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의 세계 경제 여행, 세계 경제 작동 원리가 보인다




다르시니 데이비드의 책 <1달러의 세계 경제 여행>(박선령 옮김, 센시오, 2020)은 마치 1달러가 여행하는 글로벌한 여정을 통해 세계 경제의 복잡한 작동 원리를 해설한 경제 교양서이다. 

데이비드는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경제 리포트를 맡는 방송인이자 경제 칼럼니스트로, ‘세계 경제 읽어주는 여자’로 알려져 있다.

1달러가 세계 여행하는 법

다르시니 데이비드는 1달러 하나의 흐름을 추적하면서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세계적인 경제 네트워크와 얽혀 있는지 밝힌다.

저자는 <1달러의 세계 경제 여행>에서 텍사스주 월마트 계산대를 떠난 1달러가 중국 베이징, 나이지리아, 인도 벵갈루루, 이라크 바스라, 러시아 이제프스크,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을 여행하면서 각국의 경제 상황을 분석한다.

물론, 텍사스주 월마트 계산대를 떠난 1달러가 직접 중국 인민은행으로 입금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비유적인 설명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주점에서 술을 마시면 그 돈이 주점 주인의 자녀 학비로, 미용실로 흘러들어 간다고 설명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책의 원제 ‘The almighty dollar : follow the incredible journey of a single dollar to see how the global economy’에서 알 수 있듯이, 데이비드는 달러 중심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를 해석한다.

이 관점을 감안하여 읽어야 거부감이 덜하다. 우리가 보는 달러와 달러를 사용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시각을 고려할 때 이 책이 제공하고자 하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

8개 국가의 경제 상황을 한 권의 책에 담으려다 보니 각 국가의 현실이 단순하게 요약되거나 일부 측면만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일부 내용은 피상적인 분석에 그친다.

예컨대, 2008년 금융 위기에 대한 다루는 부분도 한 챕터에 요약되어 있다. 금융위기에 대한 갑론을박을 다룬 두툼한 역작들이 얼마나 많았던가를 생각해 보면 이 책이 피상적일 수밖에 없음을 이해할 수 있다. 

부동산 문제와 유동성 수혜자들

<1달러의 세계 경제 여행>을 읽고 나면 우리가 처한 사회 경제적 문제들이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상황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외국인 집적 투자를 유치한 이래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도 집값 폭등으로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달러만이 지나치게 풀린 것이 아니다. 세계 각국도 유동성 잔치를 벌이고 있다. 그 많은 돈이 갈 데가 없어진 것이다. 지금껏 역사가 그랬듯이 유동성 잔치의 최대 수혜자가 누구인지는 너무 뻔하다.

다르시니 데이비드는 유력한 정치가, 상위 1퍼센트로 대표되는 투자자 등이 그들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인상적인 워딩으로 서문을 시작했다. ‘우리는 조부모 세대보다 훨씬 더 많은 옷을 살 수 있지만, 그 옷을 보관할 집을 소유할 가능성은 왜 더 낮은가?’ 우리의 인식과 너무 닮아 있는 말이지 않은가?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가 거칠게 요약하듯 그것은 부의 집중과 인플레이션, 이외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어 보인다.

‘당신이 매일 사들이는 예쁘고 쓸모없는 물건들’에서 월마트를 스케치한 저자의 문장은 인상적이다. 그들은 매일 최저가를 외치고 원 플러스 원을 외친다. 그리고 우리는 기꺼이 쓸모없는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이 책은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세계인들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월마트는 미국 전역에 3,504개가 있다. 집집마다 차로 15분 거리에 하나씩 있는 셈이다. 매주 1억 명의 미국인들이 제일 많이 장바구니에 담는 것은 바나나다. 월마트 고객의 평균 가계소득은 미국 일반보다 약간 낮다. 평균적으로 매장 방문객 중 여성이 남성보다 3배가량 많다.”

최근 넘치는 달러와 유동성, 생산과 교역, 부동산 등 세계 경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1달러의 세계 경제 여행>이 피상적이나마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유동성이란 무엇이며, 세계 각국이 어떻게 유동성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 등에 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다.

1달러가 세계 여행을 하는 것처럼, 세계 경제의 복잡성과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첫걸음을 이 책을 통해 내디딜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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