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는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별밭이라니, 딸의 졸업식을 마치고 아이엠 어 버거 신세계 하남점에 수제 버거를 먹으러 갔다. 딸을 제외한 우리 가족 모두 수제 버거는 처음이었다.
하루 종일 비가 오는 가운데 딸의 3년간의 기숙 생활을 정리하고 나니 오후 2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오늘의 주인공인 딸에게 뭐가 제일 먹고 싶었냐고 했더니 망설임 없이 아이엠어버거에 가고 싶다고 했다.
딸은 주말이면 친구들과 스타필드 하남에서 맛집들을 제법 찾아다녔다고 했다. 가족 중에서 그래도 가장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찾아다니는 딸이다.
신세계 백화점 지하 1층에 자리한 아이엠어버거 하남점은 인테리어가 현대적이고 세련됐다. 딸이 메뉴를 고르고 있을 때, 우리는 섬세한 딸의 감각을 믿고 순서를 얌전히 기다렸다.

아빠에게는 기본 메뉴인 아이엠 어 버거를, 엄마에겐 어니언 쉬림프 버거를, 오빠에겐 헤이 가이즈 버거를 골라 주었고, 자신은 골든 파인애플 버거를 픽했다.
딸의 졸업을 맞아 잠을 설쳤고 술도 적당히 먹은 터라 해장국이 당겼으나, 버거도 먹어보니 나름 속풀이가가 되었다. 보기와는 달리 다 먹고 나니 배도 엄청 불렀다.
딸은 위층에도 수제 버거집이 있는데, 거긴 플라스틱 나이프와 포크를 줘서 더 이상 안 간다고 했다. 잘 썰리지도 않고 1회용이라 환경에도 반한다고 생각했다고. 언제나 주관이 뚜렷한 딸.
버거를 먹으며 친구들 이야기를 많이 했다. 누구와 누구는 일본 대학에 합격했고, 또 많은 애들은 모모 대학으로 갔으며, 한 애는 아무래도 물리학과를 가기 위해 재수를 할 것 같다고 했다.
딸은 입시 발표를 아직 기다리고 있다. 수능 성적으로만 당락을 가르는 정시를 20여 일 후에야 합격자를 발표하는 학교의 처사가 못마땅했지만 도리가 없었다. 딸의 초조함에 비하면.
딸은 앨범 사진을 찍지 않았다고 했다. 자기 반에서 앨범을 만들지 않은 유일한 1인이라고 했다. 친구들이 “연락을 끊지 마라”고 당부했다 한다.
우리 가족 모두 사교적이지 않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딸이 그나마 사교적이라 생각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걱정이 앞섰다. 교우 관계는 괜찮은 거 같았는데…
자리를 뜨며 콜라를 한 잔 더 마셨다. 리필이 됐다. 콜라를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마셔본 것도 처음이다. 버거도 맛있었다. 일반 햄버거보다 부드럽고 쫄깃쫄깃했다.
스타필드 하남을 빠져나오며 딸은 디저트로 마카롱을 먹고 싶다고 했다. ‘커피 선인장’에 들러 마카롱 4개와 초콜릿을 사 왔다.
“커피 선인장도 자주 가던 곳이에요”
하남은 딸이 학창 시절을 보내고 추억을 쌓은 도시가 되었다. 덕분에 우리 부부도 스타필드 하남에서 몇 번 점심을 먹었다. 차를 타고 학교를 빠르게 지나쳐 올 때 딸은 학교 건물을 쳐다보며 말했다.
“내 년에 여기 와 볼 수 있을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