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인의 삶 줄거리, 인간이 감화 받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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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개봉 : 2007. 3. 22)은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STASI)의 예술인 사찰을 주요 소재로 다룬 독일 영화이다. 시대 배경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5년 전, 1984년의 동독이다.

이 영화는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그는 이후 <투어리스트>(2010)를 연출했다.

영화 줄거리

영화 <타인의 삶>에 따르면 1980년대 동독에서는 슈타지로 불리는 동독 비밀경찰이 9만 명 넘게 활동하고 있었고, 약 17만 명의 정보원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영화는 비밀경찰 비즐러(울리쉬 뮤흐 분)가 동독 최고의 극작가 드라이만(세바스티안 코치)을 감시하게 되면서 타인의 삶에 동화되어 가는 과정을 서정적으로 그려냈다.

당시 동독은 감시와 심문으로 얼룩진 암흑기였다. 비즐러는 집요한 사찰과 지독한 신문에 탁월한 역량을 보였고, 사회주의자의 이념을 철저하게 신봉하는 비밀 경찰이었다.

어느 날, 비즐러의 상관인 안톤 그루비츠 중령이 유명 극작가인 게오르기 드라이만을 감시하라는 지시를 하자 비즐러는 드라이만의 집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고 24시간 도청을 시작한다.

하지만 비즐러는 24시간 도청을 통해 드라이만을 사찰하는 이유가 반정부 음모 때문이 아님을 알아챈다. 그는 문화부 장관인 브루노 헴프가 드라이만의 동거녀 크리스타를 가로채기 위해서 드라이만을 제거하려는데 사찰의 목적이 있음을 간파한다.

그는 또한, 크리스타가 배우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장관과 성관계를 하고 있었지만 드라이만에게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정을 사찰을 통해 감지해 냈다.

타인의-삶-스틸컷
음산한 사무실에서 24시간 고독하게 도청하고 있는 비즐러

비즐러가 휑뎅그렁한 창고에서 크리스티나와 드라이만의 사생활을 도청 장치를 통해 24시간 홀로 엿듣고 있는 장면에서 그의 엿듣기 심리가 관객에게 그대로 전이된다.

비즐러는 드라이만과 크리스티나의 은밀한 사생활은 물론이고 심지어 성관계 소리까지 빠짐없이 도청했지만 그들의 반정부 음모의 단서는 포착할 수 없었다.

그는 오히려 드라이만과 크리스타가 나누는 깊은 사랑과 예술적인 삶에 점점 호감을 갖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문화부장관 헴프가 강제로 크리스티나를 강간 하려고 들자, 비즐러는 드라이만에게 은밀한 방법으로 장관의 추태를 알리고 드라이만은 서방 언론에 동독의 인권 침해 실상을 알리는 글을 타자기로 작성해 비밀리에 기고한다.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삶에 감화된 비즐러는 드라이만이 위험에 빠질 때마다 미리 신호를 주거나 직접 개입하여 그를 보호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는 타인의 삶에 적극적으로 끼어들게 되면서 새로운 삶을 경험하는 묘한 감정들을 느낀다. 그는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끼게 되고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재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말

드라이만의 기고는 크리스타가 드라이만이 사용했던 타자기의 숨겨둔 위치를 비밀경찰에게 발설하게 만들었고, 타자기가 발각되면서 비즐러가 그들의 뒤를 봐 주고 있었다는 것도 드러나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독일은 통일되었고 드라이만은 극작가로 일하고 있었고, 드라이만은 우편배달부로 살아가고 있었다. 슈타지의 보고서들을 읽게 된 드라이만은 비즐러가 자신을 몰래 보호하고 있었음을 알고는 그에게 바치는 소설 <선한 사람을 위한 소나타>를 출판한다.

인간이 감화되는 방식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냉전 시대 사회주의 국가의 인권 유린을 고발하고 있지만, 국가와 이념 밖에 모르던 두 남자가 도청이라는 기이한 방식으로 타인의 삶에 깊이 빠져 들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단 한 번도 대면한 적 없었던(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두 사람은 만나지 못한다) 비즐러와 드라이만은 매일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영감을 주고받았다. 사람과 사람은 얼굴을 매일 맞대고 산다고 해서 영혼을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 영화는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라스트신이 강한 여운을 남기는 <타인의 삶>은 제79회 아카데미(2007)에서 외국어영화상과 독일 아카데미 주요 부문에서 최우수 영화, 감독, 각본, 배우 등 7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유수의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주인공인 비즐러 역을 맡았던 울리히 뮈에는 ‘독일 영화상’ 등 4개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바로 다음 해 2007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 속 심리학, 리마 증후군

리마 증후군은 인질범들이 인질들에게 동화되어 자신을 인질과 동일시함으로써 공격적인 태도가 완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1997년 페루 리마에서 반정부 조직 요원들이 127일 동안 인질들과 함께 지내면서 차츰 인질들에게 동화되어 가족과 안부 편지를 주고받고, 미사를 개최하는 등의 현상을 보였다는 데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와 반대로 스톡홀름 신드롬은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은행에 침입한 4명의 무장 강도가 은행 직원들을 폐쇄된 금고에 가두어 볼모로 잡고 6일간 경찰과 대치한 사건에서, 인질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인질범들에게 정서적으로 동화되어 자신들을 구출하려는 경찰들을 적대시하게 된다. 사건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강도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은 심리현상을 보였던 데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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