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튼의 마법사로 통하는 제러미 시겔의 <주식에 장기 투자하라>(2015)는 1994년 초판이 출간된 이래 개정 5판에 이르기까지 투자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투자 분야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주식 포트폴리오의 실질 수익률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제러미 시겔의 핵심 주장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광범위하게 분산된 주식 포트폴리에 장기 투자하라는 것”이다. 1802년 이후 2012년까지 210년 동안 광범위하게 분산 투자한 주식 포트폴리오의 실질 수익률은 연 6.6 퍼센트였다는 것이다.(명목 총 수익률은 8.1%)
저자와 유사한 전략 투자가는 존 보글을 들 수 있다. 존 보글의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는 것이다. 광범위한 주식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존 보글의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 믿을만한 성공 전략을 참고할 수 있다.
주식 포트폴리오에 반해 채권의 실질 수익률은 훨씬 낮은 3.6%(장기 국채), 2.7%(단기 국채)에 불과했고, 금은 평균 실질 수익률이 겨우 연 0.7%에 불과했다는 것과 달러는 심지어 마이너스 -1.4%였다는 것이다. 채권과 금, 달러는 포트폴리오는 위험 분산용으로만 가치1가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투자자들은 겁먹지 말고 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그 위험을 보상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주식과 펀더멘털, 세금, GDP, 배당, 이자율, 통화정책, 경기 사이클, 경제 데이터와 관련하여 주식 수익률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이 책에 정리했다.
제러미 시겔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미국 뿐만이 아니라 지난 1세기 동안의 실적을 분석한 모든 나라에서 주식의 수익률이 채권보다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흔히 채권은 안전 자산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저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과는 다르게 장기적으로는 주식의 수익률이 채권 수익률보다도 훨씬 더 안정적이었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한다.
아울러 고성장 국가의 주식은 흔히 과대평가 상태여서 수익률이 낮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이는 역발상 투자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PER이 20을 초과하는 주식은 대개 고평가 되어 있다는 분석과 궤를 같이하는 결과다.
그리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포트폴리오 관리 원칙을 확고하게 수립하라고 강조한다. 투자자들이 공포와 탐욕에 휩싸일 때, 지난 역사를 돌아보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주식 시장의 역사는 쳇바퀴 돌듯 언제나 늘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시장 변동성에 대하여
5판에서는 금융위기와 그 여파를 아주 중요하게 다루었고, 시장 변동성과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캘린더 이상현상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더해졌다.
1929년에는 차입 자금을 동원한 과도한 주식 투자가 대공황을 불러왔다. 2008년 금융위기는 대형 금융기관들이 차입자금을 동원하여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부동산 증권을 대량으로 사들여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레미 시겔은 최근(2024년 3월) 입장을 조금 바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에 대하여 기술주 중심의 상승 랠리가 위험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잔인한 조정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수준으로 고평가 되었다고 보여지지 않고, 강력한 실적 모멘텀으로 계속 오를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의 발언 이후 엔비디아가 상승랠리를 이어왔으므로 그의 말은 현재까지는 맞았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의 말이 맞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엔비디아 역시 기술주의 광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위기의 배후에는 언제나 과도한 차입자금이 있어 왔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가구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보면, 2008년 138.5%에서 2022년 203.7%로 지난 10여년 간 꾸준히 상승했고, GDP 대비로는 100.1%(2023.4분기 말 기준) 국제금융협회 34개 중 1위에 해당한다.
아무튼, 주식 투자의 세계에 입문하기 전에 이 책을 읽어보면 장기적인 안목을 기르는데 많은 참고가 될 것 같다.
제러미 시겔(Jeremy J. Siegel) 소개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카고대학교 교수를 거쳐 2006년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경영대학원 교수로 일하며 JP모건은행의 거시경제 최고 책임자, 미국 증권산업연구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월 스트리트혁명》,《주식에 장기투자하라》, 《제러미 시겔 투자의 미래》가 있다.
- 다만, 현재(2024. 5. 20. 17:00 기준) 금은 1트로이온스 당 2,417달러 사상 최고가를 이어가며 그 어떤 자산보다도 월등한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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