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주남저수지 옛날옛터에서 해물파전과 들깨 칼국수

2025. 02. 23. 일, 오후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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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가 동창원 자동차 운전전문학원에서 운전 면허 도로주행 시험을 친다고 했다. 시험을 치는 동안 우리 부부는 학원에서 1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주남저수지를 구경하기로 했다.

창원 주남저수지 인근 볼거리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고병원성(H5N1)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돼 철새 도래지인 주남저수지 탐방로가 전면 폐쇄되어 있었다. 황량한 들판에 철새 몇 무리가 떼지어 날고 있을 뿐이었다.

인근에 다호리 고분군이 있었지만 그냥 창원 단감 테마공원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주남 저수지가 폐쇄되어 그런지 방문객이 별로 없었고, 날씨마저 영하에 칼바람이 불었다.

한 시간이면 운전 면허 시험이 끝날 줄 알았는데, 대기하는 데만 1시간 30분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테마 공원을 천천히 둘러 보기로 했지만 볼 것이 별로 없어 이내 포기했다.

입구에 있는 커다란 홍보관을 둘러본 후, 몇 채의 초가집과 새장, 그리고 잘 다듬어진 정원을 거니는 것이 전부였다. 볕이 드는 초가집 대청마루에 냥이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한 동안 몸을 녹였다.

드디어 도로 주행을 시작한다는 카톡을 받고 학원으로 천천히 갔다. 마침 딸이 도로 주행 시험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나 합격했다!”

딸이 뛰어오며 말했다. 어제 밤에 잠깐 동네 한적한 곳에서 운전 연습을 했을 때는 합격할 것 같지가 않았는데 운이 좋았나 보다.

몸이 얼어서 그런지 칼칼한 칼국수가 당겼다. 주위 맛집을 검색해 보니 주남저수지 인근 맛집으로 <옛날옛터>가 순위에 올랐다.

우리는 해물 파전을 시켜서 먼저 먹고, 나중에 나오는 해물 칼국수와 들깨 칼국수를 셋이 나눠 먹었더니 적당한 양이었다.

해물파전이 매우 바삭했는데, 아내가 보통 부침 가루로 부치는데 튀김 가루로 부쳐도 맛이 괜찮구나 했다.

해물 칼국수에 해물이 좀 아쉬웠지만 들깨 칼국수는 들깨를 많이 넣어 들깨 죽 같이 걸쭉해서 괜찮았다.

옛날옛터는 식당의 명칭에서 보듯 건물이 초가집 컨셉이고 산자락에 위치해 있어 전망이 좋았다. 첫 번째 사진, 왼쪽 사진이 옛날옛터 주차장에서 마을을 바라보며 촬영한 사진이다.

식당 내부는 4인이 먹을 수 있게 작은 방으로 구획되어 있었고, 창을 통해 동네가 훤히 내려다 보였다.

전기장판으로 난방을 하고 있었지만 단감 테마공원에서 몸이 얼어서인지 식당 홀의 냉기가 그대로 전해져 추웠다. 덕분에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있다.

그래도 딸은 운전이 하고 싶어 열이 나는 모양이었다. 학원에 운전 면허증을 받으러 왔을 때 주남 저수지 탐방로가 폐쇄되어 차가 뜸하니 거기서 운전 연습을 하고 가자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 딸이 벌써 운전 면허증을 따다니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이 걸음마를 하고, 아장아장 걷는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