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 피에르 불 원작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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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2011)은 서사가 깊다. <혹성 탈출> 시리즈를 보며 유년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서, 어린 시절 빠져들었던 SF를 추억하게 된다.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의 소설 <혹성탈출>은 1968년 <혹성탈출> 1편을 시작으로 영화화되어 그간 영화와 TV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화제를 모았다. 다가올 미래에 인간이 침팬지의 지배를 받는다는 설정은 좋은 영화소재였다.

2011년도에 개봉한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은 혹성탈출 시리즈의 성공적인 프리퀄이다. 인간이 어떻게 유인원의 지배를 받게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에 답하는 영화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매력적인 서사로 풀어냈다.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 줄거리
윌은 치매 치료약을 개발하기 위해 유인원을 통해 임상실험을 하다, 효능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윌은 성급한 마음에 임상실험을 끝내지 않은 그 약을 치매에 걸린 아버지에게 주사한다.

그 약은 기억력 복원에 놀라운 효능을 나타냈고, 임상실험에 동원된 유인원은 새끼 시저(앤디 서키스)를 보호하기 위해 폭력성을 보이다 사살된다. 윌의 집으로 피신해 온 어린 시저는 자라면서 인간을 능가하는 지각능력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윌이 개발한 그 신약은 유인원에게는 놀라운 지능 향상을 불러오지만, 인간에게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윌은 치매가 재발한 아버지를 치료하기 위해 더욱 강도 높은 약을 처방한다. 윌의 치료약이 자연의 순리를 벗어나는 순간이다.

시저 또한 어느 순간 폭력성을 보이는데, 시저의 폭력성은 이웃집 남자와 시비가 붙은 윌의 아버지를 보호하기 위해 발동되었다. 시저의 어미가 그랬듯이, 이들의 폭력성은 자신과 관계된 사람을 보호하는 순간에만 발동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일로 시저는 유인원 보호시설로 보내지게 되고, 거기서 자신의 존재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시저의 표정과 감정을 따라가는 것은 이 영화만이 가진 묘미이다.

시저 역을 맡은 앤디 서키스는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 역을, <킹콩>(2005)에서는 킹콩 역을 맡았다. 그래서 그런지, 유인원 시저의 표정은 ‘인간’보다 더욱 깊고 질감이 풍부하게 느껴진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보다 유인원에게 더 감정이입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자신을 집으로 다시 데려가기 위해 보호소에 온 윌을 애써 돌려보내고 시저가 보호소에 남는 장면은 압권이다. 시저가 스스로 선택하고 단호하게 결정하는 장면은 짜릿한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은 SF 영화의 재미는 물론이고, 인간의 미래와 우리가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재검토해 볼 기회를 준다. 그 이야기는 우리들의 오랜 과거 이야기이자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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