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인적분할 차이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풍산의 경우

수정 2026. 04. 24. 금 16:39입력 2026. 04. 22. 수 16:17

올 해 4월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포와 탄을 아우르는 사업을 하겠다며 풍산그룹의 방위산업 부문 인수에 뛰어들었다가 무사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등 각종 포를 만들어 풍산에서 구입한 탄환과 함께 포탄을 수출하는 회사이다.

반면, 풍산은 구리사업과 방산사업을 69.2%:30.8%(2025년 별도 기준) 비율로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풍산의 이해관계

한화는 포를 만드는 회사라 탄을 만드는 회사에 군침이 돌았을 것이다. 풍산(2026년 4월 21일 현재 PER 19.02배)은 풍산 대로 방산 사업부를 따로 떼어내어서 팔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PER 48.68배)만큼 PER를 적용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여담으로 풍산그룹 류진1 회장의 장남 로이스 류(한국명 류성곤)는 2014년 한국 국적과 병역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자가 되었다.

방산업체가 외국인 및 복수국적자를 임원으로 선임하려면 방위사업청장에게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법 규정이 2026년 3월 신설되었고 9월 11일 시행된다. 풍산에서 방산 사업을 떼어내지 않으면 풍산그룹은 3세 경영이 어렵다.

공교롭게도 방산 업체에 대해 외국인의 경영 참여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규정은 2024년 12월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해외사업 총괄 대표이사 사장에 마이클 쿨터(Michael Coulter)를 선임하면서 논란이 불거져 신설되었다. 

풍산의 방산사업부 매각 시도는 예전에도 있었다. 풍산은 각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한다며 2022년 9월 방산 부문을 떼내어 풍산디펜스로 분사하겠다는 물적 분할을 발표했다.

그때 풍산은 풍산디펜스를 상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주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 분할 이후 LG화학의 비참한 말로를 목격한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대했다.

LG화학에서 배터리사업부 물적분할안이 2020년 10월 주총을 통과했고, 2022년 1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했다. 주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패닉셀이 일어났다.

그 후 LG화학 주가는 2021년 1월 14일 장중 기록한 최고가 1,050,000원에서 폭락하기 시작해 2023~2024년 30~40만 원대, 2025년 181,500원까지 고꾸라졌다.

카카오도 2020년 카카오게임즈, 2021년 카카오뱅크 및 카카오페이 등으로 연쇄 분할 후 상장하면서 같은 길을 걸었다. 우리 나라 기업들은 다른 건 몰라도 분할 하나는 끝내준다.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는 국내 기업들과는 다르게 해외 기업들은 심플하다. IT와 바이오 산업에 걸친 여러 자회사들을 거느린 구글의 상장 회사는 알파벳 주식회사 하나다.

기업 분할 방식에는 인적분할과 물적 분할이 있다. 기업 분할이 번번이 무산된 풍산이 이번에는 주주 친화적인 인적분할을 한다고 했다23. 그런데도 이번 매각 협상도 무산됐다. 무산 배경에는 여러가지 썰이 나돈다.

인적 분할과 물적 분할 차이점 비교

인적 분할, 분할 분할이라는 용어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데가 있다. 기업을 소유한 주주를 나누면 인적 분할이라고 하고, 주주는 변동 없이 사업부만 분할하면 물적 분할이라고 보면 된다.

  • 인적분할 (Human Division): 기존 회사(A) 주주가 떼어낸 사업부(B)의 주식을 주주 비율대로 직접 소유한다.
  • 물적분할 (Physical Division): 기존 회사(A) 주주가 떼어낸 사업부(B)의 지분을 100% 소유하나, 신설 법인 주식을 직접 갖지는 않는다.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차이점 비교
이미지: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매각 협상 무산 배경

한화 측 제안가가 풍산 측 매각 기대가 1조5000억원에 못 미쳤다는 설, 주주에게 재무적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을 받는 2조4000억원 규모의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계획에 금융감독원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제동을 걸었다는 썰이 있다.

이외에도 포와 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독식하면 공급망 리스크가 발생한다는 경쟁사들의 견제 설, 풍산 노동조합의 반대가 걸림돌이 되었다는 썰, 등등이다.

근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물적 분할만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인적 분할은 주주친화적인가 하는 점이다.

언론은 대체로 그렇다고 보도한다. 인적분할 시 대주주가 추가 비용 없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에 신설회사 신주를 배정하는 꼼수를 부리는 자사주 마법도 2024년 말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사실상 금지되었다고 말이다.

주주이익 관점에서 기업분할

하지만, 주가는 기세고 심리다. 설렁탕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이 돈을 많이 벌어서 어느 날 인적 분할을 해서 분점을 낸다고 해보자. 앞으로 설렁탕은 분점에서만 판매하고 본점은 돼지 국밥을 팔겠다고 한다.

식당 사장은 투자자들에게 본점과 분점에서 나는 수익을 지분 비율대로 나눠 가지는 인적분할이니까 손해 볼 것은 없다고 말한다. 눈치 빠른 투자자라면 얼른 본점 주식을 팔고 분점 주식을 사려 하지 않을까? 최소한 이때 발생하는 거래 비용은 투자자에게 손해가 아닐까?

이 경우는 오히려 인적 분할을 할 것이 아니라 물적 분할을 해서 분점을 100% 소유하는 게 더 투자자에게 유리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구글은 물적 분할을 하면서 구글은 상장 폐지하고 알파벳을 지주회사로 만들었던 게 아닐까.

마침 한화그룹도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인적분할이 한창이다. 자사주의 마법은 사라지겠지만, 수많은 계열사가 어지럽게 쪼개지고 합쳐지는 과정에는 자사주의 마법 말고도 중복 상장 이슈 등 개미들이 상상할 수조차 없는 수많은 야로가 도사리고 있을 수도 있다.

주주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분할은 과연 무엇이었는지는 이내 밝혀질 것이다.

  1. 류성룡의 13대손으로 풍산그룹 창업자 류찬우 회장의 아들. 서울대와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 대학원을 석사 수료한 미국통이다.

    1999년 부친 류찬우 회장이 사망하자 경영권을 이어받았고, 2004년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있다. 2023년 한국경제인협회 40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5공화국 실세로 활동했던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차녀인 노혜경 씨가 아내이다. 2014년 국적을 바꿔 미국 국적자가 되었다. 장남 로이스 류는 그룹 승계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2. 풍산 입장에서는 올해가 방산사업이 가장 높은 PER을 받을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
  3. 2026년 3월 18일, 정부는 한국거래소 상장심사 과정에서 모자회사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만 허용하겠다는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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