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의 <투자에 대한 생각>(김경미 옮김, 비즈니스맵, 2012)은 투자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저자의 투자 철학을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의 원제는 ‘The most important thing : uncommon sense for the thoughtful investor’입니다.
2020년말 기준 자산규모는 1480억달러(약 168조원)의 오크트리캐피털을 운용하는 하워드 막스는 워렌 버핏 등 투자 거장들이 신뢰하는 가치투자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워렌 버핏은 이 책, <투자에 대한 생각>에 대해 “나는 그에게서 항상 무언가를 배우는데, 이 책은 그런 그의 지혜가 두 배로 담겨 있다” 라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전 글에서 워렌 버핏이 “메일함에 하워드 막스의 메일이 보이면 맨 먼저 읽어 본다”라고 말을 언급했었는데요, 이 책은 하워드 막스가 고객들에게 보내왔던 투자 메모를 발췌하고 정리한 책입니다.
이 책의 한국어판 부제는 ‘월스트리트가 가장 신뢰한 하워드 막스의 20가지 투자 철학’입니다. 20가지는 책의 목차에 그대로 정리되어 있는데요. 크게 보면 효율적 시장가설과 리스크에 대한 저자의 철학과 저자가 즐겨하는 역투자의 중요성과 투자자가 경계해야 할 행운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효율적 시장가설에 대해서는 시장변화를 이기는 투자, 주식투자 고전 추천, 투자자가 경계해야 할 행운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는 나심 탈레브 행운에 속지 마라, 생존 투자법을 참고해 보세요.
<투자에 대한 생각>은 하워드 막스의 투자 철학을 담은 책이기 때문에 책 내용을 요약하기 보다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실제 투자의 세계에서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투자 지침보다 이러한 경구들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워드 막스는 리스크 관리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는데요. 리스크 관리는 특히 시장이 과열되었을 때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됩니다.
“탐욕과 낙관주의가 한데 어우러지면, 사람들은 높은 리스크 없이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희망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유행하는 주식에 비싼 가격을 지불하며, 혹시 가치가 조금이라도 더 상승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주식을 보유하는 행동을 계속하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자신들의 기대가 비현실적이었고, 리스크가 무시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먼저다(2005. 10. 17. 하워드 막스의 메모 중에서)
주식 투자를 오래 하신 분들은 조금 더 오르지 않을까 하는 희망 고문을 수도 없이 많이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그럼 언제 팔아야 되는데? 유감스럽게도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터득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즉 저가 매수를 기다리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 되는 경우가 많다.
– 가장 중요한 원칙13 인내심을 가지고 기회를 기다려라
다른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뭐든 해야겠다는 강박을 버리는 마음 자세가 투자의 세계에서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회를 기다리는 것, 이 또한 투자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견지해 온 가장 중요한 투자 원칙 중의 하나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투자 구루가 시장을 바라보는 혜안을 어느 정도 짐작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남다른 시장관이 생기고 투자 근육도 탄탄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하워드 막스는 가장 좋아하는 투자 격언으로 “현자가 시작한 일을 바보가 마지막에 뛰어들어 마무리한다.”를 꼽았습니다. 이전 책에서 “현명한 사람이 처음에 하는 일을 바보는 마지막에 한다.”의 약간 다른 버전입니다.
뱅가드그룹의 창립자이자 인덱스 펀드의 창시자 존 보글도 “투자의 함정을 피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라고 추천했습니다. 투자의 긴 여정에서 가끔 이런 책을 읽어보는 것이 마음을 가다듬고 투자 철학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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