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투자가 퀀트 알고리즘 전쟁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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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 트레이더 권용진이 쓴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카멜북스, 2017) 퀀트들의 흥미진지한 세계와 인공지능이 바꿀 금융 투자의 미래를 다룬 책입니다.

퀀트 트레이더 권용진 소개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컴퓨터과학과 응용수학을 공부하면서 계량화된 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퀀트가 되고자 메릴린치에서 인턴 퀀트로 3개월간 일했습니다.

졸업과 함께 메릴린치 퀀트그룹에 입사하여 3년간 옵션 퀀트로서 경력을 쌓았고, 퀀트그룹이 해체되면서 해지펀드인 타워 리서치 캐피털의 외환 트레이딩 퀀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 주요 내용

‘퀀트 Quant’란?

투자를 실행할 때 인간의 심리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알고리즘만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을 업계에서는 권트라고 부릅니다. 세계 최고의 퀀트 투자가는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제임스 사이먼스입니다. 자산 28조 원에 2015년 연봉이 2조 원, 30년간 연평균 수익률 39%를 달성한 신화적인 인물입니다. 

지금 세계는 복잡하고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가 쏟아지면서 거대한 데이터가 축적되는 시대가 된지 오래입니다. 데이터의 바다에서 수많은 데이터를 누가 의미 있는 정보로 바꿀 수 있느냐에 따라 투자의 승패가 갈리고 그 중추적인 역할은 퀀트들이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견됩니다.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 책표지
책표지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의 저자 퀀트 트레이더 권용진은 이제 일반인도 쏟아지는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아서 투자하는 사람, 즉 퀀트가 되어야 한고 강조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퀀트들의 세계를 매우 흥미진진하게 소개하고 합니다. 이 책을 다 읽고 저자가 금융공학과 알고리즘의 세계를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데 놀랐습니다. 퀀트의 세계가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지는데요. 중고등학생 친구가 이 책을 읽는다면 저자처럼 미래의 ‘퀀트’가 되기를 꿈꾸는 친구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의 탄생

에드워드 소프

이 책은 퀀트의 시작, 후대 퀀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알고리즘 전쟁의 시발점이자 1900년대 중반 최고의 투자가 에드워드 소프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가 처음 만든 알고리즘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카지노와 대결하는 장면은 압권입니다.

UCLA 물리학과에 전액 장학금으로 입학한 에드워드 소프는 카지노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천재였습니다. 1958년 수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할 즈음 MIT CLE 무어 교수직을 제안 받아 교수가 되었고, 켈리 공식을 개발한 MIT의 천재 수학자 클로드 섀넌 교수를 만나 블랙잭에 관한 논문 ’21-승리의 전략’을 발표합니다.  

뉴멕시코 주립대학으로 이직한 에드워드 소프는 자신의 블랙잭 전략과 카지노를 상대로 이긴 이야기를 담은 책 <딜러를 이겨라>(1962)를 출간해 도박계에 이슈를 일으켰고 카지노들은 ‘교수 탐지기’를 도입하는 등 그를 막기에 안간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그는 은에 투자했다가 연봉의 반인 6천 달러를 날린 경험으로 뉴스보다는 철저하게 확률의 우위에서 주식에 베팅해야 승산이 있다는 걸 체득했고, <시장을 이겨라>(1967)를 출간하여 세계 투자시장 트렌드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책은 수많은 과학자들이 퀀트가 되기 위해 월스트리트로 몰려들게 만들었습니다. 

에드워드 소프 자신 역시, 워런 버핏의 조언으로 리건과 함께 컨버터블헤지어소시에이츠(후에 프리스턴 뉴포트 파트너스로  변경)를 설립하여 1998년까지 20년 넘게 25%가 넘는 수익률을 보여주는 실력을 입증합니다. 

피셔 블랙과 마이런 숄즈

한편, 피셔 블랙과 마이런 숄즈1*는 연금술사처럼 파생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토대가 되는 블랙-숄즈 방정식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1971년 10월 14일에는 시카고에서 역사상 최초로 옵션 시장이 개장됩니다. 이때부터 월스트리트는 다양한 파생상품을 계산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 서로 앞 다투어 물리학자를 찾기 시작합니다.

