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팅은 월스트리에서 성공한 30년 내공의 전업 투자자입니다. 그가 쓴 <주식투자의 지혜>(김재현, 양성희 옮김, 에프엔미디어, 2021)는 중국에서 2000년 첫 출간 이후 개정을 거듭하며 수천만 권이 팔린 베스트셀러라고 합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업 투자자인 박영옥의 책 <주식투자 절대 원칙>과 느낌이 비슷한 책입니다.
30년 전업 투자자 천장팅 소개
중국 푸저우 출신으로 1998년부터 월스트리트에 진출하여 전업 투자자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책 날개는 “중국 투자자들에게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고 있다고 저자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할 수 있다! 퀀트 투자>의 저자 강환국도 이 책에 대해 추천의 말을 썼네요. “수십 년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부분만 정확히 뽑아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투자 철학과 전략을 제시해 준다”
그간 다양한 직업을 가진 투자자들이 쓴 주식 투자 안내서를 읽었지만 천장팀만큼 이력이 다채로운 저자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주식투자의 지혜>에서 저자가 말하는 대로 그는 중국과 해외 곳곳을 돌아다니며 별별 일,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습니다. 소를 키우며 농사도 지었고 공장에서 엔지니어로 일한 적도 있으며 신문 기자 생활도 했다고 하네요.
미국에서는 초반 몇 년간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일했고 나중에는 제법 큰 기업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은행에서 대출 전담 창구를 담당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 보험 설계사 일도 해보고 부동산중개 자격증도 땄다고 합니다. 이런 걸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하나요.
저자 천장팅의 학력 사항을 보면, 상하이교통대학교를 졸업하고 1983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바루크 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습니다. 저자는 경험한 많은 일들 중에서 주식투자를 직업으로 삼는 것보다 힘든 일은 없었다고 회상합니다.
타국 땅에서 먹고살기 위해 서양인 사장에게 굽실거리며 눈치 보는 일이 죽기보다 싫었던 그는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으려고 이 악물고 전업 투자자의 길에 들었다고 말합니다.
저자가 주식을 공부하면서 정리한 노트로 이 책을 냈습니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썼기에 까다로운 전문적인 내용은 없고 현학적인 문체도 거의 없어 술술 잘 읽히는 편입니다.
천장팅은 투자자로서 어떻게 성공했을까?
윌스트리트에서 전업투자자로서 그가 어떻게 성공하게 되었는가는 이 책을 읽어 보시면 어렵지 않게 가늠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주식투자의 지혜>는 9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1장과 2장은 개인 투자자에게 주식투자의 의미와 주식 분석에 필요한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 천장팅은 추세추종 투자자인 것으로 보입니다. 매매를 결정할 때 주로 기술적 분석 결과를 참고한다고 밝히고 있고 전체 주식 시장의 흐름과 주기를 상당히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3장은 주식투자의 성공 요인을 다루고 있는데, 성공 투자의 기본 원칙과 성공한 투자자들의 공통점들은 대개 거의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투자 원금 보전을 위한 리스크 관리와 자금 관리 등은 대부분의 주식투자 서적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과 대동소이 합니다.
4장의 제목은 “언제 사고 언제 팔까?”입니다. 매매 타이밍에 대한 저자 나름의 기술을 차트 분석을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디테일하고 미묘한 부분이라 요점을 정리하면 그 의미가 왜곡될 수 있기에 생략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직접 <주식투자의 지혜>를 참고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차트 분석만큼 주관적인 것도 없으니까요.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아래 인용한 저자의 말이 좋은 예시가 되겠습니다.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이유 만으로 절대 매도하지 않길 바란다. 주가의 천장은 아무도 모른다. 주가의 상승 추세가 정상적일 때는 절대 매도하지 말라. 다시 한번 강조한다. 손실은 짧게, 이익은 길게!
– 본문 233쪽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이유 만으로 매도하면 안되겠지만 주가의 상승 추세가 정상적인지, 주식의 내재 가치가 아직도 더 오를 수 있는 것인지는 가치 분석 전문가도 분석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래서 무릎에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격언이 있는데요. 바로 이런 부분들이 실적 투자에서 겪는 어려움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말도 덧붙입니다.
임계점을 찾는 방법, 임계점 부근에서 매매하는 방법을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는 예술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라 말로는 온전하게 설명하기가 불가능하다. (…) 임계점을 찾는 지름길은 없으며 무수한 시행착오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 본문 353쪽
5장은 월스트리트의 교훈으로 투자 대가들의 경험을 소개하고, 6장은 “어떻게 마음을 다스릴 것인가?” 저자 나름의 심리 훈련법을 소개합니다. 주식투자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분수령은 다름 아닌 심리라는 걸 이 책의 저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천장팅은 올바른 심리로, 자신을 믿고, 자신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잘못을 바로잡고, 자신이 선택한 일을 사랑하라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비단 투식투자 영역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듭니다.
7장에서 9장까지는 주식 시장의 광풍 이야기를 하고, 광풍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적정하고 합리적인 기대 수익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위에서 인용한 저자의 주장과는 좀 반대되는 말입니다. 사람에 따라 10%도 될 수 있고 20%, 30%도 될 수 있겠지요. 마지막 9장은 주식투자를 배우는 4단계에 대해 설명합니다.
주식투자를 마구잡이로 배웠고, 탐색 단계를 지나 리스크 체험 단계, 4단계인 지속적인 수익 단계에 이르렀다는 저자의 경험은 독자들의 투자전략을 가다듬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주식투자의 지혜>를 쓴 천장팅의 투자원칙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말은 “손실은 짧게, 이익은 길게”일 것 같습니다. 손실을 짧게 하기 위해서는 손절매가 필수이고, 이익을 길게 하기 위해서는 두둑한 배짱이 필수입니다. 이건 예술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이겠지만요.
만약 당신이 가치투자라면 오픈 마인드 없이 이 책을 읽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치투자자의 사전에는 ‘손절매’라는 단어는 없으니까요.
저자는 주위에서 전업 투자자를 하겠다고 하면 말린다고 합니다. 자기는 성공해 놓고 무슨 말일까요? 그만큼 힘들고 성공 확률이 희박하다는 뜻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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