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을의 전설 줄거리와 결말, 사랑과 운명의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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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전쟁과 사랑이 잘 어우러진 고전 영화 한 편을 소개합니다. 에드워드 즈윅이 연출한 <가을의 전설>은 영화 내내 금발 머리를 출렁이며 우수에 찬 눈빛으로 광활한 대자연을 방황하던 브래드 피트라는 배우를 세상에 각인시켰던 작품입니다.

1994년 제작된 가을의 전설은 전세계에 개봉하였고, 우리나라는 1995년 3월 개봉하였습니다. 팬의 가슴에 강렬한 여운이 오래도록 남겼던 이 영화는 올해 10월에 재개봉되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배경

이야기는 1913년,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전, 미국 몬태나주에서 시작됩니다. 영화 내내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은 영화의 촬영지 캐나다의 로키산맥에서 건져 올린 그림 같은 배경들입니다.

광활한 대자연과 함께 가을의 전설 OST ‘The Ludlows’가 영화의 진한 서사를 물들입니다. 제임스 호너의 테마곡은 클라리넷의 깊은 울림이 부드러운 바이올린 선율과 피아노의 건반을 타고 흐르며 브래드 피트가 연기하는 운명의 서사에 빠져들게 합니다.

가을의 전설 원제는 ‘Ledends of the Fall’입니다. 짐 해리슨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Fall은 가을의 뜻도 있지만 ‘추락’이나 ‘타락’의 뜻도 있습니다. 원작 소설은 타락의 의미로 쓰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 스웨덴만 가을을 오역했다지만, 이는 오역이라기보다는 마케팅 의도도 다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 가을가을의 감성을 좋아하니까요. 만약 타락의 전설이라고 했다면 조금 그렇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인디언 원스텝의 내레이션이 주인공 트리스탄(브래드 피트 분)이라는 한 사나이의 운명을 그려갑니다. 이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가을의 전설 줄거리

대자연을 벗삼으며 안온한 삶을 살고 싶었던 러드로우 대령(안토니 홉킨스 분)은 몬테나주의 한적한 마을에서 세 아들, 그리고 인디언과 함께 외딴 농장을 하며 살아갑니다. 

첫째는 알프레드(에이단 퀸), 둘째는 트리스탄(브래드 피트), 세째는 새뮤얼(헨리 토마스)입니다. 첫째는 범생 스타일이고, 늦가을에 태어난 트리스탄은 반항적인 야성미로 똘똘 뭉친 캐릭터입니다. 셋째는 그저 상냥하고 온순한 청년입니다.

그런데 대학에 진학했던 새뮤얼은 약혼녀 수잔나(줄리아 오몬드)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는 아버지가 그렇게도 반대하던 1차 대전에 참전합니다. 새뮤얼이 참전하자 보호본능이 강했던 트리스탄이 따라나서고 어쩔 수 없이 장남 알프레드도 함께 전장에 나가게 됩니다.

전쟁을 혐오하며 대자연에 귀의하였는데, 러드로우 대령은 졸지에 세 아들 모두 전쟁터에 빼앗긴 꼴이 되었습니다. 아내 이사벨(크리스티나 피클스 분)은 산촌생황이 싫어 진즉에 도시로 떠났고요.

러드로우 대령은 졸지에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많이 보잖아요. 전원생활을 동경하여 귀농했다가 기러기 아빠가 되는 사연들. 아, 러드로우 대령에게는 그래도 새뮤얼의 약혼녀 수잔나가 있긴 하지만요.

참고로 1차 세계 대전은 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세르비아 왕국에 전쟁을 선포하여 1914년 7월 28일부터 1918년 11월 11일까지 일천만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전쟁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와 세르비아의 전쟁에 러드로우의 대령이 휘말릴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새뮤얼은 머리가 굵어지면서 참전론자로 바뀌어 아버지의 반대에도 전쟁터로 뛰어가게 됩니다.

그런 아들들을 바라보는 러드로우의 눈망울에는 부성이 한껏 묻어 있습니다.

전장에서는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무공을 세우며 훈장을 타기도 합니다. 새뮤얼은 전쟁터에서 죽고, 트리스탄은 새뮤얼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돌아버릴 지경이 됩니다.

트리스탄 역 브래드 피트 스틸컷
트리스탄을 완벽하게 연기한 브래드 피트

전쟁이 끝나고 먼저 집으로 돌아온 알프레드는 수잔나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지만, 수잔나는 이미 트리스탄의 야성에 정복당한 후였습니다. 

트리스탄은 그러나, 수잔나를 두고 긴 방황의 길을 나섭니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 수잔나는 그럼에도 트리스탄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순정의 맹서를 하지만 세계 도처를 방황하던 트리스탄은 그녀에게 이별의 편지를 보냅니다.

가을의 전설 결말

영화에서는 트리스탄이 어렸을 때 곰사냥을 나섰다가 곰과 조우했던 절체절명의 기억이 그의 운명을 직조하고 있었다고 암시합니다. 이 부분이 사실 가을의 전설에서 몰입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운명의 가혹함을 깨닫기 전까지는요.

“곰과 피를 나누면 평생 방랑을 하게 된다”
– 인디언의 저주 

아무튼, 알프레드는 도회지로 나가 사업을 하여 대성공을 하고 의원에도 당선되어 정치적으로도 성공합니다. 그리고 수잔나는 마침내 그의 아내가 됩니다.

이후의 트리스탄과 수잔나의 이룰 수 없는 러브 스토리는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들을 위하여 스포일러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가을의 전설이 전하는 사랑과 운명의 고단한 메시지는 사랑은 운명을 이길 수 없고 운명은 그런 사랑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트리스탄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는 것을 깨달은 수잔나가 자살을 하게 되고, 알프레드가 다시 아버지를 구하고, 트리스탄이 자신의 아들을 알프레드에게 의탁하고 다시 길을 떠나는 마지막 장면이 그렇습니다.

가을의 전설은 줄거리만 보면 막장스러운데가 있으나, 수많은 여성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이니 만큼 지금도 보면 심쿵할 수 있는 아름다운 영상과 깊은 울림이 전해집니다. 영화 어디쯤에서 사랑과 운명이 교차하는 서사의 비극을 맛보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에드워드 즈윅 감독은 이후로 세익스피어 인 러브, 베로니카-사랑의 전설, 아이 엠 샘, 라스트 사무라이, 블러드 다이아몬드, 디파이언스, 러브 & 드럭스, 잭 리처: 네버 고 백 등을 연출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타이타닉>(1998)이 있다면, 브래드 피트에겐 <가을의 전설>(1995)이 있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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