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 타이밍과 종목 찍기는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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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의 경력이 쌓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효율적인 자산 배분 전략을 찾게 됩니다. 균형 잡힌 자산 배분이 투자 성과를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를 많이 접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참고할 수 있는 투자 서적이 윌리엄 번스타인의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김성일 옮김, 에이지21, 2019)입니다. 이 책은 자산배분 전략의 교과서로 평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 주식 투자는 종목 찍기부터 시작하지만, 투자 종자돈이 생기면 먼저 100% 주식에 투자할 것인지, 30%만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진 다른 자산에 투자할지 등 자신의 투자 규모에 맞는 자산 배분 비율을 정하고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첫걸음입니다.

윌리엄 번스타인의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 The Intellignet Asset Allocator>는 2000년에 초판 발행되었고, 2017년 개정 출간된 것을 김성일이 2019년 10월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한 책입니다. 저자의 경력이 독특한데요. 그는 신경과 전문의 출신으로 <부의 탄생>, <투자의 네 기둥> 등을 저술하며 투자 이론가로서 명성을 쌓았습니다.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 책표지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 책표지

오래전 이 책을 번역한 김성일의 <마법의 돈 굴리기>(2021)↗를 읽으면서 생긴 자산 배분 전략의 호기심이 생기면서 이 책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윌리엄 번스타인이 주장하는 요지는 의외로 간단한데요.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누구도 시장 타이밍(market timing)을 알 수 없고,  종목 고르기(stock picking)는 장기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성공 투자의 핵심은 다양한 자산군의 일관된 자산배분 전략에 있다.

저자는 동전 던지기 비유로 자산 배분 전략의 중요성을 쉽게 설명합니다. 매년 말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그 해에 30%의 수익률을 받고 뒷면이 나오면 마이너스 10%의 수익금을 받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게임을 지속하면 연환산 수익률 8.17%가 매년 나오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이 수익률은 미국 보통주의 지난 73년간(1926~1998년) 수익률 11.22%의 위험성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럼 매년 연말에 투자 계좌를 두 개로 나눈 다음, 계좌마다 동전 던지기를 하면 투자 수익률은 어떻게 될까요?

동전 두 번 던지기의 연환산 수익률은 9.08%로 한 번 던지기보다 1% p 높아지고, 표준편차는 14.14%로 한번 던지기 할 때의 20%보다 훨씬 낮아지게 됩니다. 여기에 자산배분 전략의 핵심이 있습니다. 결과에 상관 관계가 없는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나누면 위험은 감소하고 수익은 증가한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상관 관계가 없는 자산을 일반 투자자가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자산은 경기불황이나 경기 호황에 따라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시장 리스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저자는 상관관계가 없는 자산을 찾기 위해 미국 대형주, 미국 소형주, 해외 주식, 신흥시장 주식, 장기 국채, 단기 국채 등 여러가지 자산을 다양하게 조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시뮬레이션한 결과들을 보여줍니다. 이 결과들을 보고 한국 시장에 응용할 생각을 하면 머리가 지끈거리는데요.

다행스럽게도 이 책을 번역한 김성일은 백테스팅을 통해 번스타인이 19년 전에 추천한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추적해 놓았습니다. 마돈나 포트폴리오(중립형)의 경우 연환산 수익률은 6.2%로 단기 국채의 2.6배, 연변동성은 6.3%로 매우 낮은 수준이 나타났습니다.

김성일은 2019년 한국의 개인투자자를 위한 추천 포트폴리오도 제시해 놓았습니다. 역자는 윌리엄 번스타인이 분석한 19년 전 미국과 현재 한국의 투자 환경이 많이 다르고 그로 인한 차이점에서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드의 방법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번역자 김성일은 미국 대형주, 소형주, 선진국, 신흥국, 골드, 리츠, 미국 국채, 한국 국채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제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을 참고해 보세요.

아마도 자산배분  전략은 주식투자를 단기가 아닌 매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행할 준비가 되어있고, 인내심을 다룰 줄 아는 투자자라야 실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매년 적정한 기대 수익률을 꾸준히 올리면서도 위험은 최대한 낮게 가져간다는 철학이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이성적으로 그리고 확률적으로 생각했을 때 자산배분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합리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마음의 평정을 잃고 불행하게도 시장 타이밍을 맞추려 하고 대박 종목을 찾으려는 행렬에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유혹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윌리엄 번스타인은 이 책에서 “투자는 평생 공부해야 할 주제다. 나의 가장 큰 희망은 이 책이 투자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할 수 있는 열정을 당신에게 심어주는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투자에 대한 방향성을 정립해 나갈 수 있다면 매우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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