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그 기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뜻하는데요. 시가총액은 그 기업이 발행한 주식수의 합이므로 주가(Price)를 주당순이익(EPS, Earning Per Share)으로 나눈 값이 PER이 됩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의 2023년 3분기 현재 주당순이익은 4,704원인데요. 삼성전자의 현재가가 8만원이라면, 삼성전자의 PER은80,000원/ 4,704원=17.06배가 됩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주당 4,704원의 순수익을 계속 올렸을 때,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데 17년이 걸린다는 뜻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PER은 어떤 종목에 대한 인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로도 사용됩니다. 어떤 종목이 시장에서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 PER이 말도 안 되게 무려 100배가 넘는 경우도 목격할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그 종목이 사양 산업이거나 인기가 시들해지면 PER이 한없이 떨어져 심지어 마이너스가 되기도 합니다. 마이너스 종목은 이론적으로는 투자하자마자 이미 원금을 회수해버렸다는 뜻이 되니까 PER 지표의 한계와 역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니 PER은 종목 분석에서 기본 중에 기본에 속하는 지표이지만, 홀대 받는 대표적인 지표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인기 따라 출렁이니 투자자들이 대충 무시할 법도 합니다.
그러나 PER는 개별 종목뿐만 아니라 산업군, 코스피 전체의 PER를 구해 시장 전체의 고평가 여부를 측정할 때 더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종목이 속한 산업군이 현재 시장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이 종목이 동종업계 내에서 인기가 있는지 없는지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각 개별 종목에 대한 PER을 확인해 보시려면 각 포털의 증권 탭에서 해당 종목을 검색해보시면 간단하게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해당 종목의 현재 PER과, 추정 PER, 동일업종 PER도 일목요연하게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사이트에 의하면 2021년 11월 29일 현재 코스피의 PER는 14.29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코스피는 최근 10년간 최저 PER9.58에서 최고 PER32.60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금의 PER14.29는 거의 중간값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무제표를 보고 PER를 구하는 공식과 실제적인 의미, 실전에서 디테일한 지표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아래 내용을 참고하세요.
PER 상세 산출식
PER = 시가총액/당기순이익 = 주가/주당순이익(EPS)
여기서 시가총액은 주가를 발행주식 수로 곱한 금액이 되고, 당기순이익과 주당순이익(EPS)은 아래의 산식으로 구해집니다.
- 영업이익 = 매출액 – (매출원가 + 판매관리비와 관리비)
- 세전이익 = (영업이익 + 영업외수익 + 지분법 이익) – (영업외비용 + 지분법손실)
- 당기순이익 = 세전이익 – 법인세 비용
- 주당순이익(EPS) = 당기순이익/발행주식수
즉, 기업의 세후순이익을 총발행주식수(우선주는 제외)로 나눈 값이 EPS이고, 주가수익비율인 PER는 해당 주가를 EPS로 나눈 값이 됩니다.
예컨대, 주가가 10만 원은 하는 A기업이 장사를 잘해 주당 1만 원의 순이익을 남겼다면, PER는 10만 원/1만 원 = 10이 됩니다. 2만 원을 남겼다면 PER5가 되고, 5천 원을 남겼다면 PER 20이 됩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주당순이익을 많이 남긴, 즉, PER이 낮은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지극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런 직관적인 이유로 대부분의 투자 서적에서는 주당순이익이 시장 평균보다 최소 2배 증가한 기업 중에서 투자 종목을 골라야 한다거나 당기순이익률이 매년 증가하는 기업에 투자하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저 PER주가 투자가 답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PER 지표의 함의
만약 어떤 투자자가 PER 10인 어떤 종목을 매수한다면, 그 회사가 벌어들이는 순이익의 10배의 값을 지불하고 그 회사를 매수하는 거와 같은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그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원금을 10년 걸려서 회수해도 좋다고 생각한 거라고볼 수도 있습니다(복리수익률로 계산하면 7.2년)
PER 10은 주가가 10만 원 하는 회사가 1만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는 이야기로 수익률이 10%라는 걸 뜻하기 때문입니다. 즉 PER의 역수는 주식의 기대수익률을 의미함을 알 수 있습니다.
주식의 기대수익률 = 1/PER
PER5는 20%의 수익률을, PER 20은 5%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주식을 매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논리적으로 PER를 이해하면 저 PER주가 답인데, 시장 일각에서는 성장하는 기업의 주식을 PER이 높을 때 사서 낮을 때 팔아야 한다고 역발상 주장을 펼치는 전문가들도 존재합니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추세추종 전략가들이 이런 주장을 펼칩니다. 우리 시장에서도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PER100도 거뜬히 뛰어넘는 종목들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PER의 한계
PER은 개별 종목마다 천차만별이고 산업군별로도 PER 지표 수준이 다 다릅니다. 저PER주가 기대수익률이 높긴 한데, 저PER주들을 보면 시장에서 소외된 주식들이 대부분입니다.
반면 고PER주들은 뉴스에도 심심찮게 오르내리며 시장의 기대를 듬뿍받는 꿈나무들로 보입니다. 지금은 주당순수익을 1천 원밖에 내지 못해 PER100이 넘어가도, 언젠가 대박이 터져 주당순수익을 10만 원만 내기도 해도 순식간에 PER1이 되는, 저평가주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먹고사는 종목들입니다.
다른 모든 투자 지표들과 마찬가지로 PER 역시 과거 당기순이익으로 산출되는 한계가 있고, 그 누구도 미래 수익을 예측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울러 고평가와 저평가 기준을 PER10으로 할 것인지, PER12로 할 것인지 등 합리적인 기준도 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실전 투자에서 PER지표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실전투자에서 PER 지표 활용법
PER은 성장주에는 어느 정도 가중치를 쳐주고 전통적인 산업군의 주식들에는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이 비교적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장하는 기업은 아직 본격적으로 이익이 나지 않아 주당순이익이 미미하여 고PER주가 될 수밖에 없고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범주에 속한 산업에 속한 주식들은 비교적 수익도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받는 기대도 당연히 할인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앞에서 말한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이 높은 기업에 기업에 투자하면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요? 상식과 직관과는 반하게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이 극단적으로 높은 기업의 주식 수익률은 형편없고, 아이러니하게도 흑자 기업 중 영업이익률이나 당기 순이익률이 낮은 기업들 중에서 투자할 주식을 찾는 것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1도 있습니다.
끝으로 주식의 적정주가는 ‘EPS×PER’이라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PER 지표도 개별종목이 아닌, 같은 산업군내의 종목들과 비교했을 때에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투자 또한 언제나 상대적일 뿐이니까요.
코스피 산업별 PER 분포도를 보면, 의약품이 PER93.73으로 가장 높고 섬유의복과 철강금속, 금융업과 보험이 대체로 낮은 수준이고 증권업이 PER4.58로 가장 낮습니다.
이는 지금 현재 우리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산업지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는 저 위에 마치 별처럼 반짝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PER 지표의 의미와 한계, 그리고 실전 투자에서 활용법을 살펴보았는데, 사실 PER 지표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다고 해도 단기 투자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PER 지표가 무시당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도 스스로를 저PER Shooter로 일컫는 존 네프(John Neff)는 1964년부터 공식적으로 은퇴한 1995년까지 5,6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2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도 성투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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