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 어떤 책을 읽느냐는 상당히 중요하다. 좋은 책을 읽으면 좋은 영향을 받고 나쁜 책을 읽으면 나쁜 영향을 받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주식 농부 박영옥의 <주식투자자의 시선>은 주식을 시작하기 전에 읽어두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주식 투자 관련 서적 중에 무슨 무슨 비법이라든지, 비기라든지, 기타 등등의 제목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좋은 책을 만날 확률을 높아진다. 또 말 안 되는 어마 무시한 수익률을 달성했다는 자랑 섞인 책들도 일단 제쳐 두는 것이 좋다.
주식농부 박영옥 소개
물론 저자 박영옥도 전업투자로 나선 2001년 이후 2010년까지 연평균 50퍼센트의 수익률(246쪽)을 올렸고, 현재 15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주식 투자자의 시선>이 2016년 초판 출판되었는데, 왜 수익률 계산을 2016년까지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저자가 달성했다는 10년간 연평균 50퍼센트의 수익률은 사실 전설적인 투자 대가들도 달성할 수 없는 어마 무시한 수익률이다. 아무튼 출판사의 저자 소개는 아래와 같다.
저자 박영옥은 현대투자연구소, 대신증권, 국제투자자문 펀드매니저를 거쳐 1997년 서른일곱에 교보증권 압구정지점장을 역임했다.
2001년부터 전업투자자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는 ‘농심투자법’으로 연 50%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두며 ‘주식농부’로 널리 알려졌다.
2006년 투자회사 ㈜스마트인컴을 설립한 뒤 경영 컨설팅과 투자 업무를 병행해오고 있다.
저서로는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2010), 『얘야, 너는 기업의 주인이다』(2011), 『돈, 일하게 하라』(2015), 『주주 권리가 없는 나라』(2024) 등이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을 빼고 <주식 투자자의 시선>을 보면, 저자가 말하는 주식 투자에 임하는 자세는 초심자가 새겨 들으면 좋은 내용들인 것 같다.
박영옥의 투자 관점 요약
저자 박영옥은 주식 투자를 사업 동업자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어떤 주식을 사는 것은 곧 그 기업과 동업을 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동업자의 관점에서 주식을 고르고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라는 말이다. 동업을 하는 마음으로 주식을 고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신중해지겠는가.
개인적인 리뷰는 이 책에서 주식 투자자의 자세를 다룬 부분 말고는 별로 참고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 나머지 부분은 저자가 투자했던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저자가 투자했던 삼천리 자전거는 저자가 자전거 레저붐을 예측하고 투자했다라는 이야기들이다.
즉, 생활 속에서 종목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여느 가치투자자들의 주장과 다를 바 없는 내용들이다. 이러한 류의 대표적인 투자자로는 피터 린치를 들 수 있다. 그의 투자 경험담은 ‘피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리뷰’를 참고하면 된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방식은 일반화에 오류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크다는 데 문제가 있다.
주식농부 박영옥이 이 책에서 주식 종목 선택 기준으로 제시한 8가지 질문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아래와 같은 질문들이다.
업종의 전망이 밝은가? 사업 모델과 재무구조가 심플한가? 배당과 성실 공시를 하고 있는가? 업종 내에서 경쟁력이 있는가? 경영자가 누구인가? 저평가되어 있는가?
내가 보기엔 다소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동어 반복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주식 투자자서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대동소이하다. 그렇긴 하지만 이 책을 읽고서 어떤 초심자들은 투자 영감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주식투자자의 시선>은 투자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는 데는 도움이 되는 책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긴 호흡으로 멀리 보면 조급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식농부 박영옥의 투자철학은 좋은 볍씨를 고르듯 좋은 기업을 골라 오래 투자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스마트인컴 회장으로 있는 그는 20여 기업의 2대 주주로 올라있고, 그의 보유 시가 총액은 1천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스피의 지난 4년간(2020년 종가: 2873.47, 2024. 5. 17. 종가: 2724.62) 수익률을 보면 마이너스 5.18 퍼센트이다. 놀랍지 않은가? 한국에서 장기 투자를 한다는 것은 그냥 그 끝을 알 수 없는 늪 지대를 통고하는 거와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좋은 볍씨를 골라 오래 농사 짓듯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투자의 길은 특히, 각자가 선택하고 각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영역이다. 한국에서 교과서적인 투자자가 성공할 수 있는 토대가 하루빨리 마련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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