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는 돈이 최고다. 그런데 영화 <인 타임>에서는 시간이 최고인 사회이다. 인 타임의 세계에서는 시간으로 모든 것을 결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영화의 기본 설정은 다음과 같다.
“유전자 조작으로 모든 사람은 25세 이후에 노화가 멈추어 25세의 얼굴 상태로 평생 살게 된다. 대신 25세 이후의 삶은 기본적은 받은 1년의 시간과 자신이 저축해 둔 시간 만큼만 살 수 있다.”
이러한 미래가 오면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까? 영화 <인 타임>은 이러한 참신한 설정을 바탕으로 인류의 미래를 그린 영화이다.
인 타임 기본 정보
- 제목: 인 타임(원제 In Tim)
- 장르: 액션, SF, 스릴러, 디스토피아
- 상영 시간: 109분/ 12세 관람가
- 개봉: 2011.10.27.
- 평점: 7.42(네이버)/ 6.7점(IMDB)
- 관객수: 61만명

출연진
- 감독 : 앤드류 니콜
- 주연: 실비아 웨이스 – 아만다 사이프리드, 윌 살라스 – 저스틴 팀버레이크, 레이몬드 리온 – 킬리언 머피,
- 조연: 레이첼 살라스 – 올리비아 와일드, 헨리 해밀턴 – 맷 보머
인 타임 줄거리
<인 타임>은 시간 단위가 화폐로 쓰이는 미래 세계를 가정한 SF영화이니 만큼 여기서는 시간을 많이 소유한 사람이 부자고, 당연히 부자들이 시간을 많이 소유하게 된다.
영화 속 사람들은 일당을 시간으로 지불받고 그 시간을 거래수단으로 사용한다. 시간이 곧 돈이되는 사회다.
커피 한잔을 먹기 위해서는 4분을 지불해야 하고 버스를 타려면 2시간을 지불해야 한다. 요즈음은 커피 값이 장난이 아닌데 여긴 버스비가 오히려 비싸다. 아무튼 스포츠카는 무려 60년이라는 시간을 지불해야 살 수 있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빈민가의 사람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 팔뚝에 새겨진 그들에게 남은 시간이 표시되어 있는 ‘카운트 바디 시계’를 보며 생활한다. 그들 대부분은 하루 이틀 분량만의 시간 만이 표시되어 있을 뿐이다.
빈민가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주인공 윌(저스틴 팀버레이크)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 시계는 소득량과 소비량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열심히 일하여 시간을 많이 벌 수 있다면 그만큼 더 오래 살 수 있고, 나아가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 이론적으로는 영생할 수도 있다.
이 얼마나 참신한 발상이며 달콤한 유혹인가? 거기다 육체는 25세에서 더 이상 노화가 진행되지 않으니 신비의 불로초를 먹은 것과 같다.
그야말로 <인 타임>의 세계는 인류가 꿈꾸어 온 유토피아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인 타임>의 세계에서도 우울한 경제학은 위력을 발휘한다. 영화 속에서 지불수단으로 쓰이는 시간은 자본주의 시장의 화폐와 마찬가지로 인플레를 겪기도 하는 등 한정된 자원으로 묘사된다.
즉 한 사람이 시간(화폐)을 일정량 소유하게 되면, 누군가의 시간(화폐)이 그 만큼 줄어들어야 한다.
그래서 <인 타임>은 타임존을 설정하고 빈민가를 만들고, 소수자의 영생을 위하여 그들 빈민 대중의 시간을 그들이 모르게 ‘시장 경제학적’으로 빼앗아 간다.
일당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주인공 윌의 시계에는 언제나 많아야 하루 분량의 시간만이 남아 있다. 살날이 단 하루 남았다는 위태로움이 관객을 압도한다.
윌의 어머니는 버스요금으로 지불할 2시간이 없어 윌을 만나러 뛰어가다가 윌의 눈앞에서 죽어간다.
빈민가의 사람들에게 죽음은 이렇듯 도둑처럼 찾아온다. 어느날 윌은 100년을 소유한 헤밀턴을 우연히 만나 그를 구해준 대가로 ‘운 좋게도’ 100년을 상속 받는다. 이 일 때문에 도둑으로 몰려 쫓기기는 하지만 말이다.
윌은 100년을 상속 받으면서 그에게서 시계 시스템(자본주의)의 비밀을 듣고, 시계 시스템을 파괴할 결심을 한다.
윌은 타임키퍼 레온(킬리언 모피)을 따돌리고 시계 시스템의 중심 뉴 그리니치로 잠입하는데 성공한다. 뉴 그리니치에서 무려 백만년을 소유한 거부 와이즈의 딸 실비아(아만다 사이프리드 분)를 ‘우연하게’ 만나 시스템의 핵심으로 접근한다.
실비아는 시간이 너무나도 많아 무료하게 살고 있었는데, 자신의 삶과는 전혀 다른 세계(빈민가)에서 온 윌을 보면서 그에게 호기심을 느끼며 점점 그에게 빠져든 것이다. 그를 도와주고 나중에는 함께 도망을 가게 된다.
기발한 설정으로 시작한 <인 타임>은 윌과 그를 막으려는 타임키퍼 레온과의 대결이 시작되면서 SF적인 긴박감이 고조되기 시작한다.
이제 영화는 등장 인물들의 영웅적인 액션이 활개칠 시간, 하지만 영화는 감독의 ‘레디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 순식간에 실망감을 안겨준다.
여기서 부터 이상하게도 <인 타임>은 액션도 죽어버리고 플롯도 그만 박살이 나기 때문이다. SF 영화 <가타카>를 연출한 앤드류 니콜슨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관람평
영웅적 연기를 보여주어야 할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모텔을 전전하며 은행을 터는 좀도둑으로 전락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을 쫒는 모피의 액션 연기도 손이 오그라든다. 그것은 명백히 시나리오의 빈약함에서 비롯됐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그 조각같은 얼굴로 시간 시스템의 핵심을 정교하게 파고 들어갔어야 했고, 그 시스템의 수호자들은 악마적인 거대한 힘으로 팽팽하게 막아서는 긴장감을 뿜어냈어야 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앤드류 니콜 감독의 손에는 그런 시나리오가 없었다. <인 타임>은 참신한 설정 하나를 들고서 출중한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무작정 크랭크 인 한다고 해서 좋은 영화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말았다.
참신한 설정과 영생에 대한 달콤한 유혹을 잘 살려내지 못한 점이 아쉽다. 영화의 완성도가 높았다면 매트릭스 시리즈처럼 많은 철학적 논쟁을 불러일으켰을 법한 소재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영화는 지금의 세계와 미래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풍자하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지점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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