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결과 해석(2편)

수정 2026. 03. 30. 월 02:32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는 2017년 발표된 작품으로 1권 현현하는 이데아, 2권 전이하는 메타포로 이루어진 장편 소설이다. 이 글은 아래의 글에서 이어진 글이다.

기사단장 죽이기 줄거리

1권: 현현하는 이데아

초상화를 그려준 답례로 멘시키가 그를 대저택에 초대를 했다. 멘시키는 과거사를 그에게 들려준다. 애인이 스물아홉 번째 생일이 지나고 일주일 후에 관계만 가지고 급히 돌아갔고, 두 달 후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결혼식 일곱 달 후 딸아이를 낳았다는 것이다. 십삼 년 전의 일이고, 그 아이의 엄마는 칠 년 전 , 말벌에 쏘여 세상을 떠났다고도 했다.

멘시키는 저녁을 먹고 테라스에서 망원경을 보며 건너 편 산의 경사면에 위치한 2층 집에 열세 살 난 소녀 마리에가 살고 있는데, 그 애가 자신의 딸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멘시키는 그 아이의 초상화도 그려 달라고 그에게 부탁한다.

마리에가 초상화 모델이 서기 위해 고모 아키가와 함께 그의 집에 오기 시작했다. 그 무렵 작업실에 두었던 방울이 사라지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그는 <잡목림 속의 구덩>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또 이상한 일이 일어났는데, 아마다 도모히코가 한밤중에 작업실에서 자신의 그림, <기사단장 죽이기>를 집중해서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치매병원에 입원해 있는 도모히코가 어떻게 왔을까.

이상한 일은 연이어 일어났다. 그와 이혼한 아내가 임신을 한 상태인데, 사귀던 남자와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 혼자 키우겠다고 고집을 피우고 있다고 친구 아마다 마사히코가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그는 해안 마을 각지를 정처 없이 방황하던 4월 19일 새벽녘 꿈 속에서 아내와 관계를 가졌다는 걸 상기한다.

2권: 전이하는 메타포

금요일 날에는 마리에가 실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실종 사건은 마리에의 고모 쇼코와 친해진 멘시키에 맡겨두고 그는 기사단장의 조언에 따라 아마다 도모히코의 병문안 길에 오른다. 면회 가는 길에는 레스토랑 주차장에서 스바루 차량을 목격하지만 그 남자를 보지는 못했다.

아마다 도모히코의 병실에 들어섰을 때 기사단장의 술수로 아마도 마사히코는 전화를 받으러 나가고 그 혼자 도모히코를 대면하게 된다. 그가 기사단장 그림에 대해서 물었지만 도모히코는 묵묵부답이었다.

그때 기사단장이 나타나서 “내가 마리에를 만나고 왔다. 나를 죽이면 제군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지금 보내줄 수 있다. 그 행동이 결과적으로 너를 마리에게 이끌어 준다. 그림의 긴 얼굴을 끌어낼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림처럼 칼로 자신을 찌르라고 말한다.

기사단장 죽이기 2권 표지
기사단장 죽이기 2권 표지

워낙 강하게 말하는 터라 그는 에라 모르겠다 칼끝을 기사단장의 심장에 깊이 찔러 넣었다. 기사단장의 흰 옷이 새빨갛게 물들었고 칼을 뽑아냈을 때 피가 거세게 뿜어져 나왔다.

방 한 구석에 뚫린 구멍에서 긴 얼굴이 고개를 내민 채 방 안의 모습을 은밀히 살피고 있는 걸 보고 그가 잽싸게 낚아 챘다. 긴 얼굴을 족치자 자신은 기록이 의무인 그냥 보잘것 없는 하급 메타포에 불과하다고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긴얼굴을 방 한 구석에 난 구멍으로 밀어 넣고 따라 들어간다.

메타포의 통로가 나타나고 어두운 지하 세계가 시작되었다. 그는 언덕을 넘고, 물살이 빠른 강을 만나고, 키가 큰, 얼굴 없는 남자를 선착장에서 만났다. 그에게 얼굴 없는 남자에게 멘시키가 구덩이에서 발견했던 플라스틱 팽귄 장식품을 배삯으로 주고 배를 타고 강 건너편으로 건너간다.

메타포의 세계에서는 행동하면 그에 맞게 연관성이 생겨난다. 엄청난 규모의 숲을 통과하자 탁 인 광장 한 복판에 동굴이 있다. 그의 어린 시절, 여동생 고미치와 함께 찾았던 동굴이었다.

