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둑>(1948)은 인간과 그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흑백으로 촬영된 고전 영화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이탈리아 수도 로마를 배경으로 당시의 비참한 사회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1 영화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영화 정보
- 제목: <자전거 도둑>(1948)
원제는 이탈리아어로 Ladri di biciclette, 직역하면 “자전거 도둑들”이다. - 원작: 1946년에 출간된 루이지 바르톨리니의 소설을 각색해 제작
- 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 (Vittorio De Sica)
- 주연; 람베르토 마지오라니, 엔조 스타이올라, 리아넬라 카렐
- 장르: 드라마, 사회 비판, 네오리얼리즘
- 수상 내역:
- 제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1950)
- 제1회 미국 아카데미 명예 외국어 영화상 (1949, 비공식 부문)
- 러닝타임: 약 89분
줄거리
오랫동안 실직 상태였던 안토니오 씨는 직업 소개소를 통해 간신히 벽보를 붙이는 일을 얻게 됩니다. 남편의 구직 소식에 기뻐하던 아내 마리아 씨는 남편을 위해 침대 시트를 전당포에 맡기고 자전거를 사 줍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안토니오의 아들 브르노입니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본 작품의 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는 실제 노동자들을 배우로 기용하였으며, 브르노 역시 실제 로마의 신문배달 소년이었습니다.
이 소년의 연기력은 타고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시대의 절망과 체념, 그리고 희망이 브르노의 눈빛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브르노가 기뻐할 때 관객도 함께 기뻐하고, 그가 울먹일 때 관객 역시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안토니오 씨가 벽보를 붙이기 시작한 첫날, 한 남성이 그의 자전거를 훔쳐 도망칩니다. 안토니오 씨는 힘껏 그를 뒤쫓지만 끝내 놓치고 말지요. 그의 입장에서 자전거를 도난당한 것은 곧 생계 수단을 잃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화는 안토니오 부자가 자전거 도둑을 필사적으로 추적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두 부자는 자전거 시장을 샅샅이 뒤지지만 결국 자전거를 찾지 못합니다.
그러던 중 도둑과 대화하던 노인을 우연히 발견하고, 그 노인을 따라 도둑이 사는 곳을 찾아 나섭니다. 마침내 도둑을 발견하지만, 결정적인 증거인 자전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안토니오 씨는 증거 없이 자전거 도둑을 추궁하다가 오히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받게 되고, 결국 자포자기한 채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결말
귀가하던 길, 길가에 세워진 남의 자전거가 그의 눈에 들어옵니다. 아들을 먼저 보낸 안토니오 씨는 결국 스스로 자전거 도둑이 되고 맙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사람들에게 붙잡히고 맙니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가슴 아픈 순간 중의 하나입니다.
영리한 아들 브르노는 아버지가 자전거를 훔치려 한다는 것을 직감하고 전차를 타지 않고 되돌아옵니다. 그리고 성난 군중에게 붙잡힌 아버지를 눈물로 구출합니다.
안토니오 부자가 석양이 지는 로마 거리를 무표정하게 걸어가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제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1950)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기약 없는 굶주림 속에서도 살아가야 했던 한 가장과 그의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청년 실업에 시달리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사람의 본성은 과연 타고나는 것일까요? 아니면 사회 속에서 형성되는 것일까요? 만약 그것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과연 선과 악의 경계는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영화 <자전거 도둑>은 단순한 도난 사건을 소재로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 구조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생존하는 문제에 대해 깊은 성찰을 던지며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슬픔이라는 감정의 극한까지 몰고 갑니다.
에필로그
<자전거 도둑>은 대부분 길거리에서 영화 촬영이 이루어졌고, 출연 배우들도 길거리에서 개스팅된 사람들이었습니다. 가난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이들의 실감 나는 연기가 이탈리아의 네오 리얼리즘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2020년 5월 6일 EBS1 <금요극장>에서 방영되었고, 2023년 4월 26일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이 우리나라에서 재개봉되었습니다.
흑백 고전 영화 추천
- 네오레알리스모(이탈리아어: Neorealismo)는 제2차 세계 대전 전후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영화 운동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탈리안 네오리얼리즘이라고도 불립니다.
세트 촬영보다는 야외 촬영을, 전문 배우보다는 비전문 배우를 사용했으며, 주로 허구적인 스토리보다는 노동자 계급의 절망적 현실을 가감없이 다룬 것이 특징입니다.(출처 : 위키백과: 네오레알리스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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