페퍼는 ‘걷기’라는 적당한 운동을 통해 이 도파민의 자발적 분비를 유도한다. 퇴화하던 신경계는 운동을 통해 새로운 세포가 발달하고, 뇌 회로의 소통을 향상시킨다. 파킨슨병 환자인 존 페퍼는 산을 오를 수 있을 만큼 민첩한 운동능력을 다시 얻었다.”(본문 중에서)

저자는 이 외에도 빛, 소리, 진동, 전기, 동작 등을 활용하여 파킨슨병이나 치매, 뇌졸중, 시력 상실, 난독증 등을 회복한 사례들도 소개한다. 

<스스로 치유하는 뇌>를 읽으면서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는 이 책을 읽고 활용할 만한 구체적인 치료 방안은 없어 보인다.

다만, 뇌과학이나 신경과학을 연구하시는 분들에게는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임상 사례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의 뇌는 쭈글쭈글하고 1.4킬로그램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획득한 에너지원의 20퍼센트를 사용하면서 죽을 때까지 쉼 없이 일한다. 저자는 이러한 인간의 뇌가 신경가소성으로 치유 잠재력이 숨겨져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이 책은 과학이 아닌 대체 의학이라고 의심할 만한 주장도 담고 있다. 저자는 “나는 여전히 기적을 믿으며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러한 환자들의 사례들을 많이 소개했다.

저자는 “터무니없이 들릴지 모르지만”라는 말을 자주 썼다. 저자의 말대로 터무니없이 들리는 사례들이 많아 당혹스러웠다.

예를 들면 마음속으로 심상화를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만성 통증을 극복한 환자, 몸을 가볍게 매만지는 것으로 동작 장애를 치료하는 의사의 사례들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을지 의문스럽다.

그럼에도 <스스로 치유하는 뇌>에서 읽은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위에서 인용한 “퇴화하는 신경계는 운동을 통해 새로운 세포가 발달하고, 뇌 회로의 소통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뇌가소성을 일반인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도 일차적으로 운동이나 훈련을 규칙적으로 꾸준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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