그림 <기사단장 죽이기>에 나왔던 작은 돈나 안나의 안내를 받아 그가 어렵게 동굴 속 좁은 횡혈로 기어 들어가자 놀랍게도 사당 뒤편 잡목림 속의 그 구덩이로 떨어졌다.

다행히 구덩이 바닥에 사라졌던 방울이 있었다. 폐소공포증이 있었던 주인공은 필사의 심정으로 방울을 울리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자 멘시키가 와서 꺼내 주었다. 멘시키는 마리에도 그날 오후에 교복도 여기저기 찢어지고 흙투성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시간은 면회가 간 날로부터 사흘이 지나 있었다.

기사단장 죽이기 결말

주인공이 돌아오고 난 이후 연상의 유부녀는 그에게 전화로 그만 만나자고 이별 통보를 한다. 그는 마리에의 초상화를 완성하면 안된다고 왠지 느낀다. 그래서 마리에와 함께 <기사단장 죽이기>와 <흰색 스바루 포레스터의 남자> 초상화를 포장하여 다락방에 감추어 둔다.

한편, 실종된 마리에는 사흘 동안 멘시키의 집에 몰래 숨어 들어갔다가 갇혀 있었다고 했다. 멘시키의 집 네번 째 방은 멘시키가 옛날에 사겼던 여자의 의복을 보관한 방이었는데, 기사단장이 나타나 옷이 제군(마리에)을 숨겨줄 테니까 숨어 있어라고 했다는 것.

그리고 청소업체 차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올 때를 틈타 탈출 했다는 것이다. 설정이 좀 산으로 가는 느낌이 들긴 한데 뭐 그랬다는 것이다.

그리고 멘시키와 쇼코는 결혼할 사이로 발전하고, 주인공은 그림 강사 일을 그만두고 창작에만 집중하기로 한다. 마리에의 초상화는 마리에게 주고 <잡목림 속의 구덩이>는 멘시키에 증정한다.

며칠 뒤, 아마다 도모히코가 숨을 거두고 주인공은 도쿄의 에이전시에게 전화를 해서 초상화 일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은 전처 유즈를 만는데, 그녀는 태어날 아이는 법적으로 당신 아이이고, 자신이 누구 아이를 임신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4월 19일 꿈 속에서 아내와 관계를 맺은 꿈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한다.

“나는 물론 내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은 나와 상관없는 데서 멋대로 결정되고 진행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싶어.

다시 말해 나는 언뜻 자유의지를 지니고 살아가는 것 같지만, 정말로 중요한 일은 무엇 하나 직접 선택하지 못하는지도 몰라. 임신해버린 것도 그런 현상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2권 581쪽)

주인공은 전처와 다시 합쳐 저녁 다섯 시가 되면 보육원으로 아이를 데리러 간다. 아내는 건축사무소 복귀했고, 오다와 집은 화재로 전소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주인공은 훌륭한 그림이지만 무언가를 불러내는 힘을 지닌 그림은 소실되어야 했던 작품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가는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끝낸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이데아로서의 나, 혹은 메타포로서의 나다. 무로는, 내 어린 딸은 그들이 내게 준 선물이다. “기사단장은 정말로 있었어. 너는 그걸 믿는게 좋아.” 나는 옆에서 곤히 잠든 무로를 향해 말했다.

기사단장 죽이기 해석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그냥 재미로 읽어야 한다. 치매병원 바닥에 난 구멍으로 들어갔더니 사흘 뒤 오다와 산 속 잡목림 구덩이로 나왔다는 설정에 대해 뭐라 말 할 수 있을까?

<해변의 카프카>에서는 꿈을 통해 아버지를 살해하고, 이 소설에서는 꿈을 통해 아내를 임신시켰을지도 모르겠다고 하는데, 그 어떤 평가를 할 수 있을까?

유명 화가가 그린 그림 속의 인물이 그 크기 그대로 현실에 출몰하여 활개치며 다니며 이데아라고 하는데, 그 어떤 해석을 할 수 있을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개연성 없는 B급 판타지 혹은 지나친 외설 사이를 배회하는 세계이다. 그럼에도 재미를 찾으려면 <해변의 카프카>에서는 카넬 샌더스 대령을 중립적인 객체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이데아라고 하네? 와 같이 작가가 레퍼토리를 재활용하는 방법들을 살펴보는 것을 추천할 수 있다.

잘 찾아보면 그의 소설에는 재활용된 소재들이 엄청 많다.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결론적으로 그의 소설을 해석하는 것만큼 난센스도 없다. 거듭 말하지만 그냥 킬링 타임용으로 재미로 읽으시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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