파생상품으로 활황을 이어가던 시장은 1987년 10월 19일 화요일, 증권시장은 25% 대폭락하여 전 세계 돈의 1/4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블랙-숄즈의 방정식에 의하면 시장이 25% 하락할 확률은 우주가 150억 번 빅뱅이 발생해도 일어나기 힘든, 불가능한 사건이었는데 말입니다. 이른바 블랙 스완의 출현입니다. 

전설적인 트레이더 존 메리웨더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뒤 살로몬브라더스의 전설적인 트레이더 존 메리웨더가 다시 한번 사고를 칩니다. 그는 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런 숄즈와 로버트 머튼, 그리고 미 연방준비은행의 부의장 데이비드 멀린스까지 영입하여 드림팀을 만들어 1994년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저먼트, LTCM를 창업합니다.

엄청난 유명세를 탄 LCTM은 유럽이나 개발도상국의 채권과 옵션에 집중 투자하며 1998년까지 400%라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냈으나, 몇 백 배에 달하는 대출 거래를 추가하여 러시아 채권(그들 천재들의 계산에 의하면 승률 98%였다고 합니다)을 대량 매입했는데,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해버렸습니다.

러시아의 채권은 휴지조각이 되었고, LCTM도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미국 전체 경제 규모가 11조 달러였는데 LCTM이 거래한 규모가 1조 2,500억 달러였다고 합니다.

제랄드 뱀버거, 페어 트레이딩의 시조

한편에서는 페어(pair) 트레이딩의 시초를 연 인물이 있었습니다. 페어 트레이딩이란 두 주식으로 쌍을 만들어 조그만 틈(알파)이 발생하면 바로 거래하는 알고리즘을 뜻합니다. 제랄드 벰버거는 위에서 말한 에드워드 소프와 레건과 함께 1985년 벰버거 오클리 셔턴 증권, BOSS 파트너스를 설립하여 통계적 차익거래 알고리즘으로 28%의 수익률을 내며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제랄드 뱀버거는 골초에다 6년 동안 점심은 참치 샌드위치만 먹고살았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세상의 수많은 퀀트들은 뱀버거의 성공을 보며 증권시장의 성배, 알파를 찾기 위해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데이비드 쇼와 제프 베이조스

그 뒤로 콜롬비아대학의 컴퓨터 천재 데이비드 쇼 박사는 1988년 자신의 이름을 딴 헤지펀드 ‘디이쇼’를 설립하여 수많은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고용하여 고속 알고리즘으로 거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는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이조스도 있었습니다.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월스트리트의 몇몇 회사를 거치다 디이쇼로 픽업된 제프 베조스는 디이쇼에 큰 수익을 안겨다 주어 최연소 부사장이 되었고 연봉은 100만 달러에 이르렀으나 한 해에 인터넷 패킷 유입량이 2,300배 증가하는 것을 보고 퀀트 일을 그만두고 아마존을 창업하였다고 합니다.

제프 베이조스의 재미나는 에피소드는 다양한 데이터를 계량화하는 퀀드답게 사교댄스 클럽에서 여자를 만날 확률을 높이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시장의 거래 흐름을 적용시켰다고 하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저자에 따르면, 데이비드 쇼는 2015년에 약 1조에 가까운 연봉을 받았고 디이쇼는 현재까지도 평균 22%의 수익, 40조의 자금을 운영하는 거대한 퀀트 헤지펀드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퀀트 춘추전국시대

1990년대에 들어서 시장이 완벽하게 효율적이라는 가설이 깨지고 여러 가지 알고리즘으로 큰 수익을 내는 퀀트들이 속속들이 등장하자 다양한 과학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월스트리는 퀀트 춘추전국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하버드 출신 컴퓨터 천재 켄 그리핀이 에드워드 소프의 도움을 받아 거대 헤지펀드인 시타델을 설립했고, 유펜와트스쿨에서 재무와 컴퓨터 공학을 공부한 프리프 에스네스는 헤지펀드 AQR를, 베트남 전쟁 당시 미 국방연구원에서 암호해독 전문가로 활약한 제임스 사이먼스는 1978년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설립했습니다. 

