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동안의 고독 줄거리와 해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사실적 리얼리즘 환상 특급

수정 2026. 04. 11. 토 22:17입력 2023. 06. 02. 금 01:13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안정효 옮김, 1977)은 남미 문학이 쌓아올린 마술적 리얼리즘 최고 걸작으로 평가 받는 작품이다.

이 이야기의 방대한 스케일을 보면 그야말로 환상 특급이다.

이 소설에는 진귀한 마술 도구가 쏟아지고 산 자와 죽은 자의 끝없는 조우가 이어지며 덧없는 꿈과 욕망에 제 운명을 가누지 못하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현실과 상상을 교묘하게 오간다. 그 강렬함은 아우렐리아노가 멜키아데스의 예언서를 읽고 있을 때 정점을 찍는다.

백 년 동안의 고독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 장자의 나비꿈을 꾼 듯 몸은 몽롱해지고,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금의 세상이 아주 멀리 보이기도 하고 너무 가까이 보이기도 하는 전율이 몰려온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프로필

1927년 콜롬비아 출생. 콜롬비아 국립대학교에 진학했으나 정치적 혼란기에 학교를 중퇴하고 자유파 신문 《엘 에스펙타도르》에 기자로 입사했다. 1954년 로마 특파원 당시 정치적 부패를 비판하는 칼럼을 쓰고, 1955년에는 공산당에 입당했다. 
피델 카스트로와 친하여 정치적 조언과 문학적 조언들은 서로 나눴다.

주요 작품으로는 <썩은 잎>(첫 소설),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 <불행한 시간>, <라틴 아메리카의 고독>, <콜렐라 시대의 사랑>, <족장의 가을> 등이 있고, <백 년의 고독>(1967)으로 로물로 가예고스 국제 문학상을 수상했다. 198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고, 2014년 사망했다.

책표지

백년 동안의 고독 줄거리

해적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16세기에 리오하차로 쳐들어왔을 때, 한 아라공 상인 부부는 바다에서 먼 곳으로 이주를 하여 한적한 마을에는 정착했다. 그 마을에는 오래전부터 그곳에 살아온 돈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라는 담배농장 주인이 살고 있었는데, 아라공 상인은 그 사람과 동업을 하여 큰 재산을 모았다.

그러다가 꽤 오랜 세월이 지나 돈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의 4대손과 아라공 상인 4대 손녀가 결혼을 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서부터 그들 가문의 백년 동안의 고독이 시작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와 우르슬라 이구아란이었다. 그들은 사촌 간이었다. 몇 세기 동안 얽히고설킨 양쪽 집안에서 태어난 두 젊은이가 결혼하면 이구아나 도마뱀이라도 낳을까 봐 친척들이 발 벗고 나서서 말렸다. 

열아홉 살 청춘의 꿈으로 가득했던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 “말만 할 줄 알면, 돼지새끼로 태어난다 한들 무슨 상관이겠소?”라고 일축하며 결혼을 강행했고, 우르슬라는 어머니의 돼지꼬리 달린 아이가 태어난다는 예언이 두려워 감히 그와 관계를 맺지 못했다.

마을에는 남편이 불감증 환자인 탓으로 우르슬라는 결혼한 지 1년이 되었어도 아직 처녀라는 소문이 돌았고,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 격분하여 푸르덴치오 아귈라에게 결투를 신청하여 창으로 그의 목을 꿰뚫고 말았다. 백년의 고독이 시작되는 두 번째 사건이었다.

그 뒤 어느 날 밤, 우르슬라는 우물가 옆에 서 있는 푸르덴치오 아귈라를 보았고,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도 슬픈 표정을 짓고 서 있는 그를 봤다.

그리하여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 부부와 몇몇 젊은 친구들은 모험심에 불타서 아무도 기약하지 않는 새로운 땅을 찾아서 산맥을 넘어 터무니없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기서부터 백년의 고독이 현실적으로 시작됐다. 산맥을 넘던 중, 우르슬라는 다행히도 사람의 모습을 제대로 갖춘 첫아들 호세 아르카디오를 낳았다.

그들은 2년 동안이나 산맥을 헤맨 끝에 드디어 광활한 늪지대를 볼 수 있었고, 늪지대에서 몇 달을 헤매던 어느 날 밤,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 얼어붙은 유리알처럼 잔잔히 흐르는 강가에서 야영을 했고, 거울로 벽을 장식한 집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도시를 이루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 도시의 이름은 아무런 뜻도 지니지 않은 ‘마콘도’였고, 이튿날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 일행들에게 강가의 가장 서늘한 곳을 몰라서 나무를 베라고 하고, 그곳 강둑에다 마을을 세웠다. 우르슬라는 마콘도에 정착하여 두 번째 아들 아우렐리아노를 낳았다. 이 아이는 눈을 뜨고 태어났으며 예지력이 있었다.

