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이더>(1999)는 내부 고발을 소재로 한 언론과 거대 기업, 그리고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던지는 마이클 만 감독의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제72회(2000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촬영상, 편집상, 음향상 등 7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인사이더 줄거리
영화가 다루는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흡연으로 피해를 입은 50만 명이 ‘브라운 & 윌리엄슨사와 필립 모리스’ 등 5개의 메이저 담배 회사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합니다.
1969년까지만 하더라도 담배 제조회사들은 흡연에 대한 경고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소송의 쟁점은 경영진들이 담배의 강한 중독성과 인체에 끼치는 치명적인 유해성을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영화 <인사이더>는 ‘브라운 & 윌리엄슨’의 연구 개발부 부사장으로 있었던 제프리 위건(러셀 크로우 분) 박사가 PD인 로웰 버그만(알 파치노 분)의 격려로 담배 회사의 부도덕성에 대하여 시사 프로램 <60분>에 나와 용기 있는 증언을 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CBS방송의 <60분>은 미국의 탐사 추적 프로그램의 대명사로 손꼽히는데, 영화 <인사이더>는 이 <60분>을 토대로 재구성한 영화라고 합니다.
알 파치노가 <60분>의 프로듀서 로웰 버그만을 연기했고, 러셀 크로우가 미국의 메이저 담배회사인 ‘브라운 & 윌리엄슨’의 연구개발부 부사장 제프리 위건드(Jeffrey Wigand) 역을 연기했습니다.
영화는 <60분>의 PD 로웰 버그만과 담배 회사의 부사장이었던 제프리 위건드 박사를 대비시키며 기나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영화가 소개하는 로웰 버그만은 특종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불사하며 위험을 감수하는가 하면 언론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강직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도자를 섭외하기 위하여 복면에 씌워진 채 어딘지 알 수 없는 아랍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 강단을 보여줍니다.
한편, ‘브라운 & 윌리엄슨’사의 부사장인 제프리 위건드는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는 아리송한 사유로 해고를 당하면서도 퇴직금과 의료보험을 받기 위하여 회사 기밀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각서에 서명을 하고 나옵니다.
물론, 그의 딸이 천식을 앓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그가 부당함에 맞서지 못하고 결국 굴복하고 마는 성격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회사가 그를 해고한 실제 사유는 니코틴의 중독성을 높이기 위해 암 유발 등 인체에 극도로 유해한 화합물을 사용하는 걸 그가 반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영화는 로웰 버그만의 설득과 제프리 위건드의 갈등이 밀도 있게 그려지면서 긴장감을 더합니다.
제프리 위건드가 회사 기밀을 언론사에 제보하려는 것을 알아차린 회사 경영진은 그가 기밀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법원에서 ‘함구 명령’을 받아내 그를 압박하기 시작하고 심지어 살해 협박까지 서슴치 않습니다.
거대 기업의 농간에 의해 제프리 위건드의 가정은 풍비박산이 나버립니다. 더 이상 그는 담배 회사에 취업을 할 수 없었고, 아내는 이혼을 하고 떠나갑니다.
영화를 보면서 법원이 제프리 위건에게 왜 함구 명령을 발부했는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법원이 국민 건강보다 회사의 이익을 더 중요시하는 거라는 말밖에 안되는 거잖아요.
법원의 그러한 결정은 누구든지 일단 서명하기만 했다면 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는 회사의 기밀일지라도 무조건 보호해야 된다는 황당한 논리입니다.
그리고 법원은 이 영화도 소송의 평결에 영향이 있다고 하여 배심원들이 이 영화를 보지 못하도록 요구한 담배 회사의 요청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법원의 논리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영화 <인사이더>가 당시 웨스팅하우스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던 CBS 경영진이 담배 회사와 소송에 휘말릴 것을 두려워하여 <60분>의 진행자 월러스와 총제작자 돈 휴잇에게 압력을 가해 방송을 취소하게 만든 치부들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법원이 함구 명령과 배심원들에게 이 영화의 시청 금지를 한 것을 보면, 그 당시 미 법원에도 사법 농단이 있었지 않았나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습니다.
인사이더 결말
로웰 버그만도 회사에서 내부 고발자로 몰리며 위기에 처합니다. 암울한 분위기가 영화를 지배하지만 우리는 이 소송의 결과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마이크 만 감독은 이 영화를 거대 기업에 맞서는 개인, 제프리 위컨드와 로웰 버그만의 고뇌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알 파치노와 러셀 크로우의 매소드 연기는 거대 기업에 맞서 외로운 개인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의연하게 진실에 다가가는 모습을 잘 재연했습니다.
플로리라주 흡연 피해자들이 낸 소송의 결과는 1999년 7월 7일 피고인 담배 회사가 2,650만 달러를 원고들에게 지급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합니다.
법원의 이 승소 판결에는 아마도 CBS방송의 이 <60분>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됩니다.
거악에 맞서는 개인은 언제나 외롭고 두렵다는 것을 이 영화는 말해줍니다. 하지만 용기를 잃지 않는 이상, 진리는 마침내 승리한다는 것도 이 영화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4년 4월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를 상대로 533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은 패소했으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상태라고 합니다.
에필로그
엔딩 크레딧에 의하면, 영화에서 한 고등학교에서 화학 교사를 하고 있었던 와이갠드는 1996년 켄터키 주 올해의 교사에 선정됐으며 현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로웰 버그만은 PBS 프론트 라인의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 저널리즘 대학원 과정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합니다.
인사이더 출연진
- 알 파치노 – 로웰 버그먼 역
- 러셀 크로우 – 제프리 와이갠드 역
- 크리스토퍼 플러머 – 마이크 월리스 역
- 필립 베이커 홀 – 돈 휴잇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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