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리뷰




지금도 꾸준히 읽히고 있는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를 쓴 피터 린치는 주식 시장에서 투자 대가로 흔히 거론되는 인물 중의 한 명이다.

프레더릭 반 하버 비크의 <초과수익 바이블,  Excess Returns>에 인용된 피터 린치의 연복리 수익률 추정치는 13년간 29.2%이다. 이는 워런 버핏이 54년간 달성한 연복리 수익률 23%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스테디셀러가 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와 존 로스차일드가 공저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은 그간 서너 번은 읽은 것 같다.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투자 대가의 생생한 경험담이 인상 깊었던 책이었다.

피터 린치는 밀레니엄판 서문에서 소박한 기대로 쓴 이 책이 30쇄를 거쳐 100만 부 넘게 팔리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라고 감탄한다. 이 책은 1995년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판되었는데, 개정 2판 10쇄를 2018년에 찍었고, 2021년도에는 최신 개정판이 국내에서도 출판되어 국내에서만 75만 부를 돌파한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책표지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책표지

피터 린치의 투자 경험담들

피터 린치는 소비자로서 직접 먹어보거나 쇼핑하는 방법으로 최고의 주식 종목을 전문 가들보다 빨리 ‘발굴할 수 있었던 생생한 투자 경험담’을 이 책에 담았다. 투자 대가의 경험담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아마추어 투자자가 월가의 전문 투자자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피터 린치가 대박 종목을 발굴했던 방법은 사실 아주 단순하다. 캘리포니아로 가는 길에 사 먹은 부리토의 맛에 매료되어 ‘타코 벨’이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고, 그의 아내 캐럴린이 슈퍼마켓에서 레그스 스타킹을 산 덕분으로 ‘헤인즈’라는 회사를 알게 되어 대박을 터트렸다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이러한 일화성 이야기들이 무척 불편했다. 아이들이 애플 컴퓨터를 쓰는 것을 보고, 친구들이 볼보차를 타는 것을 보고 애플과 볼보를 매수했다는 이야기라니 도무지 신뢰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주변에서 잘 팔리는 제품을 보고 그 회사 주식을 사서 대박은 커녕 쪽박을 찬 투자자들을 쭉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읽어 볼수록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의 진면목은 그런데 있지 않았다. 이 두툼한 책에는 피터 린치가 13년간 1,400개 종목을 담아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면서 발굴한 대박 종목은 물론이고 쓰레기 같은 종목에 투자했던 쓰라린 이야기들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 뉴스들을 보면 삼양라면의 불닭볶음면이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려 매출이 어마어마하게 늘었고 이익률 또한 상상을 초월했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피터 린치처럼 촉수가 예민한 투자자들은 아마도 미리 삼양식품을 매수하여 이미 막대한 이익실현을 하고 지금쯤 하차했겠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피터 린치의 이러한 투자 경험담들은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 과정에서 겪게 될 심리적 혼란이나 두려움들을 걷어내고 조금이나마 현명한 판단을 내리게 할 영감을 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피터 린치도 수많은 실수를 되풀이했듯 개인투자자들 또한 그럴 것이다.

장기적인 적정 기대 수익률은 몇 퍼센트일까?

그런 관점에서 피터 린치는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설계와 기대 수익률에 대해서도 잊지 않고 첨언해 두었다. 이 또한 투자자들의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다.

“사람들은 흔히 주식시장에서 연 25~30퍼센트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만족스럽겠다고 말한다.(···)  20세기를 호령한 투자의 귀재들도 30퍼센트의 수익을 계속 유지할 수 없었다. 그것은 월스트리트도 조작해내지 못할 실적이다.”(391쪽)

피터 린치는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인덱스 펀드의 장기 수익률은 9~10퍼센트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직접 투자하는 경우에는 복리로 연 12~15%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야 개별 종목 선택에 들어간 시간과 노력에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말한다. 즉 알파가 2~5%는 되어야 만족스러운 결과라는 뜻이다.

“이런 모든 함정에도 지난 10년 동안 시장 전체가 10퍼센트의 수익률을 보이는 동안 15퍼센트의 수익을 기록한 투자자가 있다면, 이 투자자는 뛰어난 실적을 올린 것이다.”(394쪽)

피터 린치는 인덱스 펀드의 일반적인 연 수익률을 10퍼센트로 과대 계산한 듯하다. 현재까지 미국 주식시장의 총 연수익률 추정치는 8~9%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코스피도 지수가 산정된 이래 지난 39년간 연평균 복리 수익률이 8.2%에 불과했다.

아마도 이 기대 수익률도 저성장 시대에는 갈수록 하향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투자자들은 이러한 투자 여건 변화를 감안하여 적정한 합리적인 알파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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