무엇보다 제임스 사이먼스는 초끈이론을 발표하여 베블런 상을 수상한 천재 중의 천재이기도 했습니다. 1988년에는 그동안 투자하며 모인 노하우와 인공지능들을 총 집합시켜 자신의 메달리온 펀드를 설립하였는데요. 메달리온은 현재까지도 연 45퍼센트의 수익률에 1999년 1분기에 0.5퍼센트의 마이너스 외에는 단 한 번도 잃은 적이 없는 괴물 펀드가 되었다고 합니다.

제임스 사이먼스는 맨해튼에서 약간 떨어진 롱아일랜드에서 300명의 공학자와 수학자들과 함께 시장의 암호를 해독하며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습니다. 소소하게는 위성사진으로 판독한 윌마트의 주차장 차량 증감률로 월마트의 매출을 예측하는 모델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2000년대 초가 되자 이들을 모방해 시장의 틈을 찾으려는 헤지펀드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며 주식시장의 성배인 알파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었고 그들은 현재 전 세계 TOP10에 드는 거대한 헤지펀드로 성장하였습니다.

퀀트 전쟁의 시작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 제 2부, 전쟁의 시작은 저자 권용진 자신의 퀀트 도전기입니다. 스캇 패터슨이 쓴 <퀀트>를 읽고 단번에 퀀트에 매료된 저자는  금융 인공지능을 이용해 1조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는 케네스 그리핀, 쇼 박사, 제임스 사이먼스의 이야기를 읽으며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는 피터 멀러의 ‘마이더스’ 같은 인공지능을 만들고 싶었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저자 권용진은 퀀트 회사들이 알고리즘을 관리하고 거래하는 방식은 물론이고 퀀트의 세계에 갓 입문한 저자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저자의 멘토 우디의 레시피와 레스토랑 창업에 빗댄 설명은 퀀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피부에 착 달라붙는 조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는 2014년 여름, 스타 작가 마이크 루이스의 엄청난 베스트셀러 <플래시 보이즈>의 여파로 직장을 잃었고 다른 헤지펀드로 옮기면서 2부가 끝납니다.

퀀트의 현재와 미래

3부에서는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시대를 맞이하는 인공지능 트레이더들의 세계를 고찰하면서 권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이 될 수 있는 퀀트의 직업의 세계를 다룹니다.  

퀀트의 종류에 따라 기술과 지식이 천차만별이지만 공통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수학과 특히 통계 능력과 프로그래밍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대학에서는 무엇을 전공하고 석박사 과정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을 두루 살펴보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어떤 방식이든 계량적인(Quantitative) 방법만 이용하면 퀀트라고 불렀으나 업무 방식에 따라 데스크 퀀트, 모델 검증 퀀트, 리스크 매니지먼트 퀀트, 퀀트 애널리스트, 알고 트레이더, 퀀트 트레이더, 퀀트 개발자 등 퀀트도 계속 진화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 총평

저자는 일반인들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시대에서 일반 투자자들도 데이터에 기반한 자신만의 알고리즘을 만들어 성공한 투자자가 되기를 조언합니다.

저자의 말대로 일반 투자자들이 퀀트 알고리즘을 실제 투자에 적용하는 데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고, 설령 적용할 수 있더라도 그 정확성을 담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한 편의 추리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퀀트의 세계가 궁금하거나 퀀트를 꿈꾸는 꿈나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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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이런 숄즈는 피셔 블랙의 사망 2년 후인 1977년 동료 로버트 머튼과 함께 블랙-숄즈 방정식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노벨상은 고인에게는 수여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피셔 블랙은 수상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피셔 블랙이 사망하기를 노벨위원회가 기다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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