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변화를 이기는 투자, 주식투자 고전 추천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50년 동안 발간된 투자서적 가운데 정말로 좋은 책은 대여섯 권에 불과하다. 이 책은 그런 고전의 반열에 마땅히 들어갈 책이다”라고 극찬한 책이 있다.

버튼 G. 맬킬의 <시장변화를 이기는 투자>(이건 옮김, 국일증권경제연구소, 2009)가 바로 그 책이다. 이 글에서는 이 책에서 다룬 그의 투자 전략들을 소개한다.

저자 버튼 맬킬(Burton G. Malkiel) 프로필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부 석좌교수와 케미컬은행 회장을 역임했다.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뱅가드 투자그룹과 프루덴셜 금융회사 등 주요 기업들의 투자 자문에 참여했다.

<시장변화를 이기는 투자> 1973년 초판 출판한 맬킬 교수는 랜덤워크 신봉자로써 2007년까지 9판을 거듭하며 효율적 시장 이론을 전파하고 건강한 투자 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힘썼다.

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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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변화를 이기는 투자 주요 내용

이 책은 개인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사항들이 광범위하게 망라되어 있다. 주식투자는 물론, 보험에서 소득세법까지 다루고 학계의 투자 이론에 대한 검토와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장기 투자전략을 제안한다.

저자는 특히 은퇴자들을 위한 자산관리 전략들을 정리하고 투자의 세계에서 행동경제학자로부터 배워야 할 인사이트도 소개한다. 행동경제학자들의 통찰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하면 좋다.

효율적 시장 가설과 그 적들

그간 투자 분야는 효율적 시장 가설과 그 반대 세력들이 격렬하게 논쟁하면서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 효율적 시장 가설을 간략히 정리하면 ‘시장은 새로운 정보를 신속하고 완벽하게 반영한다. 따라서 그 누구도 매매를 통해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대박을 터트리기 위해 시장을 조사하고 기업을 분석하는 일은 그야말로 무의미한 일이 된다. 버튼 G. 맬킬의 주장의 핵심을 요약하면 이렇다. 

“투자자는 개별 종목을 사고팔거나 적극적 운용 펀드에 투자하는 것보다 인덱스펀드에 장기 투자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주가는 매우 효율적으로 형성되므로 눈을 가린 원숭이가 신문 경제면에서 화살을 던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도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포트폴리오 못지않은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실제 원숭이들이 펀드매니저들을 이겼다는 실험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버튼 G. 맬킬이 지난 35년 간 역사적인 자료를 분석해 보니까, 3분의 2가 넘는 전문 펀드매니저들이 S&P500 인덱스펀드의 실적을 따라가지 못했다. 전문가들의 투자 실적이 원숭이를 따라가지 못한 것은 그저 우스개 소리가 아니라 지난 35년 간의 주식시장의 역사가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시장변화를 이기는 투자>를 읽고 나면 경제 TV나 유튜브에서 내일의 주가를 무당처럼 다 아는 듯 떠들어대는 차트쟁이나 분석가들이 딱하고 불쌍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지적으로 미성숙하거나 사기꾼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기술적 분석으로도 기본적 분석으로도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기 어렵다면 개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투자 자산을 관리해야 할까? 

버튼 맬킬의 생애주기 투자 길잡이

이에 대한 버튼 맬킬의 해답은 간단하다. 다양한 종목군에 폭넓게 분산된 인덱스펀드를 사서 장기 투자하라는 것이다. 워렌 버핏은 이 원칙을 다음과 같이 간명하게 남겼다.

“내가 죽으면 재산의 90%는 S&P500 인덱스펀드에, 나머지 10%는 미국 국채에 투자하라.”

– 워렌 버핏이 2013년 작성한 유언서

특히 저자가 <시장변화를 이기는 투자>에서 제시하는 ‘생애주기 투자 길잡이’는 개인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자산배분 전략으로 삼아도 좋을 정도로 단순하고 명쾌하다.

구분20대 중반30대 ~ 40대50대60대 ~
주식65605035
채권202532.540
부동산101012.515
현금55510
※ 생애주기 투자지침 : 투자와 저축 배분을 위한 권고사항(436-437쪽) 재구성

이외에도 버튼 G. 맬킬은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를 세밀하게 제시한다. 은퇴자들을 위해서는 은퇴 자금을 직접 관리하는 방법으로서 ‘4.5퍼센트 해법’을 제안한다. ‘4.5퍼센트 해법’이란 매년 은퇴 자금의 총가치에서 4.5퍼센트 이내로 지출하라는 것이다. 

저자가 4.5퍼센트로 한정하는 이유는 앞으로 주식의 장기 수익률이 연평균 7.5퍼센트로 예상되므로 주식과 채권이 50 대 50으로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대략 연 6.5퍼센트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고,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2퍼센트라고 가정하면 은퇴 자금의 가치가 구매력을 유지하려면 매년 2퍼센트씩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6.5-4.5=2.0)

참고로 저자의 분석에 의하면, 1926년 이래 주식 수익률은 연평균 10.5퍼센트였고, 역사적 강세장이었던 1982년에서 2000년초까지는 연평균 18.3%였다고 한다.

맬킬의 ‘4.5퍼센트 해법’은 파이어족들의 ‘안전한 인출률’ 4퍼센트 법칙보다 0.5퍼센트 포인트 높다. 안전한 인출에 대해서는 ‘스콧 리킨스의 파이어족이 온다, 뜻과 현실 문제점’에 정리되어 있다.

저자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미국 시장은 상승한 해가 36년, 보합이었던 해가 3년, 하락한 해는 겨우 15년 있었다. 따라서 주식 대신 현금을 보유해서 성공할 확률은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주식 투자는 생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맬킬 버튼 교수 주장이다.

투자의 세계에서 먼저 해야 할 일

투자 세계에 입문할 때는 대박 종목이 무엇일까 고민하기보다 어떤 투자 서적을 읽느냐가 더 중요한 시기이다. 처음부터 좋은 책들을 두루두루 접해서 균형 잡힌 안목을 길러야 한다.

그 다음에 할 일은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정립하는 일이다. 투자 분야는 크게 3개의 세계로 돌아간다. 기본적 분석(가치 분석)과 기술적 분석(차트 분석), 그리고 효율적 시장 가설(EMH : Efficient Market Hypothesis)이다.

어떤 진영에 가담 하느냐에 따라 투자 성과는 극명하게 갈린다. 투자에 나서기 전,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세계를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은 아무리 양서라고 하더라도 비판적으로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켄 피셔 투자이론’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맬킬의 투자 전략도 한국 시장과는 괴리감이 있다는 것을 유념하고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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