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딸내미의 운전 면허증을 동창원 자동차 운전전문학원에서 드디어 수령했다. 면허증을 수령하고 주남저수지 탐방로 앞길에서 아내와 아들이 동승한 가운데 딸이 허가 받은 운전 기사로서 역사적인 시운전을 했다.
딸이 운전을 하는 동안, 가족 모두는 몇 번의 탄성과 몇 번의 가슴 쓸어내림으로 금세 허기가 졌다. 주남에는 오리고기가 유명하다 하여 주남 오리집으로 향하는 도중에 조류 인플루엔자가 검출되었다는데, 오리 고기는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의견이 나왔다.

마침 모던한 디자인의 주남얼큰샤브 칼국수집이 눈에 들어왔다. 가족들의 만장일치로 핸들을 칼국수집으로 꺾어 들어갔다.
주남얼큰칼국수 정보
- 주소: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로 93-11
- 전화: 0507-1330-3969
- 영업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30분 (브레이크타임 없음)
- 휴무일: 매주 수요일
주남 얼큰칼국수 메뉴표
- 샤브칼국수(미나리 + 느타리버섯 + 배추 + 소고기 + 칼국수 + 볶음밥) 10,000원(얼큰 or 담백)
- 왕만두 4개 5,000원(고기 왕만두 OR 김치 왕만두)
- 모듬 추가(고기+야채) 10,000원
- 미나리 추가(2인분) 5,000원
- 고기 추가(200g) 10,000원
- 음료수 2,000원
우리 가족 주문 메뉴
우리 가족 네 사람은 얼큰 샤브칼국수 4인분을 시키고 왕만두 4개(고기 왕만두 2+김치 왕만두 2)만 추가 주문했다.
먼저 얼큰 샤브칼국수가 나왔다. 싱싱한 생 미나리가 눈에 들어왔다. 미나리 제철이라 그런지 순간 군침이 돌았다.

미나리 특유의 향은 다재다능하다. 지글지글 굽은 삼겹살을 햇미나리에 쌈싸먹으면 별미가 되고 매운탕이나 복국에 넣으면 국물에 깊은 맛을 더한다.
샤브 칼국수에 넣은 봄철 미나리도 마찬가지였다. 끓는 국물에 살짝 익힌 고기를 미나리 나물과 함께 입 안에 쏙 넣으니 육즙에 풍미를 더했고 칼국수의 면발도 탱글탱글해 졌다.
샤브 칼국수를 다 먹어갈 즈음 만두가 나왔다. 왕만두도 이름 답게 속이 알찼다. 모듬이나 고기를 추가할까 했는데, 우리 가족은 워낙 소인배라 왕만두를 한개씩 먹으니 적당했다.
고소한 볶음밥을 먹을 것이냐, 담백한 죽을 먹을 것이냐, 약간의 고민 끝에 남은 육수를 들어내고 볶음밥을 해서 조금 먹기로 했다.
배가 이미 불러온 터라 볶음밥을 먹을까 싶었는데, 볶음밥이 고소하고 맛이 있었다. 이 집 김치 겉절이도 싱싱한 맛이 있어 셀프바에서 조금 더 가져와 같이 먹었다.
주남 얼큰칼국수 식사 후기
주말이라 그런지 식당이 만원이었다. 조용한 걸 좋아하는 아들은 너무 시끄럽다고 했지만 칼국수를 맛있게 먹었던 터라 그 정도는 용인할 수 있었다.
오리 고기를 포기했을 때 저번에 왔을 때 갔던 들깨 칼국수와 해물파전을 먹으러 갈까 잠깐 고민하기도 했었지만 여길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내미는 오늘도 좀 들떠 있었고 창원까지 운전해 가고 싶다고 했지만 가족들이 모두 반대했다. ㅋ
인생은 이러한 것 같다. 이제 딸 아이가 커서 운전을 하고, 아들은 해마다 논문을 써내고 있다. 아이들은 커서 어른이 되고, 어른들은 그 아이들을 보는 소중함으로 살아간다.
그날 이후,나는 딸내미 운전 연습을 매일 시켜주고 있다. 그러다 보면, 딸은 스스로의 힘으로 혼자 운전을 능숙하게 하고 있는 자신을 어느 날 갑자기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것이 인생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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