부엔디아-집안의-가계도

늪지대 속에 가려져 있었던 마콘도는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가 마을을 처음 건설했을 때, 공룡의 알처럼 거대하고 하얗고 매끈매끈한 돌이 깔린, 맑은 물이 흐르는 강가에 세운 스무 채 가량의 블록집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다가 해마다 3월이면 집시들이 와서 마을 어귀에 천막을 세웠고, 피리를 불고 북을 치며 자석, 망원경, 확대경 등 신기한 것들을 소란을 떨며 보여주었다. 수염이 덥수룩하고 뚱뚱한 집시 멜키아데스는 마케도니아의 연금술사들이 발병한 ‘세계의 여덟 번째 불가사의’를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었다.

집시들의 진귀한 물건들은 마콘도 마을을 건설한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까지도 그 쇠붙이만 가지면 땅속에서 손쉽게 황금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 처음에는 당나귀 한 마리와 염소 한 쌍을 주고 그 쇠붙이 두 개와 바꾸었고, 다음에는 자석 두 개와 금화 세 닢을 주고 확대경을 바꾸었고, 결국에는 집 뒤에 조그만 실험실을 새로 만들었다.

그는 가족을 내팽겨치고 그 방에만 처박혀서 관측의와 나침반과 육분의(六分儀)를 들고 몇 달의 장마철을 보냈다. 별의 움직임을 지켜보느라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였고 정확히 정오를 가려내는 방법을 찾다가 일사병에 걸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12월의 어느 화요일, 드디어 그동안 그의 마음을 괴롭혀 오던 모든 짐을 털어냈다. “지구는 둥글다, 마치 오렌지처럼.” 그는 아이들에게 자기가 발견한 놀라운 사실을 이야기했다.

멜키아데스는 존경을 나타내는 뜻에서 마을의 미래에 큰 공헌을 할 연금술사의 실험실을 기증했지만, 아내 우르슬라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소리쳤다. “미치려거든 혼자만 미치구려!”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 이상할 만큼 연금술에 통찰력을 보인 둘째 아들 아울레리아노를 가르치는 데 모든 정열을 기울였다.

실험실에는 관심이 없었던 첫아들 호세 아르카디오는 무럭무럭 자라서 윗입술 위에는 보풀보풀한 수염들이 돋았고 목소리도 변했다. 

세 번째 임심을 하고 있었던 우르슬라는 어느 날 밤 잠을 자려고 옷을 벗은 호세 아르카디오를 보았고, 자신의 아들이 비정상적으로 보일 만큼 남자 구실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고 부끄러움과 미안함, 신혼 초에 느꼈던 공포가 되살아났다.

이때쯤 되어서 욕도 잘하고 사람도 잘 호리는 필라르 테르네라가 자질구레한 집안일을 도우러 들어와 있었는데, 호세 아르카디오는 밤새도록 그 여자의 겨드랑이 냄새를 잊지 못해서 몸부림쳤고, 밤마다 그녀를 찾게 되었다.

우르슬라는 1월의 어느 목요일 새벽 2시에 딸 아마란타를 낳았다.

호세 아르카디오는 필라르가 자신의 아기를 가졌다는 말을 듣고 며칠 뒤 머리에 붉은 헝겊을 뒤집어쓰고 그가 여태껏 본 여자들 가운데 가장 예쁜 집시소녀와 그 패거리를 따라 마을을 떠났고 말았다.

필라르 테르네라가 낳은 아들은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아이의 할아버지 집에 보내지고,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 아이의 이름을 아르카디오라고 불렀고, 그 아이는 불면증 질병을 피해 마콘도 마을로 도망을 온 구아히로 원주민 여자인 비쥐 따시옹이 돌보게 된다. 

아들을 찾아 나선 우르슬라는 다섯 달 동안이나 행방불명이 되었다가 늪지대의 다른 쪽에 있는 마을의 사람들을 이끌고 돌아왔다.

그 사람들이 이곳의 토질이 좋고, 늪지대의 한가운데 위치한 지리적인 조건이 유망하다는 말을 퍼뜨리고 다녔으므로, 마콘도 마을은 곧 가게와 공장과 장삿길을 갖춘 커다란 읍내가 되었다.

둘째 아들 아우렐리아노가 사춘기가 되자 흑과 벽에서 손톱으로 긁어낸 석회를 몰래 먹고사는 열한 살 소녀 레베카가 마콘도 마을에 들어와 불면증을 퍼뜨렸고, 마을 사람 모두가 불면증에 걸려 잠을 안 자고 일을 하는 통에 새벽 3시가 되면 할 일이 없어서 팔짱을 끼고 앉아 끝이 없는 지루한 얘기들을 끝없이 주고받아야 했다.

마콘도의 모든 먹을 것과 마실 것은 불면증에 오염되어 있어서, 마을 사람들은 철저하게 대책을 시행한 끝에야 다시 규칙적인 생활을 영위하게 되었으며, 잠을 자야 한다는 쓸데없는 걱정 따위는 잊게 되었다.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의 친척의 딸이었던 레베카는 이때부터 부엔디아의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져 레베카 부엔디아가 되었다.

이 다음의 이야기는 아래 글에서 계속된다.

한국의 마술적 리얼리즘을 개척한 천명관의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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